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방 신세’ 전통문화 지켝는 인동향교

인동지역 문화공간 탐방 1 - 인동향교

지역내일 2002-01-07
유교국가를 표방한 조선시대 교화정책 가운데 근본적인 방법으로 지방민의 교육을 위해 설치되었던 향교. 맨 앞에 강학의 장소인 명륜당이 배치되고 좌우로 지금의 기숙사와 같이 유생들이 기거하며 공부하였던 동재와 서재가 마주한다. 명륜당 뒤에는 공자와 선현의 위패를 봉안하고 제례를 위한 대성전이 위치하고 대성전 좌우로 동무와 서무가 마주하고 있다. 명륜당, 동무, 서무 및 대성전 주위로 성현 제사와 유생 교육에 필요한 제반 업무를 처리하던 건물들이 위치하고 있다.

조선시대 지방의 중등교육기관 ‘향교’
성종 이후 모든 군, 현에 설치되었으나 중기 이후 향교는 점차 무력화되어 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은 사림들이 중심이 되어 세운 사학인 서원이 거의 대치하게 되었고, 향교는 지방 양민들이 군역을 피역 하는 장소로 전락하였다. 1894년(고종 31년) 갑오개혁 때 과거제도의 폐지와 함께 향교는 이름만 남게 되고 단지 문묘에 대한 제사만을 담당하게 되었다.
인동향교는 원래 지금의 인동정류장 동쪽 편에 위치해 있었으나 도시계획이란 이름에 자리를 내주고 지금의 자리로 옮겨온 지 10여년 전쯤. 외세문화에 밀려 한쪽 구석에서 방치되고 있는 민족 문화의 단면을 보는 듯 하다.

조선시대 지방의 중등교육기관 향교
인동향교에는 현재 전교(典校)가 있어 향교의 모든 업무를 총괄하며 향교를 대표하고 실무를 담당하는 총무가 한 명 있을 뿐이다.
“동몽선습의 귀절 중에 ‘천지지간 만물지중 유인최귀’ 즉 인간이 으뜸인 것은 바로 삼강과 오륜이 있기 때문입니다”면서 말문을 여는 김종득 총무는 “사람으로 살면서 도리를 알아야 제대로 사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나’란 울타리의 삶에 안주하는 것보다 불의에 굴하지 않고 정의에 목숨을 걸었던 ‘선비정신’이 더 아쉽다”고 한다.

주민과의 융합을 위한 프로그램
접근이 용이한 서양문화에 밀려나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된지 오래인 우리의 예법. 하지만 우리 선조들이 지켜왔던 얼까지 내려 받는다면 ‘충효교실’은 청소년들의 정신세계를 튼튼히 내려줄 뿌리가 될듯하다. 방학기간에만 시행되는 충효교실은 이번 1월 7일부터 12일까지는 초등학생, 14일부터 19일까지는 중등학생을 대상으로 열린다. 교육비는 무료이며 교육시간은 10시∼12시다.
또 다른 행사로는 석전대제가 있다. 일년에 두 번 거행되는데 봄(음력 2월)에 한번, 가을(음력 8월)에 한번 초순에 ‘丁’자가 처음 들어가는 날 지낸다. 향사(鄕祀)라고도 한다. 자주 거행되는 것이 아닌 만큼 전통제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흔치않은 길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전통혼례도 가능
삶의 질곡을 겪은 후에 우리 것이 더 아름답게 보이던가. 이곳에서 전통혼례를 올리는 커플 중엔 제때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의식 있는 예비신혼부부도 늘고 있는 추세. 신부미용비만 제공하면 웨딩드레스를 입은 사진도 가능하며 접수비 5만원을 제하면 예식비 일체 무료로 제공된다.
과거 한 고을에 있어서 향교의 설치는 그 지역의 정신문화의 발전은 물론 학문을 중시하는 문향의 고을로 변모함은 물론 그 고장의 인물 배출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김종득 총무는 “여기에 모신 분들의 훌륭한 정신과 업적을 거울삼아 참인간의 도리를 연마하고 지역의 정신문화를 계도할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의 장으로서 역할을 다 할 것”이라며 또한 동시에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을 유지, 보급하고 소중하게 간직해 온 우리 고유 문화를 구미시민에게 소개하는 안내자가 되고자 한다”고 말을 맺는다.

김은선 리포터 6k5tod@orgi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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