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수능 영어영역 분석

지역내일 2013-01-18

 


올해 수능의 영어 영역은 다소 어려웠습니다. 2012년 외국어영역(영어) 만점자가 전체 수험생의 2.67%였던 반면, 2013년에는 1%도 채 안 되는 0.66%에 그쳤습니다. 매년 오르락내리락하며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왔던 전례가 그대로 답습되었습니다. 평상시 모의고사나 기존의 수능 영어시험과 비교해 보면 문제유형에서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수험생들이 어렵게 출제되었다고 느낀 것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서사형 구조의 소설이나 수필의 일부분인 듯한 쉬운 지문이 줄어들고 설명문이나 논설문과 같은 다소 딱딱한 형식의 독해 지문이 늘었습니다. 인문학 지문은 대학 교양영어 수준의 내용을 담고 있고, 자연계적 지문 또한 현행 토플인 iBT 토플 지문의 일부분을 잘라온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27번의 네안데르탈인 이야기나 29번의 과학사적인 아인슈타인과 뉴턴의 이야기 등 대다수의 지문이 그러한 예입니다. 물과학과 관련된 지문이 특히나 많았다는 것도 수험생들에게는 부담이 되었을 것입니다.
둘째로는 35번부터 시작되는 요지, 주제, 제목을 고르는 문제의 수준이 언어 영역적 사고를 요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피상적인 수준의 독해가 아니라 고등 국어시간에 배운 비유적, 상징적 표현을 이해하여 전체적인 화자의 의도를 유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충 앞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이해하여 추론하기에는 버거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어법 문제들 또한 단순한 문장 내에서의 어법이 아니라 문맥을 통해 어법을 적용해야 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어법유형은 올해만이 아니고 일반적인 수능문제의 유형이라 하겠습니다. 밑줄 친 부분이 속해있는 문장뿐만 아니라 앞뒤 문장의 연속적인, 즉 전체적인 맥락에서 어법을 파악할 수 있어야만 답이 쉽고 명확하게 골라진다는 것입니다. 특히 21번처럼 관계사를 물으면서 도치된 문장구조를 함께 삽입하게 되면, 올바른 문장의 해석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는 어색한 부분을 놓치고 넘어가기 쉽습니다.마지막으로 어휘의 수준이 향상되었다는 것입니다. 독해 지문이 쉽다면 어휘 몇 단어 정도는 몰라도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수능처럼 문체가 다소 딱딱해지면 이미 긴장상태에 있는 수험생들이 문맥으로 어휘의 의미를 추론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다음 호에는 수능의 대학입시에서의 역할이 다소 증가될 것이라 생각되는 2014년 수능에서 영어영역을 과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명확히 알려드리겠습니다.

미르아카데미학원 조형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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