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은 인도 출신의 전속작가 탈루 L.N.(Tallur L.N.)의 개인전을 6월 26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개인전은 지난 2007년 아라리오 서울에서 개최한 이후 아라리오 뉴욕과 베이징 및 유수의 세계적인 갤러리에 전시하며 꾸준히 지속돼온 작가 특유의 작품세계를 망라하고 있다.
탈루의 작품들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근원을 찾기 힘든 이국적인 시각으로 보는 이의 관심을 유발한다. 부분적으로는 인도 조각과 건축 양식의 정통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탈루의 작업이 보다 확연하게 이국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그의 작업 방식이 전혀 새로운 차원의 것이기 때문이다.
탈루는 인도에서 회화와 박물관학을 수학한 후 영국의 리즈 대학에서 컨템포러리 아트를 전공하고 한국 여성과 결혼, 8년째 한국과 인도를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오랜 타지 생활로 자연스럽게 인도 전통 문화로부터 거리를 둘 수 있었던 탈루는 인도 민속 공예품을 재료로 삼지만 자국 문화의 우상을 파괴하고 전통과 신화를 부정하는 것으로부터 작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러한 파격이 관람객에게 불편함만을 자아내는 것은 아니다. 그는 불상에 콘크리트를 붓고 머리를 잘라 내거나 때로는 기계장치를 덧붙이는 파격을 선보이면서도 유유히 농담과 말장난이 섞인 제목으로 관객에게 말을 걸고 짓궂은 농담의 공범이 되기를 제안한다.
특히 이번 개인전은 돈에 대해 비정상적인 공포를 느끼는 증상인 ‘크로마토포비아’의 병인을 분석하여 일종의 처방전을 제시하는 형식을 보여 준다.
예를 들어 ‘소원나무’라는 이름의 길고 두꺼운 통나무가 걸려있는 설치 작품이 있다. 관객은 작가의 안내문을 통해 직접 동전을 꺼내 망치질을 하게끔 유도되고 그렇게 해서 반쯤 썩은 통나무의 표면은 동전 한 닢짜리 소원들로 뒤덮이게 된다. 관객들은 ‘두들김-소리’라는 단순한 의식을 통해 소원을 빌지만, 그 행위는 결국 화폐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동전이라는, 상징을 희화화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밖에도 세계 종말 폭식증 수출시스템 등의 작품을 통해 서구 중심의 현대 사회에 대한 섬뜩하고 신랄한 비판을 회의적인 유머로 표현하는 작가 특유의 작품을 경험할 수 있다.
탈루 L.N 개인전은 수보드 굽타, 지티쉬 칼라트, 바르티 커 등과 함께 현재 세계적으로 뜨겁게 각광받고 있는 인도 현대 미술의 세계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송영경 리포터 yk7212@hanmail.net
기간 : 5월6일~6월 26일(매주 월요일 휴관)
시간 : 오전 11시~오후 7시
입장료 : 어른 3000원. 어린이(7세 이상) 2000원
문의 : 041-551-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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