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반찬을 아는 진짜 베테랑 주부 이야기
봄에 만들어 일년 내내 먹는 우리집 밑반찬
햇양파, 마늘, 마늘쫑, 두릅, 가죽, 엄나무순 등 제철 재료 많아
묵은 김치가 이제는 조금 지겨운 계절이다. 입맛도 없고 조금은 나른한 봄. 그러나 제철인 신선한 식품이 가장 많은 때이기도 하다. 재래시장에 가면 햇양파, 마늘쫑, 엄나무순 등 장아찌 하기 좋은 제철 식품들이 지천이다.
주부들이 실력 발휘할 절호의 기회. 신선한 제철 식품으로 일년 내내 먹을 상큼한 장아찌를 만들어 보자. 20년차 이상 주부들이 말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왕초보 주부도 도전할 수 있다. 만들어 보면 생각보다 훨씬 쉽고 내입에 딱 맞는 맛으로 일년 내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햇양파와 고추로 만든 장아찌
달임장 기본에서 간만 자기입에 맞추면 더 맛있어
주부경력 30년이 다 되어가는 권순희(52·중동)씨 식단에는 늘 아삭하고 상큼한 장아찌가 있다.
“제철인 신선한 식품만 있으면 간장으로 만드는 장아찌는 정말 쉬워요. 집집마다 노하우가 있겠지만 자기 입에 맞게 간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죠.”
권씨는 입맛을 살리고 항암작용과 두통·어지럼증까지 예방하는 두릅장아찌, 고혈압과 당뇨에 좋고 피를 맑게 하는 엄나무순장아찌를 적극 권한다.
“사실 달임장은 기본이 다 같아요. 물에 간장, 물엿. 식초, 설탕을 넣고 끓이는데 정해진 비율보다 응용이 더 중요하죠. 짭조름한 걸 좋아하면 간장을 조금 더 넣고 단맛을 싫어하면 설탕보다 매실엑기스 같은 걸 이용해도 좋아요. 신맛을 싫어하면 다시마 육수를 내어 식초를 빼고 조금 짭조름하게 담는 것도 맛있죠.”
권씨는 초보주부들이 레시피를 따르다 도리어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장아찌를 담는다고 충고한다. 끓이면서 계속 간을 봐서 내입에 맛있는 게 최고라고 말한다. 손질한 야채를 통에 담고 끓는 달임장을 붓는 것은 기본이다. 그리고 2번 정도 달임장만 끓인 뒤 식혀 다시 부어 냉장고에 두면 일년 내내 먹을 수 있다.
지금 한창 제철인 두릅 밑손질
다양한 제철 재료 시도해야
야채 손질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20년 차 주부 김계현(46·좌동)씨는 가장 기본인 양파는 되도록 작은 것을 사고 월계수잎과 통후추를 같이 넣으면 좋다고 말한다. 특히 마늘쫑은 제철이 아니면 국산을 구하기 어려우니 장아찌로 적극 추천한다. 마늘쫑은 억센 부분은 잘라내고 10~15일 정도 달임장에 담가두어 노랗게 삭으면 채반에 말린 뒤 고추장 양념에 깨소금과 참기름을 더해 먹으면 된다고 한다.
햇마늘도 지금이 철이다. 만약 끓이는 것이 번거롭게 느껴지면 물대신 소주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소주를 이용해 달임장을 만들면 끓이지 않아도 오래 둘 수 있고 맛도 깔끔하다고 한다.
또 엄나무순은 소금물에 살짝 데쳐 찬물로 헹군 후 하루 정도 말려 달임장을 부어 두었다가 먹으면 된다. 고사리는 억센 부분을 잘라내고 4~5분 정도 삶아 물기를 제거하고 청양고추, 마늘을 조금 넣고 달임장을 부어 두었다 2·3개월 뒤 꺼내 다진 파와 마늘, 참기름을 넣고 무쳐 먹으면 좋다. 또 가죽은 소금물에 살짝 데쳐 하루 이틀 정도 말린 후 같은 방법으로 달임장을 부으면 된다.
그 외에도 오이, 깻잎, 제피 등 제철에 나는 다양한 식품으로 장아찌를 만들 수 있다. 달임장을 기본에서 응용하면 베테랑 주부가 부럽지 않는 내 입에 맞는 장아찌를 만들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철에 나는 좋은 재료를 시기에 맞게 구입하는 것이다.
초보주부에서 베테랑 주부로 바뀌는 첫 번째 관문은 바로 김치부터 다양한 밑반찬에 하나씩 도전하는 것. 5월이 바로 그 때이다. 유리병에 보관할 정도로 적은 양부터 하나씩 도전해 보자. 왕초보주부도 나만의 맛있는 장아찌를 만들 수 있다.
김부경 리포터 thebluema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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