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 두근! 나의 꿈을 찾아서 - 정해영(서현고 3학년-서울대 합격)

지역내일 2013-01-06 (수정 2013-01-06 오후 9:37:07)


서울대 의대 합격생 공부 비법요? 학교생활에 충실하세요!




모든 수험생들의 로망인 서울대학교. 그중에서도 의과대학은 지역 전체에서 한명 나올까 말까 할 정도로 전국적으로 가장 우수한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만 합격할 수 있는 곳이다. 서현고등학교 3학년 정해영 군이 올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합격하면서 평준화 이후 서현고에서 처음 서울대 의대생을 배출하게 됐다. 합격사실이 아직 믿기지 않을 만큼 얼떨떨하다는 정 군. 입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인터뷰에 응하게 됐다는 정 군을 만나 꿈과 공부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공부과정 A to Z까지 성실성이 가장 큰 무기

의대, 그것도 서울대 의대에 합격할 정도라면 누구나 엄청난 스펙을 쌓았으리라 짐작하게 된다. 하지만 정 군의 사례를 보면 결코 그렇지도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공부과정 A to Z까지 기본에 충실한 학생이 바로 정 군이기 때문이다.
“지역균형 전형으로 지원했어요. 내신은 1.19인데 그렇게 지균에서는 특별히 높은 성적은 아니에요. 합격하고 나니까 주변에서 어떻게 공부했는지 묻곤 하는데 저는 마땅히 해줄 말이 없네요. 그냥 학교 생활 열심히 했다는 말 밖에요.”
한 눈에 보아도 선한 인상에 모범생 포스를 뿜어내는 정 군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성실성이다. 1학년 때부터 모든 전력을 학교 공부에 집중하면서 내신 성적을 관리하고 수능 모의고사를 준비하면서 탄탄하게 기본기를 쌓아온 것이 정 군의 입시전략이라면 전략이었다. 요령이라고는 없어보였다. 정 군의 경우 모든 과목이 1등급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약했던 과목이 바로 영어였다. 1학년 때 3등급이었던 영어 성적을 올리기 위해 집중적으로 공부했고 결국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부족함을 채울 수 있었다고.
“처음부터 서울대학교를 생각하고 공부한 것은 아니지만 음악이나 미술, 정보사회와 컴퓨터, 시민윤리 등 개설된 모든 과목을 버리지 않았어요. 모든 과목을 다 챙긴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긴 했지만 요령을 부리는 것이 저는 잘 안되더라구요. 서울대학교는 완벽함보다도 부족함으로 채우려는 노력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것 같아요.”


내신 1.19, 모의고사 전국 0.1~1%이내 꾸준히 유지한 공신   
정 군이 지원한 지역균형 전형은 교과와 비교과를 포함한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통해 1차 합격생을 선발한다. 1차에 합격하더라도 최종합격이 되려면 2개 과목 2등급 이상 수능 최저기준도 충족시켜야 한다. 완벽한 내신은 물론 수능 모의고사 성적도 전국에서 1~0.1%이내의 최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해 왔던 것도 정 군의 큰 경쟁력이었다.
“학교 시험 한달 전부터 내신에 집중하고 평소에는 주로 수능 준비를 했어요. 2학년 이후에는 학원에 거의 다니지 않고 독서실에서 혼자 공부했죠. 공부는 습관이 중요한 것 같아요.주변 상황에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꼼꼼하게 학습계획을 세우고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하도록 스스로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서울대학교 자기소개서에는 학습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한 과정을 자세하게 기재하도록 되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학생이 학습과정에서 경험하고 느꼈던 땀과 고뇌가 진솔하게 드러나야 한다는 점이다.
“서울대학교 자기소개서는 누가 대신해 써 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길지 않은 글이지만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모든 것이 그려져야 하는 만큼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반드시 직접 작성해야 합니다. 저는 밤에 혼자 공원을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6개월 넘게 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고 고쳐 쓰기를 반복해서 자기소개서를 완성했으니까요.”


이기적인 공부벌레 아닌 친구들의 고민 상담 자처하는 멘토
성적으로만 보면 그야말로 공부벌레일 것 같지만 정 군은 교내 축구대회와 장기자랑대회에 출전하는가 하면 사진동아리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또한 성적문제나 교우문제, 진로문제 등으로 고민하는 친구들에게는 카운셀러 역할도 자처해 친구들 사이에서 정 군은 멘토로 통한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장기자랑 대회에 나갔던 것, 그리고 사진동아리 활동이에요. 10년 전 동아리 선배님들이 지금도 찾아오실 정도로 서현고 사진동아리는 전통이 깊은데, 제가 특히 애착을 가지고 했던 활동으로 사진세계의 매력에 대해 알게 된 계기였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정 군은 겸손함과 따뜻함이 몸에 밴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런 의사라면 환자를 참 편안하게 해줄 것 같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고민 있는 친구들이 정 군을 찾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고2때 여름방학 내내 PC방에서 지낸 친구가 있었어요. 친한 친군데 공부를 포기한 것 같아 안타까웠죠. 계속 전화해서 친구를 불러냈어요. 긴 얘기를 나눴고 결국 같이 공부하자고 설득했죠. 그 친구 그 뒤로 무섭게 공부하더니 3학년 모의고사에서 전교 20등까지 성적을 올렸습니다. 그때는 정말이지 그 친구보다 제가 더 기뻤답니다.”


사람 냄새 물씬 나는 따뜻한 의사될 터
정 군은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과학을 계속하고 싶어 서울과고에 지원했지만 떨어졌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실패가 오히려 자신에게는 더 큰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룰 수 있는 약이 되었다고 정 군은 말한다.
“학생이 학교를 좋아하면 공부는 저절로 따라오게 되는 것 같아요. 서현고에 진학하게 된 것은 저에게 행운이었어요. 학교에는 생각하지도 못한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아서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할 수 있었거든요. 특히 자율성을 중시하며 학생을 존중해주는 학풍이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대외활동보다 교내 수학경시대회, 논문탐구대회 등 교내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정 군이다. 진로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을 한 것은 고1때다. 의대탐방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게 되면서 의대 진학을 생각하게 됐다. 잘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했고 늘 사람과 소통해야 하는 의사라는 직업이면 평생 보람을 느끼며 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의사의 꿈을 꾸게 되었다고 정 군은 말한다.
“환자가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의사다 되고 싶어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과외지도 봉사를 해 왔는데, 선생님인 저의 태도에 따라 학습효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의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환자에게 의사는 절대적인 존재이기에 따뜻함을 잃지 않아야 환자도 병도 빨리 낫겠죠. 저부터도 여러 병원을 다니다 보면 제 얘기를 잘 들어주는 의사선생님이 가장 멋지고 존경스러웠거든요.”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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