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좌담회 - ‘학부모 브런치’가 남긴 이야기

천안아산 엄마들, 교육을 �� 소통하다

지역내일 2011-06-25 (수정 2011-07-04 오전 11:19:56)

지난 14일 천안아산내일신문 학부모 브런치 교육강좌 5주의 일정이 끝났다. 750여명의 학부모들이 11명의 강사들과 함께 호흡한 5주의 시간. 그 속에서 참석자들은 때로는 공감하고 때로는 각성했다. 바뀐 교육정책의 구체적인 정보도 얻었다. 우리 아이들의 힘든 과정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 시간 속에 우리 아이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다면 학부모 브런치 교육강좌를 통해 얻게 된 것은 무엇일까. 또 엄마로서 가져야 할 교육의 중심은 무엇일까. 이에 천안아산내일신문은 학부모 브런치 교육강좌에 참석한 4명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교육, 사교육 관계자와 학부모 2인이 함께 한 좌담회는 지난 21일 천안시 쌍용동 북카페 산새에서 진행되었다. 그들이 나눈 이야기 속에서 학부모 브런치 교육강좌는 다시 시작된다


* 좌담회에 함께 한 4명. 왼쪽부터 유승연 안성준 이광희 황혜경

참석자 
안성준(. 60. 온양고등학교 교장. 아산시 배방읍
이광희(. 43. 주인공 신방센터 원장. 천안시 신방동
황혜경(. 48. 아산시 온천동. 아이 1. 충남외고 2학년)
유승연(. 42. 아산시 배방읍. 아이 2. 대학교 1학년. 설화고 1학년)

학부모를 교육의 주체로 접근한 것이 큰 의미
사회 : 브런치 교육강좌가 지난 주 끝났습니다. 브런치 강좌를 어떻게 듣게 되셨나요

유승연
: 지난해 아산에 이사 왔습니다. 전에 살던 곳에서 브런치 교육강좌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저는 큰 아이를 대학에 보내며 수험생을 겪어봤는데 실력도 중요하지만 전략도 필요하더군요. 이제 작은 아이의 대입을 기다리며 좀 더 준비를 하고 싶었어요.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는 것은 한계가 있었고 실제 현장은 어떤가를 알고 싶었지요. 물론 원하는 바는 강의를 통해 충분히 얻었습니다

황혜경
: 평소 내일신문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6년 전에 서울에서 내려와 아산에 살게 되었어요. 그때 느낀 것이 서울과 지방의 격차는 결국 생각의 차이라는 거였지요. 교육에서도 지역적인 한계를 많이 느꼈고요. 그러다가 우연히 브런치 강좌를 알게 되었는데 전국을 순회하며 천안아산까지 오는 만큼 내실이 있겠다 싶었어요. 특히 스터디코드 조남호 대표 이름만 보고도 믿을 만하겠다는 생각에 무조건 등록했습니다. 듣고 나니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놀라운 건 공부하는 엄마들이 정말 많더군요. 더욱이 초등 중등 부모님이 많은 것을 보고 변화를 준비하는 모습에 놀랐어요

이광희
: 저는 학원을 직접 운영하면서 강좌가 있으면 꼭 참여하려고 합니다. 브런치강좌는 이미 다른 지역에서 이야기를 들은 바 있었고요. 교육적인 관점의 부분도 있지만 가장 어려운 부분은 역시 엄마와 자녀의 관계에요. 그런데 구성을 보니까 그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실 분들이 많더군요. 공병호 박사, 조남호 대표 강좌가 도움이 되었어요. 조남호 대표의 이야기처럼 아이와 엄마는 절대적인 관계거든요. 공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아이에 대한 이해와 소통이에요. 경험적으로 보니까 습관이 된 아이들, 엄마와 관계가 좋은 아이들이 결국 저력을 발휘합니다

안성준
: 교육현장에 있다 보니 서울과 지방의 격차가 큽니다. 학부모의 차이가 더 크다는 생각도 하지요. 그래서 장학사로 재직 시에 학부모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우연히 내일신문을 보니까 브런치 강좌가 있어요. 그래서 이것을 학부모들이 많이 듣게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아니다, 내가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직접 듣게 된 겁니다
이들 수학을 가르치다가 장학사로, 지금은 교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하지만 어설프게 알았다는 생각이에요. 13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오니 입시제도가 너무 다양해요. 더욱이 천안, 아산은 초등학교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어렵잖아요. 다 듣고 나니 하나하나가 다 필요하고 중요한 부분이에요.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습니다. 선생님들이 먼저 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공교육과 사교육이 어우러진 균형 있는 강좌 인상적
사회 : 브런치 강좌를 들으면서 깊이 생각하게 됐거나 이것만큼은 잊지 말아야겠다 싶었던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이광희
: 조남호 대표의 이야기였어요. “학교에 가서도 창을 맞고 학원에 가서도 창을 맞는데 그걸 감싸주어야 하는 엄마가 오히려 대창을 찌른다는 말이었지요. 엄마를 도와주려는 아이에게 엄마 도와줄 시간에 공부나 하라는 말을 하는 시대잖아요. 아이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교육적인 내용도 도움이 돼서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모든 강의내용을 다 적었어요. 특히 도움 되는 것은 에듀팟 기록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에요. 아이들에게 적용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황혜경
: 조남호 대표 이야기에 엄마들이 많이 울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했다는 것에 마음이 아팠던 거지요. 저 역시 놓칠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 새로운 토론 방법을 듣고 학교에 제안해 보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듣고 나서 서울에 있는 친구한테 꼭 들어보라고 이야기도 했을 정도에요
아이들 학습에 대한 문제는 너무 중요하지요. 하지만 소통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에요. 그래서 송지희 강사가 한 이야기, “인공위성 같은 엄마가 되라. 가정은 베이스캠프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와 닿았어요. 아이가 피 흘리고 돌아왔을 때 닦아주고 쉬게 하는 위로와 격려가 엄마의 역할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유승연
: 티치미 김찬휘 대표가 입시현실에 대해서 데이터를 표로 만들어줬는데 나중에 티치미 홈페이지 들어가서 내용을 더 봤어요. 지금은 수시로 많이 뽑는데 엄마들은 아직 정시를 위주로 여기잖아요. 그렇게만 믿고 있었으면 큰일 날 뻔 했다는 생각이에요. 조남호 대표가 한 미션이 있는 계획을 세워야 책임감이 생긴다는 말도 공감했고 조영혜 선생님께는 자기소개서 쓰는 방법에 대한 해답을 얻은 것 같아요. 서점에도 책이 많이 있지만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안성준
: 보통 걱정하고 생각만 하는 것들을 구체적인 사례를 가지고 설명해서 좋았습니다. 특히 입학사정관제에 대해서 깊이 있게 배웠어요. 입학사정관제는 우리나라 교육제도를 바꿀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정책이거든요. 에듀팟과도 연결되지요. 브런치 강좌가 있기 전에 진로, 직업에 관계된 교과부 주최 강의를 들은 바 있어요. 그때부터 에듀팟을 강조해야 한다는 걸 알았지요

큰 테두리 안에서 아이의 자율 인정해야 
사회 : 두 분 어머니께 묻겠습니다. 아이를 어떻게 교육시켜 오셨나요

황혜경
: 이사 오기 전 서초동에 살았습니다. 교육열이 엄청난 곳이죠. 하지만 전 다르고 싶었어요. 공부보다 아이를 최대한 많이 놀게 했거든요. 공부하라는 말은 중학교 와서 시작한 것 같아요. 아이가 중2때 사춘기가 오더니 성적이 떨어지기도 했고요
그런데 외고를 가야겠다고 스스로 목표를 잡더니 해내더군요. 물론 공병호 강사의 이야기처럼 기본은 챙겼습니다. 영어환경만큼은 갖추었지요. 특히 20년 넘게 다녔던 직장을 그만두면서 온 식구가 2달 동안 미국 여행을 간 적이 있어요. 그때 느낀 것이 직접적인 동력이었다고 봐요. 동기부여가 되니까 아이 스스로 적극적으로 변했습니다
외고 온 애들 보니까 자기주도적으로 한 아이들이에요. 부모 열성으로 끌어온 아이들은 결국 한계에 부딪혀요. 스스로 한 아이들이 결국 빛을 발합니다

유승연
: 저도 비슷합니다. 아이에게 강요하지 않았어요. 크면서 학습지, 학원, 과외 이런 걸 해본 적이 없어요. 작은 아이의 경우 중3때 친구들이 학원 다니니까 샘이 났는지 보내 달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2달 다니고 그만 두더라고요. 시키는 게 너무 많아서 자기가 할 것을 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어요. 지금도 학원은 전혀 안 다니고 필요한 건 인강을 듣습니다. 아이한테 필요한 게 있어도 학원은 모든 과정을 다 들어야 하니 효율적이지 못해요
단 무조건적인 자유가 아니라 자율을 강조했습니다. 저부터 약속을 꼭 지켰어요. 엄마가 먼저 지키지 않으면 신뢰가 깨질 것 갈았거든요. 그랬더니 아이도 그 모습을 따라요. 부모가 끌어주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길을 터득하게 인도해야 해요

사회
: 브런치 교육에 참석하신 분들은 교육의 문제를 느끼고 변화를 고민하시는 분들이라는 생각입니다. 현재 우리 아이 교육에서 뭐가 가장 답답하세요?

유승연
: 굳이 천안아산뿐만은 아닌 것 같아요. 예전 살던 곳의 부모들과도 많이 연락하는데 선생님들과의 교류를 답답해해요. 하물며 에듀팟을 기록하는 것에서도 오히려 엄마들이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기도 하거든요

안성준
: 선생님들이 모르는 부분이 많기는 해요. 경직되어 있는 거지요. 융통성 있게 조화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업무가 너무 많은 점도 있고요. 교장 월례회 등에서 이번에 느낀 것을 계속 이야기하려고요. 그래야 변화하니까요

황혜경
: 저는 답답한 것보다 희망하는 것을 이야기할게요. 교육의 목적은 좋은 아이를 키우고 가능하면 좋은 학교를 보내는 것이잖아요. 그것을 위해 교육 정책이 맞춰져야 한다고 봐요. 예를 들어 에듀팟 전담하는 관리교사. 진학지도 전담교사가 있듯이 자기소개서도 하나의 시스템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이야말로 아이들에게 필요하지요

이광희
: 요즘 아이들은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없어요. 학은 엄청나게 많은데 스스로 익히는 습이 없는 거죠. 무엇이 부족한 지도 몰라요. 더욱이 무조건 공부를 강요하고 아이가 잠깐 계획을 세우고 노는 시간을 허용하지 않아요. 아이에게 자율을 주셔야 해요. 큰 테두리를 두고 그 안에서는 아이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루 일과를 빡빡하게 하지 말고 공간을 두고 스스로 하게 기다려주세요

모두가 공부해야 한다
. 아이도 엄마도 선생님도 
사회 : 앞으로 브런치는 계속 진행될 겁니다. 번개브런치도 있을 거에요. 그에 바라는 점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황혜경
: 세분화되면 좋겠어요. 학부모, 선생님, 학생이 모두 브런치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저희는 이번에 부부가 같이 들었습니다. 아빠를 대상으로 하는 브런치는 반드시 있어야 해요. 직장인 엄마를 위한 브런치도 필요해요. 일부러 관심을 안 갖는 게 아니거든요. 정보에서 소외되는 거에요

이광희
: 천안에서 먼저 모델을 만들면 좋겠어요. 오히려 서울은 학부모 교육이 굉장히 많잖아요. 천안은 그런 게 없으니까 내일신문이 리더가 돼서 만들면 좋겠습니다

안성준
: 학교에 있다 보니 선생님들의 교육도 중요합니다. 선생님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 그건 아이들에게 적용되니까요. 학부모들이 많이 느껴야 학교도 변합니다. 모두가 함께 느끼고 공감하면 더 발전이 빠를 겁니다. 브런치 강좌는 변화하도록 기회를 마련하는 고마운 강좌에요. 오늘 부모님 말씀을 듣고 2학기부터는 아이들에게 자기소개서 쓸 수 있는 수업을 만들어볼까 싶어요

유승연
: 강의 듣는데 엄마들이 그러더군요. “이런 수업은 아이가 들어야지.” 아이가 직접 들으면 더 좋은 강좌가 있었어요. 아이를 위한 시간도 마련하면 아이들이 많은 도움을 받을 거에요

진행 정리 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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