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음식이라면 먼 곳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가는 현대인들. 슬로시티(slow city) 슬로푸드(slow food)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는 요즘이다. 바쁘고 피로한 직장인들, 아이들 뒷바라지에 지친 주부들이 자연과 더불어 천천히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정원이 예쁜 집 시골밥상 야누드를 찾았다.
● 인공을 벗고 자연을 입다.
원주에서 제천 방향으로 15분쯤 달려 금대초등학교 앞 신호등에 다다르기 바로 전 오른편에 시골밥상 야누드(대표 이금애)가 있다. 간판도 크거니와 널찍한 주차장은 주인의 넉넉한 인심을 말해주는 듯하다.
나무계단을 올라 싱그러운 넝쿨로 장식된 아치를 지나면 그야말로 인공을 벗고 자연을 입은 풍경이 펼쳐진다. 마당 곳곳에 피어있는 들꽃들은 잠자고 있는 감성을 깨우기에 충분하다. 앞마당에는 주인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채송화 패랭이 금낭화 과꽃 등이 피어있다. 거기에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을 이용해 작은 분수도 만들어 놓았다.
안으로 들어가니 창호지를 발라 만든 창문, 유난히 높은 천정이 시원스럽고 겨울에는 군고구마나 군밤을 구워먹을 수 있는 벽난로가 설치되어 있어 운치를 더한다.
● 자연산 발효 조미료로 맛을 내어
들꽃과 텃밭을 감상하다보니 어느새 한 상 가득 시골 밥상이 차려졌다. 철판 위에서 쌈과의 만남을 기다리는 낙지제육볶음은 생강효소로 맛을 내어 칼칼한 것이 입맛을 돋운다.
겉절이는 시기 별로 다른 종류가 나오는데 자연 그대로의 맛을 살리기 위해 주인장이 봄철 에 직접 채취한 산나물을 1년 동안 발효시켜 만든 산야초를 넣고 바로 무친다. “산야초는 재배채소에 비해 월등히 높은 영양소들을 함유하고 있어요. 비타민과 효소, 무기질, 섬유질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오랫동안 고루 섭취하면 성인병 예방은 물론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요”라고 한다.
그 외 생선구이, 각종 숙채, 장아찌, 물김치 등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어 아침을 거르기 일쑤인 현대인들이 헛헛한 속을 채우기 안성맞춤이다. 된장과 쌈장은 금대리에서 손맛 좋기로 유명한 분들이 담가 시골 밥상의 맛을 더욱 살려주고 구수한 누룽지로 마무리 하는 식사는 옛날 그대로의 정성을 느낄 수 있다.
갖가지 한방 재료로 맛을 낸 한방닭백숙
오가피, 황기 등 각종 한약재와 야채를 오랫동안 끓인 육수는 토종닭의 맛을 한층 살려 준다. 닭백숙과 함께 먹는 부추 겉절이는 개운한 끝 맛을 느낄 수 있다.
단체 예약의 경우 최대 100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작은 단체나 회사의 회식일 경우 자리를 옮길 필요도 없이 10시 이후에도 원하는 시간까지 정원을 사용할 수 있다.
저녁 식사 시간이 여유가 있다면 야간에 야누드 앞을 지나는 기차를 바라보자. 또 다른 공상에 빠지는 즐거움도 맛 볼 수 있다. 오랫동안 한자리에서 내 집 같은 분위기로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주인장의 세심한 마음이 눈에 들어온다.
18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야누드는 원래 찻집이었다가 5년 전부터는 외식 장소로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찻집을 할 때 여기서 데이트 하고 결혼한 사람들이 참 많아요. 어떤 분들은 벌써 초등학생이 된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찾아오기도 하시죠. 그런 분들이 추억을 떠올리면서 맛있게 식사하시는 걸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야누드를 지켜온 건 그런 고객들이 보내준 응원 덕분이라는 이금애 대표.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들이 오셔도 참 좋을 것 같아요” 라고 살짝 덧붙였다.
문의 : 762-7898
최선미 리포터 kww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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