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자원봉사박람회 현장

지역내일 2011-05-30 (수정 2011-05-30 오후 1:05:48)

자원봉사, 나눔과 채움의 아름다운 순환



비가 내릴 듯 흐린 지난 5월 21일, 중앙공원에서는 “나눔과 채움으로 행복한 성남, 1인 1자원봉사로 하나 되는 성남”이라는 주제로 ‘제12회 성남시 자원봉사박람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의 취지는 성남에서 활동 중인 자원봉사단체와 사회복지기관에 대한 홍보와 체험을 통해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겠다는 것. 전국 시·군 단위 자원봉사박람회 중 최대 규모로 펼쳐져 관심 높았던 행사장을 찾아가 보았다.
박신영 리포터 jump1042@hanmail.net


자원봉사박람회 현장 스케치
우리지역 자원봉사 총집합~  




이날 중앙공원 분수대 광장은 이른 아침부터 많은 학생들과 시민, 봉사단체 회원들로 성황을 이루었다. 행사장에는 38개의 체험부스와 15개의 관람부스, 6개의 기업·대학 부스가 설치되어있어 궁금함을 유발한다. 중앙무대에서는 다양한 공연으로 분위기를 돋우고, 빙 둘러 배치한 부스 곳곳에서는 다양한 홍보물과 사진을 걸어 놓고 회원 모집과 활동소개에 분주한 모습. 특히 채식햄버거 만들기, EM효소 제작, 수지 뜸뜨기 등 특색 있는 체험은 관람객의 시선을 모으고 참여를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팔뚝에 그린 그림을 보여주며 “페이스페인팅이 가장 재밌었다”고 말한 강민경(수내중 1)양은 “퍼머나 컷트기술로 봉사하는 미용봉사단 부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해병대전우회에서 전시해 놓은 고무 보트를 타보던 이동호(창곡중 2)군은 “현빈이 입대한 해병대라 관심이 있다”고 쑥스러운 듯 말하더니 아마추어무선국 코너로 발길을 돌린다. 행사에 참석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환경 체험부스를 방문해 자연재료로 버들피리를 만들고 솔벗자원봉사회 부스에서 학생들과 함께 깜찍한 율동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관람객 중 상당수는 학교에서 단체로 참여한 중·고교 학생들. 리플렛에 관람부스 도장을 30개 찍어 제출하면 2시간 자원봉사활동으로 인정해줘서인지 학생들 대부분은 부스를 돌며 도장 찍기에 연연하는 모습. 그런 와중에도 진지하게 참여하며 체험을 꼼꼼히 하는 학생이 눈에 띤다. 정해진(금광중 3)양은 “청대가루로 천연비누를 만들었는데 피부에 자극을 안주고 환경면에서도 좋은 거 같아요. 비누를 판매해서 쓰촨성 지진때 성금으로 보냈다니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라며 웃었다. 
그런가하면 아이들과 함께 자원봉사의 살아있는 현장을 살피려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 부스 저 부스로 열심히 뛰어다니는 딸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채민아(정자동)씨는 “장애인을 돕는 모임에 참여하고 있어 평소에도 자원봉사에 관심이 많다. 다양한 정보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도록 딸과 함께 열심히 돌아보려한다”고 말했다. 초등1학년 딸과 친구를 데려왔다는 이은경(36·수내동)씨는 “어려도 봉사가 무엇인지 어렴풋하게라도 느끼지 않을까”생각한다며 “체험이 많아 아이들도 즐거워 한다”고 덧붙였다. 팔과 다리에 무거운 주머니를 차고 특수 안경을 낀 채 노인체험을 한 이주연(8)양은 “우리 할아버지는 바이킹을 태워줄 정도로 건강한데 사촌 할아버지는 안 그래요. 쩔뚝쩔뚝 걷고 매일매일 다리가 아프다고 해요. 사촌 할아버지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아요”라고 의젓하게 말했다.



자원봉사박람회에서 만난 이색 봉사자


성남시 외국어봉사단의 고니시 다카코씨
“외국어 봉사는 여유 있고 실력 있는 시니어들에게 맡겨주세요”




 머리 희끗한 어르신들이 손주뻘 되는 학생들과 마주앉아 프리토킹(free talking)에 한창이다. “쩐 이여우 이쓰(참 재밌어요), 니 쩐 하우(넌 정말 착해)” 부스 안에서는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로 몇 개 문장을 배워보고 순서대로 배치하는 문장 맞추기 코너가 인기. 연령 초월의 분위기로 눈길 모으는 이곳은 ‘성남시 외국어봉사단’ 부스. 성남에 거주하는 30여 명의 단원들은 통역과 외국어 공부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봉사한다. 주로 외국에서 체류하거나 근무했던 분들이라 실력은 두말하면 잔소리.
이곳을 둘러보다 꽤나 유명인사라는 일본인 한분을 소개받았다. 주인공은 수정구에 거주하는 고니시 다카코(小西 貴子·51)씨. 그녀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1남 1녀를 둔 평범한 주부였다. 아들이 초등학교 때 “니네 엄마, 우리나라 사람 죽인 나쁜 일본사람이지?” 라고 놀림 당하자 “한국을 잘 알고 한국에 도움 주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해 경복궁 지킴이, 주민 센터 강사, 외국어 봉사자로 나서 십년 넘게 봉사하고 있다고. 20년 넘게 한국에서 살며, 한국 사람이 다 된 그녀는 특유의 적극성으로 쓴소리에도 거침없다.
“오늘 도장만 찍고 가는 학생이 많아 실망했어요. 홍보는 되겠지만 활동하겠다는 사람은 한명도 없으니 안타깝네요.”
또 “일본처럼 휴일에 주민센터를 개방해주면 어려운 학생들 공부를 위해 활용하고 싶다”며 “시에서 이름을 걸고 하는 봉사에 시니어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특전동지회, 재난구조협회 교육대장 박성무씨
“특전사 싸나이, 재난구조 현장에서 제2의 인생을 삽니다”


  
                          < 사진 가운데  박성무씨>

완전 무장한 마네킹, 검은 복장의 사나이들이 장악(?)한 이곳은 CPR심폐소생술 코너. 잠시 주춤하다가도 교관들의 체계적인 심폐소생술 시현에 발길을 멈추고 설명에 귀 기울이게 되는 곳이다. CPR이란 심장마비, 익사 등과 같은 사고 시 정상적인 호흡과 순환을 회복시키기 위한 응급조치방법. 상식에 불과하던 심폐소생술을 ‘잘 배워볼 수 기회다 싶어’ 체험을 희망했다.
“먼저, 입과 복부의 호흡을 확인한 후 응급조치를 시작하세요. 어 허, 숫자를 함부로 세면 안돼요. 같은 속도로 압력을 가해야 호흡이 회복되는데… 다시!” 생각보다 힘들고 쉽지 않은 체험, 무작정 덤벼들었다 제대로 혼쭐났다.
범상치 않은 대원들 사이에서 더욱 돋보이는 카리스마의 소유자는 박성무(60) 대장. 현재 재난구조협회 중앙회에서 교육대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미국 심장협회에서 CPR 자격증을 취득한 국내에 몇 안 되는 ‘심폐소생술 전문가’다. 흔히 공수부대라 불리던 특전사, 그 특전사 출신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다시 봉사하고자 만든 재난구조협회에서 연간 100회 이상 실전교육을 담당하고 있다고.
예측할 수 없는 위기의 현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같은 자리에 그를 서게 하는 힘은 무얼까. “2009년 잠실대교 밑에서 40대 초반의 남성을 구조했어요. 호흡 맥박이 없고 혀는 깨물어 피가 나고… 왜 죽은 사람은 혀가 늘어지거든. 그야말로 사망 상태였죠. 25분간 죽어라 심폐소생술해서 간신히 살려냈는데 그 지점이 마라톤 대회 반환점인거라. 수많은 사람들이 숨죽이다 다 같이 환호했던 순간, 그때가 잊혀 지지 않아요. 허허”   



Tip) 봉사활동, 이제 체계적으로 관리 하세요


▲ 자원봉사센터에 봉사자로 등록하는 방법


인터넷을 통한 직접 등록: 자원봉사자 등록은 개별 센터가 아닌 행정안전부 자원봉사포털 싸이트(www.1365.go.kr)로 창구가 일원화되었다. 인터넷으로 등록 한 후 소속을 성남시로 체크한다.


자원봉사자 등록신청서 제출: 성남시 자원봉사센터 서식자료실에서 신청서를 다운로드 받아 작성한 후 방문 또는 팩스로 신청한다. 서류를 접수 한 성남센터에서 포털싸이트에 연계, 등록하는 것. 신청서는 자필로 작성해야만 한다.


▲ 자원봉사자 등록 시 인센티브
자원봉사자로 등록하면 개인의 봉사활동을 누적 관리할 수 있다. 봉사자는 활동이 끝나면 자원봉사활동 인증신청서를 작성하고 확인 도장을 받아 성남시자원봉사센터에 이메일 또는 팩스로 전송한다.(전송후 전화 확인) 센터에서는 이를 개인봉사내역으로 정리하고 자원봉사 통장에도 기록한다. 또한 자원봉사자에게는 상해보험 가입, 공영주차장 할인, 할인 가맹점 이용, 자원봉사자증 발급, 표창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한다. 


▲ 자원봉사 모집
성남시 자원봉사센터에서는 수혜처와 봉사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업무는 하지 않는다. 결연이나 후원을 신청하려면 성남시 무한돌봄센터, 동 주민센터, 복지회관 등에 별도로 문의해야 한다. 다만 자원봉사자를 필요로 하는 곳이나 활동 내용에 대한 정보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세히 안내하고 있으니 참고 하면 좋을 듯.
문의 성남시 자원봉사센터 031-757-6226~8 / volunteer.cans21.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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