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스토리를 만들자
최근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에서 불행한 일들이 일어났다. 넘치는 열기와 청춘의 아름다움을 뒤로한 채 젊은 대학생들이 세상을 등졌다. 뿐만 아니라 같은 대학교 교수 역시, 연구비 유용 문제로 인해 자신이 이루어 놓은 많은 업적을 두고 훌쩍 세상을 떠나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똑똑한 국가적 인재들이 한 순간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라고 생각 하지만 사실 이런 일들은 이미 세계 곳곳, 특히 선진국에서는 자주 일어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들의 공통점을 보면, 엘리트 코스를 밝으면 인생의 성공을 위해 좌우도 살피는 시간의 여유도 없이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며 앞만 보고 나간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왜 그런 선택을 해서 주위의 많은 사람들을 슬픔에 빠지게 할까?
솔직히 사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서 분명 학업 실력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지만 학업 실력만큼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올바른 사회적 관계 형성과 자기조절이다. 첫 번째가 이성적 성장을 의미한다면, 두 번째는 정신적 성장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 교육 시스템은 이성적 성장에 훨씬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래서 나이가 들고, 삶에 대한 고민이 많아질 때, 정신적 성장을 하지 못한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감과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비난에 대하여 너무나 두려워하는 나머지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 같다.
사실, 인간은 어떤 중요한 인생의 선택에서 자신의 선택 기준을 내가 얼마나 아는 것(이성적 성장)이 아닌 내가 얼마나 의미 있고 행복한 사람인가(정신적 성장)를 항상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을 보면 이런 중요한 정신적 성장이 거의 멈춘 것처럼 보인다.
특히 학생들의 대화에서 욕이나 비속어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공용 시설에 대해서도 함부로 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학생들이 길거리를 가다가 욕이나 비속어를 써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고, 엘리베이터에서 침을 뱉는 것을 보아도 못 본 척 한다.
사실 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서 더 두려운 것이 있다. 계속 문제가 방치되면서, 학생들이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체질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고착화되는 문제들은 어린이날 선물 주는 것으로, 생일날에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사주는 것만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정부가 해결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이것은 그 자녀들을 키우는 부모의 몫이며, 부모가 없을 때에는 그 주위에 있는 어른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물론,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이 없는 것도 아니다. 매로 다스리거나, 단속을 하거나, 고함을 치거나.
하지만 더욱 확실한 방법이 있다. 바로 자녀에게 인생의 스토리를 만들어 주고 스스로 느끼게 하며 변화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생의 스토리를 만드는 것은 또 다른 중요한 능력을 키워 준다. 자녀들이 인생의 스토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여러 실패들을 단지 불편한 진실로만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고, 스스로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 마인드를 심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이는 결코 이성적 성장으로는 담지 못하는 인생의 보물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도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예전에 강사 한 명을 뽑기 위해 어떤 예비 강사를 면접한 적이 있었다. 경기도에 있는 어떤 대학교를 다니다가 최선을 다해 서강대학교에 편입을 했고, 서강대학교와 연결된 호주의 유명한 대학교로 유학을 해서 졸업을 했는데 나에게 와 닿은 진실된 부분은 그의 졸업장이나 화려한 이력서가 아닌, 아버지의 직업이었다. 사실 강사 이력서에는 아버지 직업에 대해 전혀 쓸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 이력서에는 아버지 직업, 버스 기사라고 분명 적혀 있었고, 문득 이 강사는 아버지에 대한 분명한 존경을 가지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열악한 환경이나 상황 속에서 자기만의 삶의 스토리를 분명 만들어 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정말 면접하는 시간 내내 행복한 면접을 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그 강사는 현재 나와 같이 일하고 있다.
이 강사를 보면서, 나는 나의 자녀와 나와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이 이러한 예처럼 이성적 성장뿐만 아니라 정신적 성장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개척해 나가는 행복한 학생들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글 / CNN어학원 & CNN영어전문학원 이동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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