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다가오고 있다. 의미 있게 이 시기를 보내고 새 학기를 맞아야 한다. 특히 예비중1이나 예비고1은 방학을 알차게 보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예비중1의 경우 폭넓은 영어책 독서를 위해서, 예비고1의 경우 정확한 영문 파악을 위해 문법을 한 번은 정리해야한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학생이 문법을 받아들일 만한 그릇이 되어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1이 되니 문법을 배워야 해, 또는 고1이 되니 심화 문법을 배워야 해”라고 접근하면 실패할 확률이 크다. 그 보다는 아이에게 영어가 어떻게 생겼는가 하는 것을 자꾸 보여 주어야 한다. 그것은 영어 독서를 의미한다. 아주 쉬운 책에서부터 자신에게 약간 어려운 책에 이르기까지 원서를 많이 읽게 해야 한다. 독서의 바탕이 되어 있는 아이들은 나중에 문법을 배워도 잘 받아들인다. 자신이 평소 많이 읽어 보았던 문장 패턴을 정리한 것이 문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들이 보는 책 중에 ‘Brown Bear, ~ , What do you see?’라는 책에 ‘I see a fish looking at me.’라는 패턴이 여러 번 나온다. 문법책이 아닌데도 재미있는 그림과 글을 통해 지각동사 다음에 목적어가 나오고 그 다음에 ‘~ing’가 나온다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보여줘서 그 책을 읽은 학생은 자기도 모르게 그 문법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이런 것은 일례에 불과 하지만 원서를 읽으면서 학생들이 배우게 되는 이점은 표현이 불가할 정도이다.
이처럼 쉬운 원서를 최소한 1,000권 이상 읽어 본 아이가 나중에 문법을 배우는 경우와 영어라곤 교과서에서 본 것밖에 없는 아이와는 뇌에서 영어를 받아들이는 수준이 이미 다르다. 학생들이 문법도 잘하고 정확한 영어를 구사하기를 바란다면 먼저 영어책을 읽게 할 것을 강력히 권한다. 그 토대 위에 문법을 배우면 아이는 날라 다니면서 쭉죽 빨아들인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영문법을 가르칠 때 원서 읽기를 매우 강하게 요구하며 학생 수준과 흥미에 따라 알맞은 원서 목록을 맞춤형으로 작성하여 읽게 하면서 가르친다. 그렇게 하면 아이는 그전과 다른 흥미로운 영어의 세계로 빠져든다.
이제 문법 학습도 달라져야 한다. 기존의 백화점식 진도 끝내기 학습이 아니라 배운 내용을 곧바로 활용하여 문장을 직접 만들고 사용할 수 있게 기획된 교재와 강의, 그와 연계된 독서를 통해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학생은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듣도 보도 못한 어려운 문법 용어들에 막혀 영어와 담을 쌓게 될 수 있다.
정구영 원장
고난도 TEPS 시리즈 및 수능 어법책 다수 저술
동양대, 청주대 겸임교수
정쌤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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