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요리’가 아닐까요. 요리 감성시대란 말이 생길 정도로 요리의 위상이 높아졌는데요. 여기, 요리를 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요리를 생각하며 더 좋은 내일을 준비하는 행복한 주부들이 있습니다. 특히 취미로 시작한 요리가 그들을 새로운 길로 안내하고 있다는데요. 이번 주 ‘문화센터를 찾아서’는 롯데마트 주엽점의 ‘가정요리교실’에서 보글보글 맛있는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요리할 때 빛이 나요
화요일 오전 10시 10분. 8명의 수강생들이 모여 맛있는 수다가 한창이다. 지난 주 김장을 했다는 김은혜씨가 김치와 돼지고기를 가져온 게다. “오늘 수육해서 같이 먹으려고요.”
다들 요리라면 자신이 있는 듯 자연스럽게 수육 준비를 돕는다. 돼지고기가 불 위에 올려지고, 온기가 퍼질 즈음, 이지현 강사의 수업이 시작됐다. 오늘의 요리는 가자미스테이크와 양송이버섯스프이다. “요리 수업은 보통 4명이서 두세 가지 요리를 하는데, 우리는 1인 1실습을 합니다.” 반장 조이화씨(33세)의 말이다.
메인 요리인 가자미의 비늘을 벗기고, 등에 X자 모양으로 칼집을 내 소금을 뿌린다. 야채와 과일들도 씻어 준비하고, 예열된 오븐까지 척척. 함께 요리하는 양송이버섯스프도 채비를 마쳤다. 끊임없는 대화 속에서도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요리, 예상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완성되었다. 손맛 좋은 사람들은 미적 감각도 타고 났는지, 그릇에 담아내는 솜씨도 보통이 아니다. 어느새 밥까지 지어, 보기 좋게 한상 차렸다.
가정요리반은 수업이 끝나면 다 같이 모여 시식을 한다. 곁들여 차 한 잔하고 나면 오후 1시가 넘는다. 최고 동안인 박미정씨(41세)는 “어울리다 보면 재밌게 놀다가는 기분이 든다”며 “다들 요리 할 때 빛이 나는 사람들이라 함께 하면 마음이 푸근해진다”고 말한다. 수강생은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식탁이 달라졌어요
‘엄마의 손맛’을 강조하는 이지현 강사덕에 수강생들의 부엌에 조미료가 사라졌다. 꼼꼼한 수업내용은 요리의 순서를 정하게 했고, 먹을 만큼 만드는 좋은 습관도 몸에 배게 했다. “30년 동안 주부로 살았지만, ‘아무것도 몰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테이블 세팅부터 식탁 차리는 게 너무 달라졌어요.” 맏언니 김영숙씨(56세)의 말이다. 요리를 배운지 8개월 정도 됐다는 김명주(46세)씨는 “요리 하면서 스트레스가 팍팍 풀려선지 우리 집 식탁도 덩달아 즐거워졌다”고 말한다. 실력파로 통하는 조이화씨(33세)는 “요리를 체계적으로 배우면서 어머님 생신이나 집안의 큰 일 치룰 때 쉬워졌다”고 한다. 오랫동안 다이어트를 해왔다는 이은화씨(39세)는 “어느 날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남편의 충격적인 선언에 요리를 배웠다”며, “요즘은 깐풍기, 햄버그스테이크, 탕수육, 교촌 치킨 등 웬만한 간식은 직접 해결한다”고 자랑한다.
요리로 다른 길을 열어요
가정요리반 수업을 들으며, 한식자격증을 딴 수강생이 세 명이나 된다. 조이화, 이은화, 김영숙씨이다. 그들은 지금 12월에 있는 중식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그들을 앞으로 쭉쭉 나아가게 한데는 이지현 강사의 격려가 결정적이었다. “여기에서 멈추지 말고, 창업까지 계속 도전하세요.” 이지현 강사는 틈틈이 테이블 세팅 대한 노하우를 알려주고, 맛집을 함께 다니며 다양한 감성을 자극한다.
올해 쉰여섯인 김영숙씨는 코피를 흘려가며, 4개월 만에 한식자격증을 땄다고 한다. “아들이 유학원을 하고 있는데, 나는 홈스테이를 하려고요. 우리나라 음식을 맛깔나게 해서 외국 학생들 입맛을 확 사로잡을라고. 그게 내 꿈이에요.(웃음)”
타고난 손맛을 자랑하는 조이화씨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열정이 마구 솟구친다고 한다. “요리를 좀 더 체계적으로 배워서 요리 관련 사업을 하고 싶다”며 야무진 고백을 한다.
요리하는 여자, 이지현 강사
이지현 강사야말로 취미로 시작한 요리가 직업이 됐다.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했지만, 늘 요리하는 게 좋았다고 한다. “친구들 밥 해 먹이는 게 취미였다”고 말하는 그는 10년째 요리를 해 오고 있다. 롯데마트 문화센터에서 강의를 한지는 4년이 조금 지났다.
김영숙씨은 “너무 자상하고, 차분하고, 점잖으시다”고 이지현 강사를 소개한다. 양송이 스프를 끓이던 최명주씨도 “재밌고, 섬세하세요”라며 거든다.
수강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이지현 강사는 요즘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 경희대 강의부터 파티 플래너, 컨설팅, 테이블 세팅까지, 하고 있는 일만 해도 여러 가지이다.
이지현 강사는 “매일 갈 곳이 많지만, 여기는 집 같은 곳”이라며 애정을 들어낸다. “무엇보다 가정적이고, 열정이 넘치는 수강생들과 함께 해 행복하다”며 “요리를 배우는 데 만 집중하지 말고, 다양하게 보고, 즐기라”고 조언한다.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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