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주 도시재생사업'' 주목 왜?

구도심, 철거 대신 고유자원 보존활용

공공 정비·민간 참여 방식 … 박 대통령 "전주시 사례 전국으로 알려야"

지역내일 2013-04-15
전북 전주시 풍남동·교동 일대는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연간 5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전주 관광명소다. 그러나 10여년 전만 해도 신도심 개발에 따른 극심한 공동화 현상을 겪는 전형적인 구도심 이었다. 주민들의 집은 낡았고, 상가는 쇠퇴 했다. 인근 전통시장도 새벽에나 반짝 활기를 띠는 정도였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정비사업이 시작됐다. 전주시와 주민들은 노후 건축물을 허물고 다시 짓는 ''콘크리트 재개발'' 대신 기존 자원을 살리는 ''공공 정비''를 택했다. 경기전, 전동성당 등 역사문화와 풍물거리 등이 어울린 독특한 지역으로 살아났다. 100여개의 낡은 집은 도심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민박으로 변신 했고, 빈 상가는 ''전주음식''을 기다리는 손님들로 북적이다. 전주시는 1000여개 이상의 일자리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4일 세종시 총리실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 소개된 ''전주시 도시재생 사업''이 화제다.
쇠퇴한 구도심을 ''철거 재개발''이 아닌 고유자원을 지키는 재생방식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 것으로 평가됐다. 보고를 받은 박근혜 대통령도 "철거 위주의 도시정비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데 전주시 도시재생사업이 큰 시사점을 준다"면서 "(전주시) 사례가 전국적으로 알려질 수 있도록 하고 필요하면 관계관들이 현지를 방문해야 한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시는  2009년부터 구도심 지역을 인구·사업체·지가·건축물 쇠퇴지표 등을 바탕으로 5개 권역으로 구분해 도시재생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옥마을에서 나타나듯, 밀어내고 새로 짓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고유성을 기반으로 ''공동체''를 해치지 않는 방식을 원칙으로 한다. 재건축·재개발 등 물리적 정비에 무게를 뒀던 방향과는 출발부터가 다르다. 정부도 지난 2011년 전주시와 창원시를 도시재생 시범지구로 지정해 가능성을 주목해 왔다. 낡은 건물을 교체하는 환경측면 뿐만아니라 경제·문화·사회적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공동체 복원과 유지가 가능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주시 한준수 도시재생사업단장은 "지금까지 도심 재개발은 물리적 정비에 치우쳐 원주민 이탈은 물론 고유한 생활자원을 없애는 역효과를 가져왔다"면서 "낡은 주택을 개량해 지역 특성에 맞는 도시민박으로 활용해, 고유의 전통성은 이어가면서 경제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식의 입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주민의 주도적 참여가 성패를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올 상반기 ''도시재생특별법''을 제정해 지자체의 주민참여형 도시재생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자체가 주민의견을 수렴해 재생계획을 세우면 중앙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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