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애니골 내 정육식당 ‘한우시세’ (구 착한고기) 조철수 대표

“시세에 따라 정직한 가격, 제대로 된 고기만 선보이겠다”

지역내일 2011-11-11

 


애니골 정육식당 구)착한고기가 ‘한우시세’로 상호를 바꿨다. 이름만이 아니다. 2007년에 문을 연 이래 ‘고기 먹으려면 착한고기로 가야 한다’고 믿고 있던 단골들은 당혹스럽다. 조철수 대표는 바로 그런 이들을 위해 이름을 바꾸었다고 말한다. “당장의 이익보다 정직을 선택하고, 고기가 아닌 가치를 판다”는 한우시세 조철수 대표를 만나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시세에 따라 가격 조정하는 정육식당
한우시세는 토종 한우와 국내산 돼지고기를 경매시장과 육류 도매시장의 시세에 맞추어 가격을 결정한다. 일례로 500그램에 19,000원에 판매하던 삼겹살을 얼마 전 15,000원으로 내린 일을 들 수 있다. 그러다 고기 시장에 내리는 요인이 있으면 12,000원까지 내려가기도 한다. 10월 마지막 주에 책정한 한우 1++등급의 등심 1kg 가격은 24,000원이다. 국거리와 불고기 25,000, 사골 15,000원, 우족은 16,000원이다. 모두 1등급 이상의 고기 1kg 가격이다. 대형마트보다 싸다.
아무리 시세가 오른다 해도 일반 식당에서 먹는 것보다 평균 10~15% 싸다. 유통마진이 없기 때문이다. 또 지방덩어리 같은 먹을 수 없는 부위는 무게로 달지 않는다. 양심을 속여 팔지 않기 때문에 같은 돈을 주더라도 더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고기를 식당 홀에서 구워먹을 경우 상차림 비용으로 1인당 3천원을 받는다. 고등학생 미만은 무료다. ‘오늘 고기 좀 먹어보자’는 회식이나 가족 외식 장소로 적당하다.


구)착한고기의 명성, 왜 버렸나
=속이는 건 싫어 양심 택했다
5년 전, 조 대표는 ‘우리 축산물을 정직하게 제공한다’는 경영 원칙이 마음에 들어서 프랜차이즈를 선택했다. 그는 본사의 경영 이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소비자의 마음에 가닿기 위해 노력했다. 업계 최초로 대기 순서 전광판을 만들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본사에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프랜차이즈의 폐단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초창기 때 들어오던 고기가 아니에요. 시간이 지날수록 고기질이 점점 더 떨어지는 거예요. 그게 마음에 걸려 도저히 내놓을 수가 없었어요. 더 이상 안 되겠다는 생각에 결심했어요.”
고기 가격은 오르는데 질은 낮아져 갔다. 믿고 찾아오는 손님들 앞에 얼굴을 들 수 없었다. 먹는 손님은 몰라도 파는 주인은 안다. 이름값을 버리더라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렸다.
이름을 바꾼 뒤 주인마저 바뀐 줄 알고 발길을 돌리는 단골들도 있다. 당장은 조금 손해가 될지 모른다. 그러나 길게 보면 모두에게 이득이라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여행사를 운영하다 외식업에 뛰어들었던 첫 마음, “문을 닫는 한이 있더라도 정직함은 잃지 말아야 한다”던 다짐을 조 대표는 이렇게 지켜가고 있다.


값싸고 좋은 고기 어떻게 가능한가
=고양축협, 김해축협, 농협 안심한우 중간단계 없이 제공
프랜차이즈 폐단을 벗어나 소비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온 한우시세. 중간단계를 없애고 축협과 직접 거래한다. 고양축협, 김해축협, 농협 안심한우에서 고기를 가져온다. “고기만은 최상급을 제공하려고 노력한다”면서 “질 좋은 고기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한우시세 매장 안에는 양심저울이 있다. 주인이 무게를 속여 팔지 않는지 손님들은 언제든 직접 저울에 달아볼 수 있다. 실제로 식당에서 무게를 달아보는 손님은 극소수다. 믿기 때문이다. 손님들의 마음을 조 대표는 저버리지 않는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음식을 재사용하지 않는다, 무게를 속이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조 대표는 “진실하게 일하는 만큼 많이 찾아달라”는 당부를 덧붙인다.




고기 이렇게 고르면 후회없다
=육색은 중간정도 빨간 색, 마블링은 적절한 것이 좋아
조 대표에게 ‘고기 잘 골라 먹는 법’을 물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등급’이라고 말한다. 등급에 따라 맛도 가격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식당에 가서도 ‘등심’이라고 고기 부위만 썼는지 등급을 정확히 썼는지 따져보라고 말한다.
“판매하는 사람이 속이려고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등급을 정확히 써 놓은 곳을 찾는 것이 첫 번째 기준입니다.”
등급을 속이는 것도 불가능 한 일은 아니기 때문에 주인이 얼마나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도 살피라고 강조한다.
고기를 직접 고를 때는 육색과 마블링 정도를 살핀다. 육색은 너무 짙지도 옅지도 않은 것으로 고른다. 빨간 색이 중간정도로 ‘예쁜 빨간 색’이라는 느낌이 드는 정도가 좋다. 마블링도 너무 많은 것보다 적절한 것이 좋다. 마블링이 많으면 느끼하고 적은 것은 육질이 질기다. 근육 속에 지방에 들어가 있으면 고기가 연하니까 마블링이 적절한 것으로 고른다.
문의 031-902-9282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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