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사람> 무료 양로원 준비하는 김선희씨

“함께 보고, 느끼고, 나눌 수 있었으면…’

지역내일 2002-01-30 (수정 2002-01-31 오후 6:11:30)
“함께 보고, 함께 느끼고 그리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작품활동을 하고 싶어요.”
한 여성 화가가 무료양로원을 준비하고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양화가 김선희(46)씨. 김씨에게는 화가라는 호칭보다도 자선사업가라는 호칭이 더 잘 어울린다.
대학에서 실용미술을 전공했던 김 화가는 졸업하고 해외생활을 했다. 김 화가는 당시 잘나가던 (주)대우 미국법인에서 디자이너 겸 바이어 상담역으로 활동했다.
이런 김 화가가 순수미술로 돌아선 것은 결혼 직후부터다. 당시 현지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남편 덕분에 미국 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고, 뉴욕에서 김 화가는 순수미술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후 남편의 근무처가 프랑스로 바뀌었고, 김 화가는 다시 파리에서 4년간 미술공부를 계속했다. 이에 대해 김 화가는 “디자인의 생명은 짧다”며 “이에 반해 순수미술은 자신의 삶만큼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90년대 초 한국에 돌아온 이후 김 화가의 작품활동을 시장논리로 평가하면 ‘빵점’이다. 작품을 위해서는 재료비, 활동비 등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데 김 화가의 작품 판매수익은 한푼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김 화가가 단 한 점의 작품도 팔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김 화가는 그동안 전시회 때마다 팔리는 수익을 장애인 등 어려운 이들을 위해 전액 내놓고 있다. 지난해만도 김 화가는 13차례의 국내 전시회와 7차례의 해외 초대전을 가질 정도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화가는 “몇 년 전 허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며 “이 기간동안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분 등 장애인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말했다. 또 “이분들이 얼마나 인간적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며 “이후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화가는 사랑을 나누고 함께 느낄 수 있는 그림이 살아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김 화가의 꿈은 화가로서의 성공보다는 무료 양로원 운영에 있다. 50살이 되면 양로원을 운영하겠다는 김 화가의 꿈은 절반쯤 성공했다. 충북 청원군에 2000여평 규모의 건물과 부지를 확보 놓았고 양로원 건립허가도 받아 놓은 상태다. 특히 의사 간호사 사업가 등으로 구성된 후원회(02-593-1212)도 꾸려놓았다.
김 화가는 “삶에 대한 열망은 강하지만 육체와 경제적 여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과 함께 하겠다”며 “많은 분들이 후원자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요즘 김 화가는 작품활동으로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는 1월31일부터 2월6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자연의 이미지 전’을 준비하고 있다.
2월 5∼9일에는 서양화 갤러리로 유명한 미국 뉴욕의 쌔럼 갤러리에 초대돼 전시회를 갖는다. 김 화가는 이 초대전에 ‘추억 속에서’라는 주제로 비구상화 40여점을 출품한다. 또 오는 5월 프랑스 파리에서도 초대전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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