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정신분열증으로 수십 년 동안 고통 속에서 살았으며,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천재 수학자 존 내쉬의 일대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 나오는 대사들이다. 영화 속에서 존 내쉬와 친구들은 술집에서 금발 미녀를 둘러싸고 그녀의 환심을 얻기 위한 경쟁을 벌인다. 이 상황에서 한 친구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각 개인이 이기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면, 그게 곧 공공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자! 서로 고민하지 말고 각자 미인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그렇다면 승자는 결국 한 명뿐이겠지만, 그게 곧 최선의 결과가 될 거야.”
이 말은 들은 존 내쉬는 다음과 같이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우리가 저 금발 미녀를 차지하려고 쟁탈전을 벌이면 그녀의 콧대가 높아져서 누구도 그녀를 차지할 수 없어. 그러고 난 후 그녀의 친구들에게 접근을 하면 친구들은 우리를 매몰차게 거절할 거야. 대타 기분 알잖아. 그런데 우리들 모두가 저 금발 미녀를 넘보지 않는다면? 쟁탈전은 없고, 그녀의 친구들도 기분이 상하지 않아. 그래서 금발 미녀를 차지할 수는 없지만 우리 모두는 그녀를 포함한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지. 그게 다 같이 이기는 길이야. 게다가 다 같이 즐기는 길이야.”
이 상황에서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하여 존 내쉬는 논문으로 발표하게 되고, 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사회의 구성원 개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면 사회 전체의 모두에게 이롭다고 주장했다. 영화에서 존 내쉬는 개인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이기심이 집단에게 항상 이익이 된다는 아담 스미스의 생각을 부정하고 있다. 존 내쉬는 개개인의 이익을 위한 경쟁 보다는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며 협력할 때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됨을 영화 속에서 설명하고 있다.
● 한걸음 더 ? 죄수의 딜레마
범죄를 저지른 범인 A, B가 경찰에 체포되었다. 경찰은 A, B가 저지른 몇 가지 범죄 중 일부에 대해 증거를 확보하였으나 나머지 범죄에 대해서는 심증은 있으나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범인들이 서로 마주치지 못하게 분리된 장소에서 심문을 하기로 하였다. 그러면서 경찰은 자백을 종용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조건을 범인 A, B에게 똑같이 제시하였다.
“만약 당신이 자백한다면 수사에 협조한 점이 인정되어 징역 1년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자백하지 않은 상대방은 범죄를 숨긴 죄가 추가되어 징역 10년에 형벌을 받는다. 그런데 둘 다 자백하게 되면 정상참작 없이 모두 징역 5년 처벌을 받게 된다.”
두 명의 범인 A, B는 마주치지 못하도록 분리되어 심문을 받고 있다. 따라서 범인들은 자백 또는 침묵만을 선택할 수 있고, 서로 협의할 상황이 못 된다. 독자라면 자백(배신)하겠는가? 아니면 끝까지 침묵(신뢰)하겠는가?
위와 같은 상황이라면 사람들은 먼저 어떤 선택이 자신에게 유리한지를 생각하게 된다. 나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한다면 상대방을 배신하고 무조건 자백을 하는 편이 유리하다.
그 이유를 범인 A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만약 상대방(B)이 자백하는 경우에 A가 자백하면 5년, B가 자백을 하고 A가 침묵하면 10년형을 받는다. 한편 B가 침묵하는 경우에 A가 자백하면 1년, 침묵하면 1년형을 받는다. 용의자 A의 입장에서는 B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관계없이 자신이 자백을 하게 되면 침묵할 때보다 항상 유리하게 된다. 따라서 항상 자백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이것은 범인 B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이해를 돕기 위해 위 상황을 도표로 나타내보자.
| A 침묵 | A 자백 |
B 침묵 | 모두 징역 1년 | A 징역1년 B 징역10년 |
B 자백 | A 징역10년 B 징역1년 | 모두 징역 5년 |
결국 둘 다 징역 5년의 형벌을 받게 된다.
각 개인에게는 이익이 되는 최선의 선택을 했지만, 결과는 개인과 전체에게 최악이 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죄수의 딜레마가 보여주듯이 ‘상호 신뢰’에 근거한 ‘협력’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지만, 많은 사람들이 전체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이기심 때문에 최악의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신인선 진광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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