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정찬홍 남원영어체험학습센터장
"공교육 현장 제대로 아는 교사가 나서야 할 때"
전북교육감 출마선언 … "김승환 교육감, ''교수'' 한계 극복 못해"
전북교육감 선거를 1년여 앞두고 이른바 진보교육감을 표방하고 있는 김승환 교육감에 대한 평가가 분분하다. 자타천으로 내년 선거 출마예정자의 면면이 떠오른 가운데 정찬홍(52·사진) 남원영어체험학습센터장이 교육감 선거 출마를 선언해 눈길을 끈다.
정 센터장은 특히 김 교육감 교육정책의 정책적 동반자로 평가되는 전교조 교사 출신이어서 더욱 주목을 끌었다. 정 센터장은 지난달 30일 "전북 학생들의 현재와 미래의 행복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내년 전북교육감 선거에 입후보 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의 타고난 재능을 살려주는 진로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인성교육과 함께 학력향상을 이룩하겠다 ▲아이들이 성공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생각하고 독서하며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도록 하겠다 ▲학급당 정원 20명을 실현해 질높은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 이를 위한 교사 증원과 시설확장 재정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 ▲교사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원승진제도와 인사제도를 혁신하겠다 ▲종교, 언론,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체계적인 학부모교육을 실시 하겠다는 약속도 내놓았다.
정 센터장은 익산시 춘포면에서 태어나 전주해성고등학교와 전북대 사범대학 영어교육과를 졸업했다. 경기 이천고와 안천중, 상하중, 김제고, 정읍여고, 전주여고에서 교직을 수행했으며, 전교조 전북지부에서 교선국장, 조직국장, 정책실장, 사무처장 등의 직책을 역임했다.
11일 정찬홍 센터장을 만나 교육감 출마선언 배경과 계획 등을 들었다.
- 출마 선언 후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가.
크게 바뀐 것은 없다. 지인들과 교육계 관계자들에게 출마 사실과 계획을 알리는 일이 더해진 것 뿐이다. 많은 분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 출마선언 후 지인들의 반응은 어떤가.
주로 듣는 편인데, 먼저 질문을 던진다. 현재 김승환 교육감이 잘하고 있는가, 내년 선거에서도 당선될 수 있는가, 당선된다면 잘 할 것이라고 보는가. 이 세가지 질문을 던진다. 아무래도 도전자이니 현재 교육감에 대한 상대방의 평가를 듣고 시작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해서다. (답변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상당히 엇갈리는데 많이 참고하고 있다.
- 출마선언 때 ''김 교육감이 교수출신의 태생적 한계를 갖고있다''고 주장v했는데.
현 김승환 교육감은 임기 동안 인사비리를 없애는 등 일정한 성과를 거뒀지만, 소통부족과 미숙한 일 처리로 인해 당초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개인의 능력 여부를 떠나 공교육 현장을 잘 모르는 교수출신이 갖는 한계라고 생각한다. 공교육 현장에서 부딪히는 것과 머리로 생각하는 것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교육감에 나서면서 교육계 현장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이해가 부족했다고 본다. 몸으로 체득한 현장감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 소통부족이라고 하는데 김 교육감은 누구보다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청 내외부의 크고 작은 갈등이나 잡음의 원인이 어디서 파생되는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일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현장중심이다. 교장공모제나 혁신학교, 인사제도에 대한 교육현장의 요구나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되고 투영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교육감이 생각하는 원칙과 현장의 요구가 부딪힐 때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지금 전북도내 공립학교가 전통이 사라졌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5년마다 교사가 이동 해야 한다. 학생-교사의 유대관계가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 수준별 수업 금지도 그렇다. 지난해까지는 실시했는데 올 5월에 ''하지 마라''하면 혼란이 생길 수 밖에 없다. 1학기 중반까지 수준별 수업을 진행해 왔는데 갑자기 중단하라 하면 정상적으로 수업이 되겠는가. 결국 2학기부터 바꾸겠다고 사유서 쓴 학교가 나오지 않았는가.
교육청에서 수준별 수업 하지 마라고 하는데 학교현장에선 왜 할까도 생각해봐야 한다. 성적지상주의에 빠진 사람들만의 결정으로 몰아가선 안된다. 이 간극을 좁혀 가는 것이 소통인데 이에 대한 학교현장의 불만이 높다고 본다.
- 전교조 활동을 했다는 것을 전제로 (정 센터장의 출마를) 진보진영의 분열로 보는 시각이 많다.
나는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고 본다. 누구한테 유리한가, 불리한가가 평가기준이 되서는 안된다고 믿고 있다. 김 교육감이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지만 진보적 교육정책을 뿌리 내리기에는 한계가 많다고 판단했다. 이른바 외연확대가 어렵다고 본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수요자의 처지와 상황을 고려하면서 추진하는 것이 맞다. 동의하는 사람만 함께 가는 방식은 안된다. 진보교육의 가치가 옳다면 이걸 키우고 더 확대할 수 있는 사람이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 1년여 시간이 남았는데 누가 더 전북교육에 적합한 지 평가해 달라는 것이다. 전교조도 그렇고 교육계 인사들, 무엇보다 학부모와 유권자들이 판단할 것이다. 그 결과 ''당신이 틀렸다''고 한다면 깨끗하게 물러날 것이다. 분열이 아니라 외연을 훨씬 넓히는 길 아닌가.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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