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위험도시 고양시, 교통안전지수 경기도내 최하위

전국 228개 시군구별 교통안전지수 189위

지역내일 2011-12-25

보행자 사고와 교통사고 발생 증가에 대한 대책 마련 시급


지난 10월24일 중산동 해태쇼핑 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이 신호등을 무시한 채 불법 좌회전 한 버스에 그대로 부딪혀 사망했다. 사고당시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켜져 있었는데 버스 운전사가 신호를 무시한 채 이를 지나치다 발생한 사고다.
이 사건을 접한 시민들은 고질적인 교통안전불감증이 빚어낸 결과로 어린이가 사망한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주엽동 이정길(63세)씨는 “횡단보도나 길을 걷다보면 신호를 위반하는 차량이 너무 많다”며 “보행자에 대한 배려없이 운전하는 운전자를 자주 보게 된다”고 전했다. 대화동 김용수씨(78세)는 “고양시가 겉으로는 사람들 살기 좋은 도시처럼 보이지만 교통사고 위험이 많은 도시라고 생각한다”며 “신호위반을 하는 버스, 과속을 하는 자가용 차량 등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느낀 적도 몇 번 있다”고 전했다.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은 통계로도 나타났다.


보행자 사고에 대한 안전 대책 필요
도로교통공단에서 발표한 교통안전지수를 보면 고양시는 전국 228개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189위로 교통안전지수가 67.7로 나타났다. 경기도내 31개 시군구 중에서 최하위인 31위다. 교통안전지수는 교통안전관리의 기초단위인 각 기초자치단체의 교통사고발생 현황자료(사고건수, 사망자수, 사상자수, 보행중사망자수 등)를 기초로 한다. 이를 해당 자치단체의 교통여건(인구수, 자동차등록대수, 도로연장거리 등)에 대비해 결과를 산출하며, 100점 만점으로 교통안전 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2010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발생한 교통사고를 자료로 했다.
2010년 고양시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3,436건이었으며, 사망자는 59명, 부상자는 5,435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찰에서 조사 처리한 경찰교통사고 통계다. 경찰교통사고 통계와 보험사, 공제조합 등에서 처리한 교통사고까지 합하면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17,133건으로 사망자 59명에 부상자 27,033명으로 나타났다.
경찰교통조사 통계를 기준으로 사고유형별 교통사고를 분석해 보면 차대사람 교통사고가 614건 발생에 사망자 28명, 부상자 640명이었다. 차대차 교통사고는 2,693건에 사망자 24명, 부상자 4,645명으로 나타났다. 차량단독 교통사고는 129건으로 사망 7명, 부상자 150명이었다. 2010년 한해 음주운전으로 발생한 교통사고는 539건이었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는 14명, 부상자는 1,021명에 달했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를 분석해 보면 보행자가 28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65세 이상 노인이 19명, 음주운전 사고 14명, 화물차 사고 12명, 이륜차 승차자 9명, 신호위반 사고 7명, 자전거 승차자가 3명 순이었다.
교통안전지수 산출 결과를 평가해 보면 고양시는 보행자 사고에 대한 안전대책과, 교통사고 발생건수 증가에 대한 대책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질서 확립과 교통사고 줄이기 위한 노력 필요
교통안전공단(http://tmacs.ts2020.kr/)에서는 2010년 고양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위반 유형별로 분석했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안전운전 불이행 건수가 1,731건으로 가장 높았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수가 37명이었다. 다음은 신호위반이 606건, 안전거리 미확보가 368건, 교차로 운행 위반이 265건이었다. 중앙선 침범은 202건으로 이로 인한 사망자수는 10명이었고, 신호위반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7명이었다. 고양시의 교통질서 확립과 교통사고 줄이기를 위한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
고양시 교통안전국 관계자에게 교통사고 줄이기를 위한 시의 대책에 대해 물었다.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에 대한 시설 개선사업과 어린이 보호구역, 노인보호구역 등을 지정해 교통사고 줄이기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교통질서 확립이라는 것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큰 성과를 얻진 못하고 있다. 교통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한 획기적인 대책보다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전 고양시의원이자 교통공학 박사인 박규영씨는 “고양시에서 교통사고 줄이기를 위한 일부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나, 조사와 대책이 다소 미비하다고 본다”며 “고양시가 좀 더 관심을 가지면 확실히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인데, 관심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참고자료 도로교통공단 2010년 지역별교통사고통계, 2010년 전국시군구별 교통안전지수, 도로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정보분석


박규영 교통공학 박사(전고양시의원) 인터뷰
Q> 고양시 교통안전지수가 경기도내 최하위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한 박사님의 견해는 어떠한지요?
A> 고양시의 인구는 96만명, 시예산은 1조 2천억으로 우리나라 기초자치단체중 3위의 도시입니다. 국가간 통계비교에서 선진국일수록 교통안전수준은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입니다. 그러나 고양시는 도시재정과 도시규모는 우리나라에서 상위수준이나 안전수준은 경기도내 31위로 부끄러운 상황입니다. 도로교통안전공단에서 산출한 교통안전지수 평가 항목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고양시는 특히 보행사망자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보행자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망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도로연장 1km당 중사고건수와 도로연장 1km당 사망자수도 타도시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좀 더 자세한 원인분석을 해봐야겠지만, 고양시 도로의 위험도가 타도시에 비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Q> 고양시의 교통사고 발생율이 높은 원인은 무엇 때문일까요?
A> 교통사고는 기본적으로 확률의 특성을 가지고 발생하기 때문에 특별히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원인분석을 위해서는 사회환경요인, 차량요인, 시민의식, 도로환경요인, 운전자요인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의 고찰과 분석이 필요합니다. 통계상 나타난 값만으로 추측한다면 우선 보행자 사망율이 높은 경우, 해당 지점에 대한 분석을 해봐야겠지만, 도로안전시설물이 미비하거나 속도관리가 안 되는 곳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망피해로 이어지는 많은 사고가 속도가 높은 도로에서 발생합니다. 주변의 토지나 도로이용자 특성을 고려한 종합적인 운영관리가 필요한데, 이 부분이 간과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또한 도로시설상의 문제로는 도로선형자체가 불량하면서도 교통량이 많은 도로들이 있고(예, 국도39호선), 고양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여러 도시개발 사업지구와 기존 중심지와의 도로망 연계가 원활이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안전상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Q> 교통안전도시를 만들기 위해 고양시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A> 기본적으로 아무리 좋은 도시 하드웨어 구조를 가졌다고 해도,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시민의식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나 시민의식은 일순간에 높아지지도 않고, 고양시와 같이 전입전출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도시에서는 시민의 교통안전의식을 제고할 수 있는 지속적인 교육과 캠페인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시민 의식에 모든 것을 의존할 수는 없습니다.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부분은 해 놓고 그 다음을 요구해야지요. 한 예로 교통사고 발생통계를 토대로 위험도로를 선정하고 이 위험구간 또는 지점에 대한 분석을 통해 개선안을 다각도(시설, 운영 등)로 시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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