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실험으로 문제해결능력 키워요”

방과후 교실을 찾아서-장성초등학교 과학실험 교실

지역내일 2013-02-16

과학강국 프랑스에서는 ‘과학은 어려서부터 실험을 통해 가르치라’고 한다. 책상에 앉아 배우는 과학이 한계가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 자연현상의 원리를 몸으로 체험하고, 실험을 통해 익혀야 비로소 과학교육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장성초등학교의 신성림 강사는 “실험은 과학이 딱딱하고 어렵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좀 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느끼는 계기가 된다”며, “과학적 지식을 얻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추운 날씨에도 실험을 하며, 알쏭달쏭 궁금증을 풀어 가고 있는 장성초등학교의 과학실험 교실을 찾았다.



뚝딱뚝딱, 재미있는 과학실험

월요일 오전 10시 50분, 오늘은 과학실험이 있는 날이다. ‘오늘은 어떤 실험을 할까?’, ‘무엇을 만들까?’ 10여명의 학생들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수업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의 주제는 ‘초록이 자라요’다. 잔디와 식물번식에 대해 탐구하고, 잔디인형을 만들어 보는 시간이다. “과학실험은 책에서만 보던 것들을 직접 실험해보고, 관찰할 수 있어요. 다양한 실험을 직접 해보면서 어려운 과학 원리를 훨씬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요. 또, ‘나만의 창작품’도 만들 수 있어 재밌어요.” 장성초 과학실험을 지도하고 있는 신성림 강사의 말이다. 신 강사는 쉽고, 친절한 설명으로 장성초 방과후 과학교실을 10년 넘게 끌고 온 인기강사다. 이제 잔디인형을 만드는 시간이다. 학생들은 배양토와 스타킹, 부직포, 가위 등 재료를 챙겨 만들기 시작한다. “잔디 씨를 꺼내서 관찰해보세요. 그리고 손톱으로 뜯어보세요. 잔디인형을 1,2주 관찰하다 보면 쑥쑥 자라는 걸 볼 수 있어요. 3cm 정도 남기고 가위로 잘라주세요.” 스타킹에 잔디 씨와 배양토를 넣고 동그랗게 얼굴을 만든다. 눈도 붙이고, 솜 공과 펠트지를 이용해 잔디인형을 꾸며주면 된다. 마지막으로 물을 뿌리면 완성이다.
“과학실험은 직접 만지고, 체험한 것이라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중학교 때 원리가 확장되기 때문에 초등학교 실험은 좋은 경험이 됩니다.”
장성초 과학교실은 3,4,5학년을 대상으로 1시간 40분 동안 계속됐다.



보고, 듣고, 느끼고, 만들어보는 융합 교육

장성초의 과학실험은 다양한 주제를 거치며, 융합 교육을 한다. 보고, 듣고, 느끼고, 만들어보며, 생활 속에 숨어있는 과학의 원리도 배운다.
“소나무도 직접 심어보고, 햄스터를 키워보기도 하고, 오늘처럼 나만의 창작품을 만들면서 생활 속 과학의 원리들을 익히고 있어요.”
이솔비 학생(4학년 1반)은 1학년 때부터 과학실험을 수강했다. 웬만한 실험은 제목만 들어도 알 정도다. “의사가 꿈인데, 해부를 해보면서 몸의 구조를 알게 됐어요. 특히 흰쥐와 소 눈알 해부가 재미있었어요.”
이도균 학생(3학년 1반)은 과학자가 꿈이다. “소나무를 직접 심어 본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지금도 집에서 잘 자라고 있어요.”
수의사가 꿈인 김현진(3학년 1반)은 햄스터 박사로 통한다. “햄스터 종류도 잘 알고, 예방접종에 대해서도 잘 알아요. 햄스터는 해바라기 같은 견과류를 좋아해요. 살이 찌면 일찍 죽어요. 앞으로 알록달록 동그리 만들기를 해보고 싶어요.”
의사가 꿈인 공현지 학생(4학년 1반)은 수업 때마다 햄스터를 데리고 다닌다. “돼지 허파, 쥐 심장을 마취시켜 봤어요. 쥐는 우리 인체랑 같아서 정말 유심히 살폈죠.” 이유현 학생(3학년 1반)도 햄스터 키우기가 재미있다고 한다. 문혜리 학생(3학년 1반)은 “액체 괴물처럼 생긴 철가루 플러버가 재미있었다”고 한다.



탐구력과 문제해결능력 길러

장성초 학생들은 다양한 과학실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관련 지식을 습득한다. 나만의 창작품을 만들 때는 표현력과 창의력, 문제해결능력도 함께 키워준다. “직접 보고 만지는 과학실험과 새롭게 공부한 원리와 사실을 서술해보는 과학논술이 결합됐어요. 사물과 자연 현상에 대한 과학적 탐구력을 기를 수 있어요.”
또, 관찰일지와 과학일기를 꼼꼼히 쓰면서,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교과 과정과 연계된 내용들은 학교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오랫동안 과학실험을 해온 이솔비 학생은 과학이 재밌다. “나무젓가락을 태워서 숯을 만드는 실험을 했는데, 나무젓가락에서 누런 액체 타르 같은 게 나왔어요. 하나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여러 가지가 혼합되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앞으로 혼합하면 폭발하는 실험을 해보고 싶어요.”공현지 학생은 “과학실험을 하면서 시야가 넓어지는 거 같아요. 아주 사소한 것도 주의 깊게 살펴 특징을 찾아내죠. 앞으로 집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청소기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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