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종합자원봉사센터 초록평화봉사단은 지난 해 12월 28일부터 올 1월 6일까지 필리핀 일로일로 빈가완 마을 블라보 초등학교에서 국제봉사활동을 펼쳤다. 초록평화봉사단은 고양시 청소년 22명이 참여한 청소년국제봉사단으로 공동체적 삶의 의미와 책임의식을 체득하기 위한 사회참여현장을 해외로 넓혀 지구촌의 나눔, 환경, 빈곤, 평화 등 다양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계기를 마련코자 결성됐다.
이들과 함께 동행한 윤용석 고양시종합자원봉사센터장은 “사실 떠나기 전에 걱정이 많았다. 9박 10일의 짧은 기간에 과연 외국의 어린이들에게 우리 문화를 전수해 줄 수 있을까 했는데, 역시 아이들은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금세 통했다. 국경을 초월한 순수한 아이들의 봉사가 빈가완 마을 아이들에게 전해준 성과는 기대이상이었다”고 한다. 봉사를 떠나기 전 초록평화봉사단은 사전 조사를 통해 확인된 현지여건과 요청사항에 따라 태권도 리코더 한글 등 교육지원과 담장과 울타리 설치 및 벽화 그리기 등 학교시설 개보수, 컴퓨터 및 문구기증 등 짧은 기간에 알찬 활동을 펼쳤다. 특히 6.25 참전용사와의 만남을 통해 6.25전쟁 당시의 생생한 상황을 전해 듣는 뜻 깊은 시간과 참전용사 추모를 통해 애도의 뜻을 표하고 감사를 전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들은 앞으로 고양시를 대표하는 청소년 봉사단으로 평화관련 캠페인 및 이벤트 프로그램을 기획해 청소년의 꿈과 희망이 자원봉사 활동과 함께 깊고 넓게 퍼질 수 있도록 활동 할 예정이다.
-모든 것이 부족하지만 밝게 웃던 블라복 아이들, 잊지 못할 거예요
필리핀 빈가완 마을은 2010년에 이어 2011년까지 고양시 청소년들이 자원봉사를 해온 인구 1만2000명 정도의 작은 농촌마을이다. 이곳에서 초록평화봉사단은 아이들에게 태권도와 한글, 꼭두각시 춤을 가르쳐주고, 이곳 블라복초등학교의 담장과 울타리를 설치해주었으며 벽화 그리기도 함께 하며 추억을 만들었다. 떠나는 날 짧은 시간 함께 했음에도 서로 아쉬워하며 눈물을 흘렸던 기억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는 초록평화봉사단원들. 봉사를 통해 나눈 것보다 배운 것이 더 많았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우리가 평소 당연하게 누리고 사는 것이 행운이고 행복이란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가서 보니 생각보다 형편이 어렵고 환경도 열악했어요. 대나무로 만든 좁은 집에서 젊은 엄마가 아이 4명을 키우고 있었는데 막내가 뇌종양이라고 하더군요. 형편이 어려워 병을 고칠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한국에 오면 쉽게 고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이제 저는 만 19살이 지나 청소년이 아니기 때문에 초록평화봉사단으로 함께 봉사활동을 하진 못할 것 같아요. 하지만 이번 해외봉사를 통해 제 삶의 목표가 확실하게 정해졌어요. 앞으로 경제학을 전공할 계획인데 돈을 부지런히 벌어서 세계 곳곳의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기부활동을 펼치고 싶어요. 돈이 없어 굶고 병을 못 고치는 지구촌의 이웃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 (초록평화봉사단 단장 김민철)
"철없이 굴던 내 모습과 나보다 훨씬 어린아이들의 철든 모습을 비교해보니 제 자신이 부끄러웠어요. 블라보 아이들이 비록 저보다 어린아이들이었지만 아이들에게 배워야 할 것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필리핀 봉사활동이 힘들었지만 제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으며 인생에 있어서 보람 있는 시간을 보낸 것 같아 뿌듯해요.“ (안곡고 3, 부단장 송하영)
"제가 수업을 가르쳤지만 오히려 아이들을 보는 과정에서 내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얻은 것 같아요. 봉사활동이란 누군가 한쪽이 일방적으로 베풀고 섬기는 것이 아니라 선행을 통해 서로가 기쁨을 얻는 것이라는 걸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확실히 실감했어요." (화정고 2, 정명지)
“저는 이번에 중학교를 졸업하고 백양고등학교에 입학예정이에요. 사실 중학교 때는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봉사를 많이 다녔어요. 해외봉사를 다녀오기 전까지 이곳에서 하던 것처럼 쉽게 생각했던 것도 있었고요. 그런데 다녀오고 나서 제 꿈이 확고해졌어요. 앞으로 사회복지를 공부해서 해외봉사단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싶어요.” (신능중 3, 김진욱)
“블라복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의 찢어진 가방과 신발이 너무 마음에 걸렸고 너무 사주고 싶었어요. 처음으로 인생에서 나의 삶에 대한 감사와 소중함을 느끼고, 아이들에게 연민과 종정을 느끼게 됐어요. 정말 인생에서 뜻 깊은 시간이었고,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꼭 가보고 싶어요.” (행신고 1, 이상민)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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