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봄과 갤러리 폼. 혹시 오타가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아니다. 두 화랑은 완전히 다른 곳이다. 갤러리 봄은 부산진구 부암동에, 갤러리 폼은 해운대구 우동에 있다. 엇비슷한 음성기호가 통하였던 것인지, 지금 두 곳의 갤러리에서는 엇비슷한 성격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부산의 미래 화단을 짊어지고 갈 젊고 유능한 작가를 발굴해 소개하는 자리다.
또한 동래구 온천동에 갤러리 봄디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 금강공원 바로 앞이다. 개관기념 엄윤숙 초대전을 열고 있다.
갤러리 폼 ''Emotional attitude''전
''Emotional attitude''전은 신진작가 김다인, 백지연, 천아름의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개성을 보여준다.
세 작가는 자신에 대한 물음과 사회적 관계에 대한 고민에서 작업을 시작한다. 불확실한 정체성, 미래에 대한 불안감, 여러 가지 채널을 통해 세상과 소통해야만 하는 복잡한 감정 상태를 작품으로 보여준다.
김다인의 ''머리'' 연작은 언뜻 보기에 삽화적인 산뜻함을 주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숨 막히는 머리싸움을 연상시킨다. 커다란 머리 뒤에 수없이 많이 붙어 있는 머리통은 우스꽝스럽고, 한 몸통에 여러 개의 머리들을 달고 있는 비정상적인 인간을 보여준다. 점잖고 우아한 행동 이면에 정치적이고 부도덕한 인간들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표현했다.
백지연은 자신의 내면에 격정적으로 일고 있는 감정적 변화의 흔적을 즉흥적으로 드러낸다. 휘갈긴 굵고 과감한 선은 작가의 숨 막히고 격정적인 감정을 전달한다.
세 작가의 작품은 대가의 작품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세련되고 장식적인 요소는 다소 부족하지만 작가로써의 순수함, 감성적이며 정신적인 태도에 대한 강한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의 작업에 기대를 갖게 한다. 전시기간 30일까지. (747-5301)
갤러리 봄 정문식 ''워터 월드''전
갤러리 봄(부산진구 부암동) 신진작가 지원전 여섯 번째 전시 서양화가 정문식 개인전이 21일부터 열렸다.
갤러리 봄은 부산지역 신진작가를 육성하기 위해 해당 년도 미술대학 졸업생 중 유망작가를 선정, 개인전을 열어주는 신진작가 육성 프로그램이다. 지난해부터 시작, 올해로 2년째 진행하고 있다.
''워터 월드''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지원전에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환상도시를 표현한 작품 10여 점을 선보인다. 도시와 물, 자연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독특하다. 전시기간 오는 30일까지. (704-7704)
갤러리 봄디 ''엄윤숙 초대''전
갤러리 봄디는 개관기념으로 서양화가 엄윤숙 초대전을 열고 있다. 거제도에 거주하며 활동하는 자매화가로도 유명한 엄윤숙은 특히 꽃을 즐겨 그린다. 이번 초대전에서도 봄 느낌을 강하게 전달하는 꽃과 과일 소재 정물화 30여 점을 선보인다. 바다내음 가득한 거제도의 봄 향기를 강렬하게 느낄 수 있다. 금강공원 나들이 길에 들러보기 좋은 전시다. 전시기간 5월11일까지. (070-7720-6862)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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