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목요일, 바람이 차갑게 불고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려서 따사로운 햇살이 그리웠다. 리포터가 무료급식봉사를 하기로 한 날이었다. 매주 목요일 구세군 천안교회와 구세군 파랑새후원자 모임이 천안 서부역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회 충청남도지부 무료급식소 앞마당에서 무료급식차를 운영하고 있다.
오전 9시 40분부터 준비해 점심무료급식을 한다. 리포터도 고무장갑과 앞치마를 준비하고 일하기 좋은 편한 복장으로 서부역으로 향했다.
조명옥 리포터(가운데)가 봉사자들과 함께 음식을 건네고 있다
가족을 위해 반찬을 한다
9시 50분경 부엌에 들어가 보니 벌써 사람들이 나와 일을 시작하고 있었다. 일단 관리자에게 인사를 하고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물어 보았다. 그러자 웃으면서 특별히 정해진 것은 없지만 식사준비를 위한 음식장만을 도와주도록 요청받았다.
리포터가 준비해간 고무장갑과 앞치마는 필요 없었다. 봉사자를 위한 고무장갑과 같은 색상의 앞치마가 준비되어 있었다. 준비된 반찬 메뉴는 오징어 볶음과 콩나물 무침, 소고기미역국과 김치. 일단 냉동된 오징어를 떼어내 씻어서 건져냈다.
모두들 할일을 찾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쌀을 씻는 사람, 야채를 씻어 써는 사람, 콩나물을 데치는 사람 등 바쁘게 움직이며 음식을 준비했다. 무료급식이라 ‘질보다 양’이겠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웬걸. 잘못 생각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함께 일하는 봉사자의 “봉사가 아니라 가족을 위해 반찬을 한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한다”는 말에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리포터는 부끄러웠다.
콩나물을 무칠 때도 뜨거운 콩나물을 맨손으로 버무리고 김치도 한입에 먹기 좋게 썰어 준비한다. 여러 봉사자들이 각자 맡은 일을 성실히 바쁘게 움직이니 순식간에 급식준비가 완료되었다.
150명 정도의 사람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앞마당에는 10시경부터 벌써 하나 둘 사람들이 모여들어 급식준비가 끝날 때는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11시 50분경 봉사자들과 무료급식을 먹기 위해 온 사람들이 모여 구세군 천안교회 담임사관의 주도로 감사의 기도를 했다.
기도 후 배식을 시작했는데 리포터도 배식을 맡았다. 많은 사람들이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꾸준히 봉사하는 분들은 이제 찾아오는 사람들의 성향을 파악해 기호에 맞춰 배식을 한다. 그러다 보니 배식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별 말없이 진행된다. 평소 150~200명 정도의 사람이 오는데 이 날은 150여명의 사람들이 배식을 받아 식사를 했다. 큰 소리 한 번 들리지 않는다. 모두를 맛있게 식사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뿌듯하다.
배식이 완료된 후 봉사자들도 부엌에 모여 식사를 했다. 같이 일하고 모여 식사하니 꿀맛이다. 식사가 끝나고 설거지를 하는데 다들 각자 자리를 잡고 일을 한다. 식기를 초벌 씻는 사람, 비누칠하고 일차 헹구고 맑은 물로 다시 한 번 헹군 다음 뜨거운 물로 살균한다. 그 다음은 연로하신 할머니 몇 분이 마른 행주로 식기를 깨끗이 닦아 한 쪽에 보관한다.
좀 더 여유가 있으면? 지금이 때다
이분들은 일주일에 한 번 나와 봉사하는데 뜨거운 물로 살균 후 물기를 뺀 식기를 마른 행주로 깨끗이 닦는 일을 한다. “나이 들었지만 이렇게라도 도와주고 나면 마음이 편하다. 또 친구들과 담소도 하고 한 끼 식사도 같이 하니 즐겁다”고 하신다.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여유가 있으면 봉사해야지”하며 행동을 미루고 있을 때 이분들은 봉사가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지금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자’라는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
설거지까지 끝내고 나니 오후 1시경, 봉사자들과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몸은 무겁지만 마음은 편하다. 비록 하루의 체험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날이다.
조명옥 리포터 mojo710@hanmail.net
■ 사랑의 점심 나눔 봉사
구세군 천안교회와 구세군 파랑새후원자모임 주관이다. 천안서부역 대한민국 특수임무 수행자회 충청남도지부 무료급식소에서 매주 목요일에 한다.
봉사하려는 사람들은 목요일 오전 10시까지 급식차로 가면 된다. 별도의 조건은 없으며 성실하고 정성된 마음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환영이다.
문의 : 구세군 천안교회. 041-554-3572.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