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 전문 촬영 "어엿한 중견배우 반열"

전북 익산 ''교도소세트장'' … 2005년 개장 후 60편 촬영

지역내일 2013-03-17
전북 익산시 성당면 와초리. 2만2000㎡ 넓은 부지에 담장, 망루, 면회장, 수감시설 등을 갖춘 건물이 있다. 곳곳에 ''이동중 잡담금지'' ''반성하는 삶의 자세'' 등 교정 문구가 걸려 실제 교도소 풍경이다. 성당초등학교 남성분교였던 곳에 2005년 교도소 세트장을 지으면서 들어선 건물이다. 탈옥수를 다룬 영화 ''홀리데이''를 촬영하기 위해 건립된 건물로 최근엔 1200만 관객을 돌파한 ''7번방의 선물'' 주무대가 된 곳이다. 



세트장 곳곳에 익숙한 드라마나 영화 잔상이 묻어 있다. ''타짜'' ''식객'' 등 영화는 물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야왕'' ''돈의 화신'' 등 교도소 장면이 등장하는 곳은 익산 세트장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면 대략 맞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교도소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전문시설이란 점 등이 영화관계자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는 평가다. 시나리오에 따라 세트장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2005년 개장 후 드라마 12편, 영화 40편을 찍었다. 웬만한 중견배우 반열이다. ''학교를 거쳐야 흥행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7번방의 선물''도 당초 지난해 성탄절을 맞춰 개봉하려 했으나 태풍 볼라벤으로 익산교도소 세트 일부가 무너져 두번이나 수리를 하다 개봉일을 미룬 것이 오히려 득이 됐다는 소문도 돈다.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하는 익산 세트장은 일반에겐 무료지만 촬영을 위해선 하루 200만원을 받는다. 관광객 집계를 시작한 201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5900여명의 시민들이 ''별''을 달고 나갔다. 지역 시민단체에선 교도소 세트장을 활용해 청소년 법문화 체험교육장으로 활용하자는 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지자체 세트장이 그렇듯 익산세트장도 경영수익면에선 아직 갈 길이 멀다. 기초 시설비와 수리비 등 익산시가 투입한 비용만 12억원 정도. 그간 세트장 이용료로 벌어들인 금액은 2억2800만원에 그쳤다. 익산시는 드라마·영화 촬영진과 관광객 등이 다녀가면서 성당면과 함열 등에서 쓰고간 비용이 7억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단기간에 수익이 늘지는 않겠지만 전문 세트장의 면모를 쌓아가고 있고, 교육·문화 공간으로 유지해 나가면 애물단지 시설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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