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몸은 춘곤증으로 나른해지는데 반해, 입맛은 떨어져 피곤해지기 십상이다. 이럴 때 피로 회복에 좋은 주꾸미를 매콤하게 볶아서 한 입 먹으면, 정신이 번쩍 들 것 같다. 4월과 5월은 ‘바다의 봄나물’이라는 주꾸미 철이다. 주꾸미 볶음을 더 맛있게 먹는 법을 알기 위해 무실동 ‘아 그 집 쭈꾸미’를 찾아 갔다.
●번호표 받아 기다리며 먹었던 맛
무실동 자연유치원 근처에 있는 ‘아 그 집 쭈꾸미’는 경기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프랜차이즈 주꾸미 볶음 전문점이다.
원주에서 주꾸미 볶음 전문점을 열기 전, 오인숙(41) 사장은 경기도에 있는 ‘아 그 집 쭈꾸미’ 식당의 단골이었다고 한다. “주꾸미 맛이 얼마나 깔끔하고 매콤한지, 손님이 많을 때는 번호표를 받아서 기다리며 먹었다니까요. 제가 먹어 본 주꾸미 요리 중 제일 맛있었어요. 원주 분들께도 맛있는 주꾸미 볶음을 알리고 싶어 가게까지 열게 되었고요”
오 사장은 주꾸미의 또 다른 매력은 영양이 풍부한 점이라고 말한다. “주꾸미는 맛도 좋지만, 영양가는 더 높아요. 불포화 지방산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피로회복에 좋은 타우린은 오징어의 5배가 들어 있어요. 맛있는 음식이 몸에 좋기까지 하니 일석이조예요.”
●주꾸미 볶음과 나물반찬, 보리밥이 어우러진 맛
오 사장의 주꾸미 자랑을 들으니, 그 맛이 궁금해 음식을 재촉했다. ‘아 그 집 쭈꾸미’의 주꾸미 볶음은 먹기 좋게 잘게 자른 주꾸미 볶음뿐 아니라, 콩나물 열무 시금치 무생채 그리고 커다란 대접에 담긴 보리밥이 같이 나온다. 밥 한 숟가락에 살이 탱탱한 주꾸미 한 젓가락을 올리니, 오 사장이 먹는 법을 가르쳐준다. “우리 가게 주꾸미 요리는 보리밥 대접에 갖은 나물반찬과 주꾸미를 한데 넣고 비벼 먹어야 제 맛이에요. 고소한 맛을 좋아하면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려도 좋고요.”
가르쳐 준대로 큰 그릇에 넣고 썩썩 비벼 맛을 보니, 매콤한 주꾸미는 질기지 않으면서도 쫄깃하고, 무생채와 열무는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주꾸미 볶음은 바비큐 양념 맛이 나는데, 오 사장은 그 맛의 비결이 소스와 프라이팬을 45도 기울여 센 불에서 요리하는 데 있다고 전한다. “1인분을 시켜도 양념을 정량대로 넣어야 제대로 된 맛이 나와요. 주꾸미 볶는 시간과 양념 넣는 시간, 불 줄이고 키우는 모든 것들이 제대로 맞아야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주꾸미 식감을 살릴 수가 있지요.”
주꾸미를 집에서 요리할 때 주꾸미의 제대로 된 맛을 내기는 쉽지 않다. 요리했을 때 물이 생기거나, 예상했던 맛보다 짜지는 경우도 많다. 그에 반해 ‘아 그 집 주꾸미’의 주꾸미 볶음은 양념이 고루 배고 간이 딱 맞다. 오 사장은 “주꾸미 뻘을 소금으로 씻으면 짜질 수가 있어요. 밀가루로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좋죠. 밀가루는 비린내도 잡아주거든요. 물이 생기지 않도록, 손질한 주꾸미를 3일 동안 냉장고에서 숙성 시킨 뒤 요리해요”라며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통통한 새우튀김과 해물파전의 고소한 맛
주꾸미 볶음은 매운 맛, 중간 맛, 안 매운 맛 세 가지가 있어 골라 먹을 수 있지만, 주꾸미 볶음은 매콤해야 또 제격이다. 매운 맛은 무작정 맵기만 하면 식감이 떨어진다. 주꾸미 볶음 사이사이 미역국을 같이 먹으면, 매운 맛은 매운 대로, 구수한 맛은 구수한대로 즐길 수 있다.
주꾸미 볶음의 매운 맛도 달래주고, 고소한 맛을 즐기기 위해 왕새우튀김과 해물파전을 주문했다. 여덟 마리의 왕새우가 접시에 담겨 나오는데, 새우 크기가 제법 크다. 밀가루와 튀김옷으로 크기를 늘렸나 싶어 한 입 베어 물고 확인 해보니 통통한 속살이 제 크기 그대로다. 바삭한 튀김옷에 부드러운 새우 맛이 주꾸미 볶음의 매운 맛과 조화를 잘 이룬다. 아이들 간식이나 술안주로도 좋을 듯하다. 넓적한 접시에 한가득 차지한 해물파전은 여러 명이 같이 왔을 때 먹어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로 풍부한 양이다.
‘아 그 집 쭈꾸미’의 테이블 수는 25개이다. 손님 100명이 한 번에 자리 잡을 수 있는 넓은 공간이라 단체 모임도 거뜬하다. 오 사장은 “점심시간에 오시면 공기 밥을 서비스로 드려요”라며 주꾸미 볶음 한 그릇에 봄날의 피로를 깨끗이 풀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힌다.
문의 : 742-9255
홍순한 리포터 chahyang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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