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태양이 뜨겁다. 가만히 서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길 한복판에서 피켓을 든 이가 있다. 반값등록금 1인 시위를 하는 제갈종길(46. 신부동)씨다.
“반값등록금은 누구나 공감할 겁니다. 현재의 등록금은 미쳤다고밖에 할 수 없어요. 아이 둘을 대학에 보내면 1년에 등록금만 2000만원입니다. 이게 말이 되는 건가요. 이를 바꾸기 위해 대학생이 나섰으니 이제 모든 국민이 함께 해야지요. 그 생각에 거리로 나섰습니다.”
제갈종길씨는 지난 10일부터 신세계백화점 충청점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피켓을 들고 거리에 선다. 도무지 답이 안 나오는 현실을 모른 척 할 수 없어서다. 현재 제갈씨의 아이는 고3. 등록금은 곧 그에게 닥칠 현실이다.
하지만 제갈종길씨는 단지 자신의 문제이기 때문에 1인 시위를 결심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문제”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의 교육비와 등록금 때문에 현재는 피폐하고 노후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 대부분의 아이는 대학을 가기 위해 초중고 시절 내내 공부에 내몰리고 대학에 가서는 등록금에 쪼들린다. 게다가 졸업해서는 취업도 어렵다. 부모와 아이 모두 내내 사력을 다해 기를 쓰고 살아야 한다. 이에 답을 찾자는 것이다.
“사람들의 공감을 느낍니다. 지나가면서 내용을 유심히 읽어보는 분들이 많고 더운 날에 고생한다며 생수를 가져다주는 분도 있어요. 그 모습을 보며 반값등록금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느낍니다.”
제갈종길씨는 화물차를 운전한다. 1인 시위는 밤샘운전을 하고 진행한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뙤약볕 아래 서있는 것이 벅차다. 생업이 있으니 매일 진행하는 것도 어렵다. 하지만 “앞으로 진행되는 사항을 봐서 1인 시위를 계속할 계획”이라는 것이 그의 각오다. 저마다 품고 있을 반값등록금에 대한 생각을 그를 통해 모으기 위해서다. 생각을 나누기 위해서다.
공감이 모여 천안아산에서도 사람들이 마음을 모으기 시작했다. 지난 17일(금)에는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 촉구를 위한 천안시민 학생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앞으로 촛불문화제는 주1회 열릴 예정. 오는 27일(월) 온양온천역에서의 촛불문화제가 계획되어 있다.
뜨겁고 또 어려운 일상이다. 그럼에도 제갈종길씨는 시간이 허락되는 대로 피켓을 들 것이다. 이유는 하나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삶을 누리고 싶어서다. 그가 든 노란 피켓 안의 글자는 그렇게 살아서 꿈틀댄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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