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경험있다 "37.8%"

원주여성민우회, 대학생 성폭력 실태조사결과 드러나

지역내일 2001-12-05
대학내 성폭력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주여성민우회가 원주지역 관내에 위치하는 4개대학(상지대, 연세대 원주캠퍼스, 영서대, 원주대) 학생 294명(여학생 151명, 남학생 1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폭력 피해경험이 있다라고 응답한 학생은 19.7%로 조사됐으나 신체접촉, 성기노출, 강제키스, 강간 등 구체적인 피해내용이 있다라는 응답한 학생은 111명(37.8%)에 달해 대학생들이 아직 성폭력에 대한 개념을 모호하게 깨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성폭력은 술집(19.8%)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MT등 단체여행장소, 가해자의 집, 학교내 외진 곳 순으로 조사됐고 기타의 장소도 10.2%나 차지했다. 이런 결과는 직장내 성희롱이 빈번히 일어나는 곳이 술자리 등의 회식장소임을 고려할 때 대학내에서의 성문화 또한 사회적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피해당시 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피해본인과 상대 모두가 술에 취한 상황이 35.8%를 차지했으나 동시에 본인과 상대 모두 술에 취하지 않은 상황 역시 33.9%를 차지해 성폭력이 주로 술에 취한 상태일 때 발생할 것이라는 통념에 반하는 결과가 도출됐다.
가해자 조사에는 남자선배에 의한 피해가 40.7%로 가장 많았으며 잘 모르는 학우에 의한 경우가 16.7%, 여자선배에 의한 경우가 9.3%, 교수에 의한 경우도 0.9%로 나타났다.
응답자중엔 성폭력으로 인해 몸에 상처가 생기거나 성병에 걸리게 된 경우 심지어 낙태까지 겪게 된 경우도 있었으며 자살충동을 가진 경우도 6.8%에 달했다.
성의식에 대한 조사결과 57.8%의 학생들이 사랑한다면 혼전성관계를 할 수 있다고 응답했으나 결혼전 원치 않은 임신을 했을 경우 낙태할 수도 있다는 응답이 58.6%로 나타나 실체적인 성교육의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임신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 22명중 2명은 아이를 낳았다고 응답했으며 20명은 낙태를 했다고 응답했다.
이와 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5일 '대학내 성폭력 근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 원주여성민우회 이남숙 간사는 "대학생들의 경우 성폭력에 대한 개념이 정립돼 있지 않다는 것이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나 이를 위한 전담기구의 설치 및 학칙제정 등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원주 전관석 기자 sherp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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