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탐방길-전주동물원

봄밤, 벚꽃비 날리는 전주동물원에서 낭만과 추억을

전주동물원 벚꽃놀이 야간개장으로 인파 북적

지역내일 2013-04-15 (수정 2013-04-15 오후 6:06:41)

꽁꽁 얼어있던 몸과 마음이 녹으면서 밤에 활동하는 시간들이 늘어나는 봄이다. 한낮에는 봄꽃의 화사함이, 밤이면 그들이 연출해 내는 실루엣에 마음 설레는 계절인데. 
봄바람 살랑살랑 부는 사월이면 긴긴 세월 전주시민들의 공식적인 밤 나들이를 재촉해 오는 곳이 있으니, 수도권과는 달리 쉼터가 부족한 그들에게 터줏대감 노릇을 단단히 하고 있는 전주동물원이다.


 
전주시민들을 위한 추억의 놀이공간, 전주동물원
전주시 덕진구에 위치하고 있는 전주동물원(063-254-1425~6/ 입장료 1,300원)은 수도권을 제외한 동물원 가운데서는 규모가 꽤 큰 편으로 개원 30년이 지난 동물원답게 제법 오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지방동물원 중에서는 유일하게 호랑이 사자 코끼리 기린 하마 들소 큰뿔소 낙타 곰 등의 동물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동물원 안에는 총 100여 종에 700여 마리의 동물들이 살고 있다.
해마다 봄이 되면 유치원이나 초등학생들의 현장학습 공간으로도 각광받고 있는 전주 동물원은 튤립정원과 풍성한 꽃송이를 자랑하는 벚꽃길, 기린지(연못), 놀이시설이 있는 전주드림랜드, 다양한 체험활동과 에어바운스를 즐길 수 있는 매직하우스, 수생어류를 만날 수 있는 아쿠아리움까지 갖추고 있어 도심 속 아이들의 천국이다.
따사로운 봄햇살 아래 아기사막여우 네 마리가 머리와 머리를 포개고 노곤하게 잠을 청하고, 목을 쭉 늘어뜨리고 관람객이 주는 먹이에 눈독을 들이는 기린의 모습이 정겨운 곳.
전주동물원은 수령이 꽤 되어서인지 다른 동물원과 달리 동물을 제법 가까이에서 볼 수 있으며, 사육장간 동선이 가까워 어린 아이들을 동반한 부모들의 사랑을 그리고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께도 젊은 시절 추억의 장소로 인기가 있다.



전주동물원 벚꽃놀이 야간개장! 낮과 밤 찾는 손님 이렇게 달라?
전주동물원은 제13회 동물원 벚꽃놀이 야간개장을 16일까지 진행한다. 동물원 내에 350여 그루의 왕벚이 개화하는 시기에 맞춰 운영되는 야간개장 행사는 1.5km의 활짝핀 벚꽃거리에 칼라조명을 설치해 연분홍빛 꽃과 함께 이색적인 풍광으로 물들이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야간개장에 맞춰 전주드림랜드도 폐장이 늦어지면서 밤중에도 젊은이들의 비명(?)소리를 들어야 하는 얕은 고통은 있지만, 오랜만의 밤 나들이로 봄 향기에 흠뻑 취해보기에는 충분하다.  
노후된 시설 정비로 새단장을 하고 봄을 맞아 흐드러지게 핀 벚꽃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온 몸에 받고 있는 전주동물원은 낮과 밤 구분 없이 많은 인파로 술렁거린다.
동물원 개장에 맞추어 노란 버스에서 내리는 아이들이 줄을 잇고 야간개장이 시작되는 오후에는 청소년들과 연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데.
벚꽃놀이 야간 개장기간에는 평소 19시까지였던 운영시간을 22시까지 연장하고 예술단 공연, 당나귀 꽃마차 운영, 마술 및 난타 등 공연과 사육사의 동물특성 해설, 동물 먹이주기 체험행사도 같이 진행한다.
동물원 관계자는 “질긴 꽃샘추위로 아직 꽃 개화가 조금 느리긴 하나 곧 튤립과 벚꽃이 만개해 아름다운 동물원이 될 것 같아요. 가족 친구 연인이 함께 와 행복한 추억 담아가세요”라고 말한다.



“발품 적게 팔지만 알찬 나들이라 별 다섯개예요”
전주에 있는 동물원으로는 전주동물원이 유일하며 놀이동산도 동물원 안에 있는 12종 놀이시설이 전부라 시시하게 여기는 이도 있지만, 오히려 작고 아담해 더 사랑을 받는 이유도 여기 있다.
두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송지영(주부)씨는 “서울에 살고 있는 저로서는 전주동물원에 참 감사해요. 수도권에 있는 동물원이나 놀이동산은 어린 아이들과 함께 하기엔 많은 인내심을 요구하는 곳이지요.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힘들고 무엇보다 다양한 동물들을 보여주기 위해 발품을 한없이 팔아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전주동물원은 평상시 보기 힘든 동물들을 두어 시간이면 모두 볼 수 있어 아이를 동반한 부모로서는 매우 편리하며 경제적이기까지 해 전주에 올 때면 꼭 찾는 곳이랍니다”라고 말한다.
전주에 놀 만한 곳이 없다며 투덜거리는 이도 많지만 전주동물원은 주말이 되면 항상 가족단위 관람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놀이기구를 이용하려고 기다리는 시간도 또 겁많은 초등학생들이 즐기기에도 부담 없어 오히려 그들에겐 대형 놀이동산보다 더 즐거운 곳이 바로 전주동물원이다.
북적거리는 동물원을 잠시 피하고 싶다면 전주동물원 인근의 체련공원,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오송제 생태공원과 최명희 혼불공원을 찾아 고요하고 평화로움을 맛본다면 모처럼의  호사를 누릴 수도 있다.
전주에서는 모처럼 가지기 어려운 아름다운 시간, 평소의 전주동물원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귀한 시간이다. 꽃누리 사랑비에 물해 뜨는 달 4월에 전주동물원은 벚꽃으로 가득하고, 몰려 든 인파로 가득하며, 그 덕분에 즐거움으로 가득한 곳으로 변신한다.




김갑련 리포터 ktwor04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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