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귓불을 가르는 바람이 싸늘한데도 얼음이 풀리는 대지의 소란스러움을 지닌 곳이 있다.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있는 강변체육공원의 땀과 에너지가 강 너머로 넘나드는 탓일까. 힘에 부쳐서 낑낑거리다 넘어져도 까르르 웃음이 떠나질 않는 아이의 얼굴에선 벌써 봄이 이만치 다가온 듯 하다.
98년 7월 준공한 동락공원은 여름 휴일이면 하루 3000명∼4000명 정도가 다녀가는 곳. 아직은 날씨 탓인지 주말에만 평균 200명∼300명 정도 이용하고 있다. 새로 꽃길이 조성되고 전자신종 앞의 분수가 5월 준공하게 되면 더 많은 구미시민의 발길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2.5㎞정도 강을 따라 길게 늘어선 공원의 특성 때문에 공원전체의 시설을 모두 이용해 봤다는 사람은 30% 정도. 그만큼 잠재력이 있는 매력적인 공원이다.
실속파들이 즐겨 찾는 놀이시설
아이들도 그들만의 ‘하위문화’가 있기 마련이다. 그네들만의 문화를 실컷 누리며 마음껏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놀이동산. 보통 실내놀이동산의 입장료는 4500원선이다.
부모와 아이 두 명이 같이 입장한다면 두세 시간 놀이에 만만치 않은 경비를 지불하여야 한다.
실내 놀이동산이 계절과 기후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긴 하지만 땅을 밟을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어야 하는 아이들에겐 실외 놀이도 중요하다. 동락공원에도 이런 놀이시설이 있다.
동락공원을 찾은 요즘 아빠들은 성격(?)도 좋다. 아이들이 노는 공간에서 질서를 잡아주고 밀어 올려주고 붙잡고 내려오게 하는 건 물론이고 사진과 비디오 촬영까지 열심이다. 가기 싫다는 아이를 달래고 협박(?)하느라 진땀빼는 것도 아빠들의 몫.
그에 반해 엄마들은 태평이다.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이들도 있고 느긋하게 벤치에 앉아 아이와 아빠의 가벼운 실랑이를 구경하는 이도 있다.
“남편회사가 이 근처에 있거든요. 휴일이어서 아이와 여기서 놀다가 만나기로 했어요.” 신평동에서 ‘다리를 건너 왔다’는 주부 신영옥씨는 일주일후면 둘째 아이가 태어날 예정이라고. “오늘의 활기찬 풍경들을 마음에 담아두었다가 산후조리기간동안의 답답함을 이겨낼 예정”이라는 그녀는 2시간쯤 후 남편과 만나 부족한 출산용품을 챙기러 나섰다.
모임과 흩어짐의 조화
트랙을 돌기시작한 지 5분도 안돼 ‘엄마 더워’하면서 웃옷을 벗어 던지는 김미림(9)양. 겨우내 아파트 안에서만 생활하다가 오늘 처음으로 나왔다는 정미숙씨(35·진평동)는 “남편은 회사직원 결혼식에 가고 이제 막 롤러스케이트를 배우기 시작한 큰딸을 위해 ‘거금의 택시비’를 지불하며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단지 내에서는 위험에서 마음놓고 타질 못했는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매주 오고 싶다”며 무료로 롤러스케이트를 빌릴 수도 있다는 말에 깜짝 놀란다. 아예 가족 모두가 스케이트장으로 들어서 서로 허리를 잡고 트랙을 돌며 가족사랑을 과시하는 이도 있다.
관리사무소와 전자종이 마주하고 있는 광장 한쪽에는 아이를 풀어놓고(?) 독서를 즐기는 아빠. 잘 놀던 아이가 ‘으앙∼’하면 벌떡 일어서고… 부자의 다정한 오후 풍경이다.
동락공원에서는 배드민턴은 제대로 칠 수 없다. 한참 게임이 재미있을 무렵이면 어김없이 불어오는 강바람의 심술로 정당한 승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틈만 나면 채를 휘둘러 대는 커플들. 젊음을 누릴 줄 아는 이들의 모습이다.
한쪽에는 때 이른(?) 은박지 매트가 깔려있다. 두 명의 여성이 연신 깔깔대는 웃음소리에 햇님도 슬쩍 넘겨다본다. 시누이 사이라는 박혜민(구평동)씨와 강말순(황상동)씨다.
“에너지가 넘쳐나는 아이들이 주말이면 온 집안을 북새통을 만드는데, 날이 따뜻해지는 분위기를 직감하고 얼른 동락공원으로 왔다”며 “이곳에 오면 남편과 동생은 가볍게 축구를 하며 몸을 풀고 아이들은 자전거 타고 롤러스케이트를 타느라 하루가 바쁘고, 껄끄럽기 쉬운 시누올케사이도 자연 속에 마음을 풀어놓아 친자매 못지 않은 우애가 싹튼다”고 자랑한다.
“아이들이 벗어놓은 외투만 해도 한 짐이다”며 흐뭇하게 노는 모습을 바라보는 그녀들의 눈에서 ‘가족의 회합장소’로도 손색이 없는 동락공원의 일면을 느낄 수 있다.
한편 동락공원에는 이런 저런 놀이거리도 숨겨져 있다. 가족들과의 봅나들이를 슬슬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
◇국궁장= 1달 회비 3만원으로 정신운동까지 해보는 것은 어떨까. 화살을 5개 쏘고 나서 과녁까지 주우러 가야하기 때문에 다리 품을 팔아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정신집중이 요구되는 고난이도(高難易度)의 스포츠다.
◇민속정원= 정갈하게 가꾸어진 텃밭에 책에서만 보던 곡식과 채소들이 심어져 있다. 태극형 연못과 물레방아는 옛 멋을 그대로 담아놓고 우리에게 속삭인다.
◇족구장과 산책로=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하다가 산책로를 걸으며 시원한 강바람을 맞아 볼 수 있는 것도 동락공원 만의 매력. 남편과 배드민턴이나 게이트볼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김은선 리포터 6k5tod@orgio.net
98년 7월 준공한 동락공원은 여름 휴일이면 하루 3000명∼4000명 정도가 다녀가는 곳. 아직은 날씨 탓인지 주말에만 평균 200명∼300명 정도 이용하고 있다. 새로 꽃길이 조성되고 전자신종 앞의 분수가 5월 준공하게 되면 더 많은 구미시민의 발길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2.5㎞정도 강을 따라 길게 늘어선 공원의 특성 때문에 공원전체의 시설을 모두 이용해 봤다는 사람은 30% 정도. 그만큼 잠재력이 있는 매력적인 공원이다.
실속파들이 즐겨 찾는 놀이시설
아이들도 그들만의 ‘하위문화’가 있기 마련이다. 그네들만의 문화를 실컷 누리며 마음껏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놀이동산. 보통 실내놀이동산의 입장료는 4500원선이다.
부모와 아이 두 명이 같이 입장한다면 두세 시간 놀이에 만만치 않은 경비를 지불하여야 한다.
실내 놀이동산이 계절과 기후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긴 하지만 땅을 밟을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어야 하는 아이들에겐 실외 놀이도 중요하다. 동락공원에도 이런 놀이시설이 있다.
동락공원을 찾은 요즘 아빠들은 성격(?)도 좋다. 아이들이 노는 공간에서 질서를 잡아주고 밀어 올려주고 붙잡고 내려오게 하는 건 물론이고 사진과 비디오 촬영까지 열심이다. 가기 싫다는 아이를 달래고 협박(?)하느라 진땀빼는 것도 아빠들의 몫.
그에 반해 엄마들은 태평이다.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이들도 있고 느긋하게 벤치에 앉아 아이와 아빠의 가벼운 실랑이를 구경하는 이도 있다.
“남편회사가 이 근처에 있거든요. 휴일이어서 아이와 여기서 놀다가 만나기로 했어요.” 신평동에서 ‘다리를 건너 왔다’는 주부 신영옥씨는 일주일후면 둘째 아이가 태어날 예정이라고. “오늘의 활기찬 풍경들을 마음에 담아두었다가 산후조리기간동안의 답답함을 이겨낼 예정”이라는 그녀는 2시간쯤 후 남편과 만나 부족한 출산용품을 챙기러 나섰다.
모임과 흩어짐의 조화
트랙을 돌기시작한 지 5분도 안돼 ‘엄마 더워’하면서 웃옷을 벗어 던지는 김미림(9)양. 겨우내 아파트 안에서만 생활하다가 오늘 처음으로 나왔다는 정미숙씨(35·진평동)는 “남편은 회사직원 결혼식에 가고 이제 막 롤러스케이트를 배우기 시작한 큰딸을 위해 ‘거금의 택시비’를 지불하며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단지 내에서는 위험에서 마음놓고 타질 못했는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매주 오고 싶다”며 무료로 롤러스케이트를 빌릴 수도 있다는 말에 깜짝 놀란다. 아예 가족 모두가 스케이트장으로 들어서 서로 허리를 잡고 트랙을 돌며 가족사랑을 과시하는 이도 있다.
관리사무소와 전자종이 마주하고 있는 광장 한쪽에는 아이를 풀어놓고(?) 독서를 즐기는 아빠. 잘 놀던 아이가 ‘으앙∼’하면 벌떡 일어서고… 부자의 다정한 오후 풍경이다.
동락공원에서는 배드민턴은 제대로 칠 수 없다. 한참 게임이 재미있을 무렵이면 어김없이 불어오는 강바람의 심술로 정당한 승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틈만 나면 채를 휘둘러 대는 커플들. 젊음을 누릴 줄 아는 이들의 모습이다.
한쪽에는 때 이른(?) 은박지 매트가 깔려있다. 두 명의 여성이 연신 깔깔대는 웃음소리에 햇님도 슬쩍 넘겨다본다. 시누이 사이라는 박혜민(구평동)씨와 강말순(황상동)씨다.
“에너지가 넘쳐나는 아이들이 주말이면 온 집안을 북새통을 만드는데, 날이 따뜻해지는 분위기를 직감하고 얼른 동락공원으로 왔다”며 “이곳에 오면 남편과 동생은 가볍게 축구를 하며 몸을 풀고 아이들은 자전거 타고 롤러스케이트를 타느라 하루가 바쁘고, 껄끄럽기 쉬운 시누올케사이도 자연 속에 마음을 풀어놓아 친자매 못지 않은 우애가 싹튼다”고 자랑한다.
“아이들이 벗어놓은 외투만 해도 한 짐이다”며 흐뭇하게 노는 모습을 바라보는 그녀들의 눈에서 ‘가족의 회합장소’로도 손색이 없는 동락공원의 일면을 느낄 수 있다.
한편 동락공원에는 이런 저런 놀이거리도 숨겨져 있다. 가족들과의 봅나들이를 슬슬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
◇국궁장= 1달 회비 3만원으로 정신운동까지 해보는 것은 어떨까. 화살을 5개 쏘고 나서 과녁까지 주우러 가야하기 때문에 다리 품을 팔아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정신집중이 요구되는 고난이도(高難易度)의 스포츠다.
◇민속정원= 정갈하게 가꾸어진 텃밭에 책에서만 보던 곡식과 채소들이 심어져 있다. 태극형 연못과 물레방아는 옛 멋을 그대로 담아놓고 우리에게 속삭인다.
◇족구장과 산책로=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하다가 산책로를 걸으며 시원한 강바람을 맞아 볼 수 있는 것도 동락공원 만의 매력. 남편과 배드민턴이나 게이트볼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김은선 리포터 6k5tod@orgi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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