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청소년 봉사활동

봉사, 어디까지 해봤니?

지역내일 2012-01-01

최근 청소년 봉사활동이 진화하고 있다. 청소나 심부름을 하던 단순노동에서 이제는 자신의 재능이나, 재미, 진로, 적성을 결합한 실속형 봉사가 대세다. 일회성이던 봉사의 형태도 달라졌다. 꾸준히 봉사하는 청소년이 늘어난 것. 더불어 봉사자의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그들은 “나와는 다른 세상과 소통하면서 남을 이해하는 마음을 키우고, 스스로 되돌아보며 성장의 기회가 됐다”고 말한다. 고양시 종합자원봉사센터의 이유리 대리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특기와 재능을 나누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봉사활동은 인성교육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진화하는 청소년 봉사활동, 그 현장을 가봤다.
이난숙 이남숙 리포터


‘비와 관련된 문화행사 기획’하는 이슬아, 한세나 학생
“비 내리는 날, 힘든 이웃과 함께 해요”


비 오는 날, 비와 관련된 문화행사로 비 피해 가정을 구호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들은 백신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이슬아, 한세나 학생이다. 두 친구의 문화 기획은 평소 비를 좋아하는 이슬아 학생의 엉뚱한 상상에서 시작됐다. “비 오는 날 집에만 있지 말고, 밖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이슬아 학생)
그렇게 탄생한 것이 ‘비 내리는 미술관 문화기획 협의회’다. 이곳에서는 기획부터 협찬, 섭외, 운영, 모델 등 모든 것을 학생들의 힘으로 이뤄낸다. 많은 청소년들의 재능 기부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행사참여 학생은 수백 명에 달하지만, 실질적인 운영진은 다섯 명이다. 슬아 학생은 총괄기획과 협찬을, 세나 학생은 섭외를 맡았다. “저희 말고, 운영담당 이가은(정발고 2), 최차현(중산고 2), 음향장비담당 유은하(봉일천고 2)학생이 더 있어요.”
지난 10월 호수공원에서 열린 ‘비 내리는 미술관’ 행사에는 고양시 20여개 학교에서 2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많은 학생들의 참여를 이끈 데는 마당발 세나 학생의 활약이 컸다. “비 오는 날, 비로 인해 고통을 받는 이들을 돕는 의미 있는 행사니까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학생들이 꾸려가는 행사라 많이 부족하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세요.”(한세나 학생) 이 날 개최된 레인패션쇼와 음악회, 미술전시 등은 많은 시민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또 비 피해 가정을 돕는 모금활동은 보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레인패션쇼가 인기가 많았어요. 학생 모델과 학생이 만든 우산이 신선 했나 봐요.”(한세나 학생)
이슬아 학생은 “TV에서처럼 땀을 흘려 남을 돕는 것만이 봉사활동은 아니에요. 거창하지 않더라도 직접 도전해보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잘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 보세요”라고 말한다. 지금 두 친구는 겨울에 있을 ‘눈 내리는 미술관’을 기획하고 있다. 이슬아 학생은 “많은 청소년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런 의미 있는 행사가 전국 곳곳으로 퍼져 세계적인 문화행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문의 031-819-0085 http://cafe.naver.com/raingallery



‘착한 댓글’ 다는 손혜린, 손형민 남매
“악플 없는 행복한 세상 꿈꿔요”


손혜린(호곡중 3), 손형민(호곡중 2) 남매는 칭찬과 격려의 댓글을 달아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학교의 동아리 활동으로 선플달기를 시작했지만, 생활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학교 선플 동아리의 단장이기도 한 손혜린 학생은 “악플로 고통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연예인을 보면서 선플달기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선플달기를 시작해 3년째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하루에 40개 이상 선플을 단 적도 있다. 한 살 동생인 형민학생은 누나의 권유가 아니라 친구 따라 선플달기를 시작했다. 지금은 누나와 같은 동아리에서 활동 중이다. 형민학생은 매주 토요일 계발활동시간에 컴퓨터실에서 틈틈이 선플달기를 한다. 
“선플달기는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는 내용, 예를 들면 얼마 전 있었던 개그맨 최효종 사건이 되겠네요. 그런 사건은 반대편에 있는 국회의원을 비방하는 게 아니라 최효종씨를 격려하는 댓글을 달아 응원합니다.”(손혜린 학생)
혜린 학생 남매는 서로의 좋은 점을 글로 올리는 선플달기 운동 뿐 아니라 인터넷 관련 투표, 인터넷 휴(休)요일 운동,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UCC 제작 등 바른 인터넷 사용도 알리고 있다. 손혜린 학생은 “선플달기 운동은 선플 1건당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부금이 전달되기 때문에 더욱 뜻깊은 활동”이라고 말한다.
남매는 선플달기 운동을 펼치며,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해졌다. 또, 의미 있는 활동을 통해 책임감과 자존감도 높아졌다고 한다. “악의적인 댓글은 정말 이유 없는 공격일 때가 많아요. 그 댓글로 상처 받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어서 보람 있어요. 제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도 되는 것 같습니다.”(손형민 학생)
누나 손혜린 학생은 “생활 속의 작은 배려를 실천하고, 나누면서, 더 바르고 좋은 생활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며, “앞으로 더 많은 청소년들이 선플달기에 적극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한다.


‘찾아가는 음악회’ 여는 일산청소년교향악단
“가슴 따뜻해지는 음악으로 나눔 실천해요”


따뜻한 음악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친구들도 있다. 그들은 일산청소년교향악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초, 중, 고 학생들이다. 올해로 창단 15주년을 맞은 일산청소년교향악단은 정기공연이외 ‘찾아가는 음악회’를 열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일 년에 네 번, 그들이 찾아가는 곳은 장애우 학교와 복지시설, 그리고 병원이다. 올해는 한국경진학교와 일산종합사회복지관, 일산직업능력개발원을 찾았다. 연주곡은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교향곡과 영화음악으로 구성했다. 찾아가는 음악회는 60여명의 학생들이 결석을 하면서 참가하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
발명가가 꿈이라는 서진솔 학생(오마중 3)은 일산청소년교향악단에서 활동한지 7년이 됐다. “음악은 말을 하지 않아도 소통이 되고, 마음이 전달되는 것 같아요. 특히 장애우 친구들을 찾아가는 음악회는 제게 아주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자기 성찰과 반성, 성장의 기회였지요.”
심리치료사가 되고 싶다는 공수빈 학생(오마중 3)은 “학교 부적응으로 힘이 들 때, 음악을 통해 나 본연의 장점을 찾게 됐다”며, “저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으로 자신감을 되찾아 주고 싶다”고 말한다. 취미로 바이올린을 하고 있다는 김민정 학생(백신중 2)도 “우리 오케스트라 연주가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한다.
아나운서가 꿈이라는 송예지 학생(오마중 1)은 “악기로 다른 사람들에게 뭔가를 줄 수 있다는 것이 뿌뜻하다”며, “나눔을 실천하면서 긍정적인 마음이 커지는 것 같다”고 한다.
손을 다쳐 불편한데도 연주회 연습에 참여한 허준 학생(오마중 1)도 일산청소년교향악단 활동으로 얻은 게 많다고 한다. “음악은 정말 신기한거 같아요. 꼬집어 말하지 않아도 강한 비트로 우리 마음에 울림을 주잖아요. 그 울림은 뭔가 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고, 자신감으로 이어지죠. 우리 연주를 듣는 많은 분들이 자신감과 희망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일산청소년교향악단은 이외에도 경기도 사회복지협의회 ''1004 지역사회봉사단'' 문화·예술분야에 위촉돼 문화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문의 031-905-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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