틀니 치료에 대하여 (1)

“틀니에 적응하는 것은 자전거를 배우는 것과 같다”

지역내일 2014-02-24

최근 만 75세 이상 환자의 틀니 치료가 일정 부분 국민건강보험 급여항목에 포함되면서, 틀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틀니만으로도 이물감이 없는 브릿지나 임플란트 같은 사용 효과를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개 임플란트나 고정성 보철물의 비용 부담 때문에 또는 임플란트 식립을 위한 뼈가 부족해서 차선책으로 틀니치료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무리 차선책이라고 해도 생각만큼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 환자나 보호자들은 당황하게 된다. 어떤 이유로든 틀니 치료를 받기로 결심하였다면, 틀니 치료를 받는 환자와 보호자가 알고 있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알아보자.


틀니 치료는 왜 어려운가?
어느 제약회사가 잇몸약 광고 문구로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라는 말을 사용한 적이 있다. 이  광고 문구처럼 이가 없을 때 잇몸으로 씹는 것이 쉽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가 빠지고 나면 잇몸뼈(치조골)가 일정 부분 차오르고, 그 위쪽으로는 잇몸과 유사한 연조직으로 덮이게 된다. 치조골과 그것을 덮고 있는 연조직을 통칭하여 ‘치조제’라고 하는데, 틀니는 이 치조제 위에 말의 안장과 같은 모양으로 금속 또는 레진(일종의 강화 플라스틱) 재료를 얹어서 힘을 받게 하는 원리로 제작된다.
뿌리가 튼튼한 치아로 씹을 때와 연조직 위에 얹어놓은 틀니로 씹는 경우를 비교하면 견딜 수 있는 힘이 다를 수밖에 없다. 불행히도 치조제는 저작력(음식물을 씹는 힘)을 견디도록 만들어진 조직이 아니라, 단지 치아가 빠진 자리가 치유된 조직에 불과하다. 따라서 틀니가 치조제를 덮을 경우 압력으로 인해 통증이 발생하고, 잇몸이 헐고 피가 나기도 한다. 우리 몸의 모든 조직이 쓰지 않으면 퇴화되듯이, 치조골은 치아가 빠지고 나면 존재 이유를 상실하고 점점 흡수되어 주저앉게 되는데, 여기에 틀니 사용으로 압력이 가해지면 주저앉는 속도는 더 빨라지게 된다. 그래서 치조제가 다 흡수되어 평평해진 환자는 틀니를 잡고 있을 조직이 없어서 틀니가 움직이고, 더 많이 눌리게 되어 틀니 사용이 고통스럽게 된다.
또한 치조제만을 덮는 것으로는 힘을 받기에 부족하기 때문에, 금속이나 레진재료가 입천장과 혀 밑 등을 가득 덮어야 한다. 이때 발생하는 이물감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나, 입천장과 혀 안쪽이 예민하여 구토반사가 자주 일어나는 사람들은 틀니 사용 자체가 거의 불가능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틀니 치료는 어렵다. 환자 뿐 아니라 치료하는 치과의사에게도, 틀니치료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틀니치료를 받고자 하는 환자와 보호자는 우선 이것을 인식해야 한다.


처음 틀니를 하는 것은 처음 자전거를 배우는 것과 같다


 “틀니가 왜 이렇게 거북하고 불편해?”
틀니 치료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이다. 대개 처음 틀니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하는 말이다. 앞서 언급한 바, 잇몸을 누르고 입천장이나 혀 밑을 가득 덮고 있는 틀니가, 자연치열이나 임플란트 보철물과 같이 편할 수가 없다. 틀니를 처음 사용하는 사람은 마치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와 유사한 경험을 한다. 입에 들어갈 것 같지도 않은 커다란 틀니가 입안을 가득 채워서는 잇몸은 여기저기 눌려서 아프고, 어떻게 씹어야 할 지도 감이 잡히지 않는다. 따라서 80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틀니치료를 받는 경우, 마치 80세에 처음으로 자전거를 배우는 것과 같다. 그러나 처음에 어려워도 대부분의 사람이 자전거를 타듯이, 죽과 같은 유동식부터 섭취하면서 적응하다 보면, 어느새 잇몸과 볼근육과 혀가 틀니를 사용하는데 적응할 수 있다. 그래서 틀니 치료는 치과의사나 환자에게 모두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말을 한다.


“전에 쓰던 틀니는 떨어지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았는데 이번에는 왜 이래?”
이 질문은 부분틀니를 사용하다가, 이가 다 빠지게 되어 완전틀니를 사용하거나 완전틀니에 가까운 부분틀니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주로 하는 말이다. 남아있는 치아가 많은 경우, 남아있는 치아에 힘을 의지하여 틀니를 만들면 되니 불편감이 적다. 그러나 잔존치아 개수가 적어질수록, 새로 만드는 틀니는 전보다는 잇몸에(더 정확히는 치조제에) 의지를 많이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틀니는 갈수록 커지게 된다. 볼이나 혀의 운동에 방해가 되지 않는 한 최대한 커져야 한다. 작은 틀니는 환자에게 이물감이 적지만, 치조제의 특정 부분에 힘을 집중시켜서 치조제의 흡수를 가속화 한다. 그 결과 틀니의 수명이 짧아지고, 원래는 짱짱하게 치조제를 덮고 있어야 할 잇몸은 맞지 않는 틀니 사용으로 인해 너덜너덜해지게 되어 더 이상 틀니를 받쳐줄 수 없는 약한 조직으로 변해버린다. 그래서 의사들은 부분틀니를 사용하다가 완전틀니 치료를 받는 경우, 세발자전거를 타던 사람이 두발자전거를 배우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누구나 자전거를 잘 타지 못하듯이, 누구나 틀니를 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전거를 배울 때 넘어질 듯 말 듯 어려운 과정을 겪어야만 비로소 편하게 자전거를 타듯이, 틀니를 사용하면서 겪는 불편함을 일정부분 감내하여야 틀니에 적응할 수 있다.


***틀니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도움말  중산사과나무치과병원
치과의사 안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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