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교실을 찾아서>는 일선 학교에서 운영되는 방과 후 교실의 다양한 표정을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방과 후 학교’는 이제 학교 정규 교과 외에 새로운 분야를 배워볼 수 아이들의 새로운 기회이자 배움터가 되고 있습니다. 요리, 음악, 외국어, 스포츠 등 분야도 다양한데요, 방과 후 학교에선 실력은 물론, 자신의 적성과 재능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습니다. 진지하게 배우며, 즐기며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방과 후 교실을 찾아서>에서 매주 전해드립니다.
“딩딩딩~ 딩딩딩~”
주엽초등학교 교실 창문 너머로 기타 선율이 들린다. 곡명은 리포터도 익숙한 ‘에델바이스’다. 교실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며 어느새 ‘에델바이스’ 가사를 흥얼거리게 된다. 음악은 그런 힘이 있다. 자석처럼 사람을 끌어당기는 아름다운 힘. 그 아름다움을 연주하며 즐거움을 찾는 주엽초등학교 클래식 기타반 학생들을 만났다.
기타가 이제는 제일 좋은 친구
주엽초등학교 클래식 기타 반은 이번 겨울 방학 중엔 매주 수요일 오전에 열리고 있다. 2~4학년, 5~6학년으로 반을 나누어 진행한다.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데다, 100분이라는 다소 긴 수업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아랑곳 않고 교실을 찾는다. 그만큼 기타 치는 재미에 푹 빠졌다.
방학 때부터 배우기 시작했다는 김훈 학생(3학년)은 “처음엔 엄마가 권유해서 시작을 했는데요. 기타가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 배울 생각이에요”라고 한다. 악보를 보며 음계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한 곡을 온전히 연주하는 재미가 붙었다고 한다.
악보와 기타 줄을 번갈아보며, 행여 틀릴세라 집중하는 모습이 겨울 추위도 녹일 것 같다.
김진서 학생은 (4학년) 쉽게 갖고 다니며 언제든 연주할 수 있는 게 제일 좋은 점이라고 설명한다. “피아노는 들고 다닐 수 없잖아요. 그런데 기타는 간편하게 들고 다니면 되니까, 그게 제일 좋아요”
친구들, 가족들 앞에서 장기자랑도 펼쳐 뿌듯
“자~이제 세 명씩 나와서 연주해볼까?”
교사의 부름에 주저 없이 아이들은 관객과 연주가가 되어 작은 음악회 분위기를 만든다. 청중이 된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음악을 감상하고, 연주자는 전문 기타리스트 못지않게 진지하다. ‘라쿠카라차’ ‘에델바이스’ ‘황혼’ ‘로망스’ 등 다양한 소품곡들을 조금은 서툴지만 거뜬히 연주해낸다. 그만큼 연습도 많이 했다는 얘기다.
6개월 이상 배워 온 학생들은 이미 굳은살이 손가락에 배었다. “오히려 굳은살이 박여서 기타 줄을 튕기기가 더 좋아요. 기타를 더 잘 칠 수 있던 걸요”라며 웃으며 이야기하는 클래식 기타반 학생들이다.
기타를 치고 나서는 친구들의 부러움도 산다. 반 장기자랑 발표회 나가서 연주를 해보기도 하고, 학기 중에는 매주 월요일 있는 조회 시간에 기타 연주를 들려주기도 했다.
유승민 학생(4학년)은 “반 음악회에서 장기자랑을 했었는데, 굉장히 뿌듯했어요, 처음에 쉬운 곡으로 시작하지만, 점차 어려운 곡을 칠 수 있게 되니까, 기타가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라고 한다.
가족 간의 돈독한 정독 기타로 나눈다.
최세윤 학생(4학년)은 “아빠가 기타를 선물을 주셔서 시작했는데요, 집에서 가족들이랑 같이 연주하니까 더 좋은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한다.
인터뷰하며 내내 싱글벙글인 아이들. 얼마나 음악으로 큰 에너지를 얻고 있는 지 짐작이 간다.
제대로 된 연주 실력 갖추게 하는 게 목표
수업 말미에는 음악 퀴즈를 진행한다.
“선생님이 연주하는 곡이 무슨 곡인지 알아맞혀보자~. 제일 못 맞힌 사람은 늦게 집에 가요~”(웃음)
교사의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저요,저요” 손을 번쩍 든다.
“황혼이요” “로망스요” “마주르카요” 모두들 정답을 맞힌다. 그간 집중해서~잘 배웠나보다. 교과서에서 배우기 힘든 유명 곡들을 익힐 수 있다는 것도 클래식 기타반이 좋은 점이다.
클래식 기타반 김성균 교사는 클래식 기타는 계이름을 하나씩 튕겨가며 진행할 수 있어 아이들이 쉽게 배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김 교사는 “클래식이라고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 주법과 계이름을 익히기 위해 아이들에게 익숙한 동요, 애니메이션 주제곡으로 시작해 부담감을 덜어주고 있어요”라고 덧붙인다. 조금 익숙해지면 소품곡, 합주곡을 위주로 진행한다.
김 교사는 방과 후 교실 기타 반을 통해 아이들이 제대로 된 연주 실력을 키울 수 있게끔 지도한다. “음악을 진짜 배우게 하고 싶습니다. 그저 재미로 즐기는 음악도 좋지만, 어느 곳에 가서 연주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은 갖추게 지도하고자 합니다”
일산 지역에서 10년 이상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 교사는 그간의 열정과 지도 실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방과 후학교 우수 강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고양클래식기타 합주단을 비롯해, 다양한 단체에서 꾸준히 공연을 통해 연주자의 길도 동시에 걷고 있다.
기타가 만들어내는 현의 화음이 아름답다고 말하는 클래식 기타반 친구들. 고사리 손으로 연주하는 그 화음처럼 세상을 환하게 물들일 아름다운 사람으로 자라나길 고대해 본다.
남지연리포터 lamanu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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