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꿈나무 카트드라이버 김재현 군

“일곱 살 때부터 나의 꿈은 카레이서”

지역내일 2011-11-28

열일곱 청소년에게 해맑다는 표현은 지나칠까. 눈빛이 그랬다. 아버지를 따라 카트레이싱을 구경하러 다니던 때부터 십 년이 지났다. 너무나 원했던 일을 바로 지금 하고 있다.
“일곱 살 때부터 꿈이 카레이서였어요. 그 때부터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어요.”
김재현(BH팀. 백신고1) 군은 카트전국챔피언십에서 2009년 종합준우승, 2010년 종합 3위, 올해에는 종합 챔피언으로 올랐다. 이달 1일 F1조직위원회와 KDB산업은행이 후원하는 ‘F1 꿈나무'' 4명 중 하나로 뽑혀 500만 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코너를 빠르게 돌아가는 카트를 보며 눈을 반짝이던 소년. “너무 타보고 싶었지만 다칠까 무서워 차마 타고 싶다고 말하지 못했다”던 일곱 살 아이는 이제 국내에서 손꼽히는 드라이버가 되었다. 카트레이싱 입문 3년 여 만에 베테랑 카트 드라이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했다.


열네 살에 잡은 카트 핸들 
0.01초 차이로 1,2등이 갈린다. 레이스가 끝나고 깃발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집중해야 한다. 모터스포츠는 위험하기로 손꼽히는 스포츠다. 바닥에서 불과 2cm 떨어진 높이, 땅의 질감을 오롯이 느끼며 빠른 속도로 달리기 때문에 체력 소모도 크다. 시속 100km로 달릴 때 운전자가 느끼는 체감속도는 1.5배인 150km다.
그래도 재현 군은 카트가 좋았다. 기회는 중학교 1학년 때 찾아왔다. 취미로 카트레이싱을 하던 아버지 김병형 씨가 파주 카트랜드에서 “한번 타보겠느냐” 물었다. 재현 군은 망설임 없이 탔고, 곧잘 타는 모습을 본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중고카트를 한 대 사주었다.
아버지는 스트레스 해소하라고 사 준 거였지만 아들한테는 꿈을 향해 가는 첫 걸음인 셈이었다. 주말을 이용해 혼자서 연습하러 다니며 카트레이싱에 빠져 들었다. 초등학생 이상이면 탈 수 있는 서킷라이센스를 획득하고 그해 4월에 첫 대회에 나가 순위권에 들었다.


스피드를 동경한 소년, 학교를 나와 카트 드라이버의 길로
연령 제한 없는 카트대회에서 성인들과 함께 해도 두각을 드러낼 만큼 재현군은 소질이 있었다. 시상대에 올라가기 시작하는 아들을 보며 아버지는 고민이 깊었다고 속내를 털어놓는다.
“고민을 많이 했죠. 과연 이 길로 어릴 때부터 가서 뭐가 될 수 있나 싶었어요.”
고민스럽기는 재현 군도 마찬가지였다. 본격적으로 카트레이싱을 하고 싶지만 학업과 병행하려니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학업을 중단하기로 마음먹는다.
“힘든 결정이었어요. 중등까지는 의무 교육인데 카트를 타기 위해서 학교를 유예시킨다는 결단이 쉽지 않았죠.”
15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대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당시 2년 여 집중적으로 레이싱 훈련을 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재현 군은 검정고시로 중등 과정을 이수하고 올 초 백신고등학교에 진학했다.


현장 적응력 빠르고 공격적인 레이싱 구사
일반인들에게는 컴퓨터 게임 ‘카트라이더’를 통해 익숙해 진 정도로 국내 카트 인구는 많지 않다. 카트드라이버가 되고 싶어도 전문적으로 배울 곳이 마땅치 않다. 재현 군의 아버지는 “팀다운 팀이 몇 개 없을 만큼 모터스포츠 자체가 낙후돼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아버지 김병형 씨는 아들의 경기 지도를 직접 맡는다. 재현 군의 특징인 공격적인 레이싱을 가르친 것도 아버지다. 평소에는 레이싱에 필요한 팔 어깨 가슴 등 근육에 주력해 트레이닝을 한다. 코너링을 할 때 지구 중력의 3배의 압력을 견디는 목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김병형 씨는 재현 군의 장점을 “차의 엔진이나 상태 상황을 빨리 감지하는 점”을 꼽는다. 경기장을 투어하면서 차의 상태가 자주 변하는데 그것을 빨리 잡아낸다는 것이다. 엔지니어와 차, 드라이버의 삼박자가 잘 맞아야 하는 모터스포츠에서 ‘감이 빠른 드라이버’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F1 드라이버를 향해
재현 군은 “아버지의 도움이 가장 컸고 해외 시합에서도 배운 것이 많다”고 말한다. 경기 운영이나 테크닉, 드라이빙에 대해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 12월에도 일본 ‘카트 레이스 인 스즈카’에 출전한다. ‘모터스포츠의 천국’이라 불리는 일본 전역에서 올라온 드라이버들과 기량을 겨룬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레이싱 시뮬레이터 프로그램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영어 공부도 쉬지 않는다.
재현 군은 여기서 멈추고 싶지 않다. 그의 꿈은 F1드라이버다. 한 여름 두꺼운 카트슈트를 입고 땀을 뻘뻘 흘려도, 시속 160km로 코너를 돌며 목이 꺾일 듯해도 꿈이 있어 힘든 줄 모른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인 F1대회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카트레이싱 대회에서 기량을 갈고 닦아 언젠가 F1드라이버가 되겠다는 재현 군의 꿈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카트레이싱은 어떤 종목?
배기량 120cc 엔진을 장착한 소형 경주용 자동차를 타고 달린다. 총알 같은 스피드와 급제동, 코너링 기술로 ‘F1대회의 축소판’이라 불린다. 모터스포츠의 원점이라 할 수 있으며, ''F1의 전설'' 미하엘 슈마허 등 최고의 F1 드라이버들도 카트를 통해 입문했다. 서킷라이센스를 획득하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우리지역 카트레이싱 즐길 곳
장소/ 주소 / 연락처(031)
파주스피드파크 / 파주시 파평면 덕천리 / 959-0420
파주카트랜드 /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 944-9736
팡팡체험레져스쿨 / 파주시 탄현면 금산리 / 945-8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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