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미산 둘레길 3km 도보 코스 동행 취재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부천의 둘레길’
비교적 쉬운 트레킹 코스, 가족 단위 나들이 코스로 좋아
부천에는 산이 많다. 성주산, 원미산, 춘덕산, 작동산, 도당산 등 10km를 웃도는 둘레, 올레길이다. 어떤 코스를 잡느냐에 따라 풍경과 시간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에둘러 가든 오르내리든 그건 등산객 마음. 제주에서 출발한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 열풍을 따라 우리 동네 부천에도 걷기 좋은 웰빙 코스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서 좋다. 지난 8일 원미산 둘레길 도보 코스에 나선 ‘오솔길 따라 도보여행’ 카페 운영자 김재곤 씨를 만났다. 그에게 원미산 들머리 3km 코스를 안내받으며 동행 등반을 다녀왔다.
오후 1시30분 소사동주민센터~ 사거리 갈림길
오후 1시30분, 소사동주민센터 앞에서 김 씨를 만났다. 평범한 부천시민이라는 김 씨는 걷기를 좋아해서 작년 8월 카페를 개설해 도보여행을 주선하고 있었다. 우리가 올라갈 원미산은 부천시 원미구 원미동과 소사동, 역곡동 사이에 있다. 정상에서 보이는 부천 시내 풍경이 수려해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우리는 소사동주민센터에서 종합운동장 쪽으로 내려가는 원미산 들머리 코스를 택했다.
오후 2시, 목책으로 가꾼 등산로와 계단으로 꾸며진 산길은 상쾌했다. 원미산은 시가 있는 숲, 힘 기르는 숲, 쉬어가는 숲으로 꾸며졌다. 처음 오른 곳은 시가 있는 숲, 시인 서정주의 ‘국화옆에서’와 박목월 시인의 ‘윤사월’이 적힌 푯말이 보였다. 그곳을 지나 흥겨운마당에 들어서니 배드민턴 클럽과 에어로빅 장이다. 건강을 위해 산에 다닌다는 김태영 씨를 만났다. 그는 “산 속의 신선한 공기 때문에 안 좋던 몸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사거리 갈림길 위쪽은 정상, 왼쪽은 삼림욕장, 오른쪽은 춘덕약수터와 산울림청소년수련관 쪽이다. 오솔길 운영자 김 씨는 “부천의 산에는 시가 있는 숲, 힘 기르는 숲 등 명칭이 똑같이 붙어있다. 특성을 살려서 숲 이름을 개성있게 만드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후 2시20분, 산불감시탑~ 원미산 전망대
오후 2시 20분, 오르막과 내리막길을 걸으며 원미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산불감시탑이 서있다. 이 탑에는 올 11월에 팔각정과 휴게쉼터를 조성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산책로를 조성해놨는데도 없던 샛길을 만드는 등산객이 많지요. 부천의 허파인 산을 훼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김 씨가 말했다.
오후 2시 34분, 체력단련 공간인 힘 기르는 숲에 도착했다. 십 여 명의 등산객들이 철봉과 윗몸일으키기, 아령들기 등의 운동을 하고 있다. 보름 쯤 지나면 길 아래 보이는 진달래동산엔 환한 진달래가 피어나고 축제가 시작될 것이다. 10여 분 걷다보니 쉬어가는 숲이다. 이곳에서 만난 이소운 씨는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나들이 오는 동네 산”이라며 “버스길에서 조금만 들어서면 산이 있는 부천이 좋다”고 말했다.
한샘약수터와 전망의 숲이 적힌 이정표를 따라 원미산 전망대로 올라갔다. 이곳에서는 부천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였다. “이 길은 난이도가 높은 트레킹 코스가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서너 시간 체력을 보강하는데 더없이 좋은 길”이라고 김 씨는 말했다.
오후 3시, 전망의 숲~ 놀이공원 옆 야생화단지
오후 3시, 부천시립중앙도서관과 레포츠 공원 현충탑이 바라보이는 전망의 숲에서 하산을 시작했다. 산길에는 화장실이 하나도 없었다. 하산하는 길 옆 야생화 단지 쪽에 하나 뿐. 김 씨가 “산울림청소년수련관 쪽에는 더운 물이 나오는 시설 좋은 화장실이 있다”고 했지만 원미산 둘레길 코스에는 등산객을 위한 화장실이 곳곳에 설치돼야 한다. 산을 내려오자 흙먼지털이장이 마련돼 있다. 옷에 묻은 먼지를 털었다. 그 옆 원미산 산림지형 안내도에는 주요등산코스를 4코스로 나눠 자세히 소개하고 있었다.
오후 3시 21분, 1시간 30분 동안 3km를 걸었던 도보코스를 마무리했다. 오솔길 운영자 김 씨는 앞으로 자신의 카페가 복사골 최고의 도보카페로 활성화되는 것이 소망이라고 밝혔다. 원미산 둘레길은 등산객을 위한 쉼터와 운동시설은 마련돼 있지만 음수대와 화장실이 부족하다. 길지 않은 코스라도 등반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야 한다.
TIP. 김재곤 씨의 바르게 걷는 법
걷기 전후 스트레칭은 필수다. 산에 오르기 전에는 준비운동을 먼저 한다. 걷기가 시작되면 머리와 어깨, 엉덩이, 발이 일자를 유지하는 바른 자세로 걷는다. 보폭은 평상시 보다 약간 넓게, 발뒤꿈치부터 땅에 닿고 발바닥과 엄지발가락의 순서로 체중을 실어 이동하는 게 좋다. 또한 몸에서 땀이 날 정도의 속도로 약간 빠르게 걸어야 효과적이다.
한 시간 당 평지는 4~5km, 산길은 3~4km 정도로 걸으면 성인병에 많은 도움을 주고 건강을 유지하는 기반이 마련된다.
TIP2. 운치 있는 부천의 산책로 다섯!
△중동 중앙공원 어울림길이 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산책과 운동코스로 인기가 높다. 중간에 쉼터가 놓여있어 쉬어가며 자유롭게 운동을 즐길 수 있다. △상동 시민의 강 물길도 있다. 아파트 사이로 흐르는 5.5km의 시민의 강에는 친환경 테마공원이 조성돼 있어서 주민들이 선호하는 산책길로 이름이 높다. △상1동 주민센터 쪽 야생화 길도 호젓하다. 구지공원에서 세화유치원까지 아름다운 야생화 2만2800여 본이 심어져있어 걷기에 좋다. △부천의 산소탱크인 대장동 들길 10km 코스는 사계절이 아름다운 곳. 마을 고택의 담장을 벽화로 꾸미고 이정표로 세운 장승과 솟대가 인상적이다. △심곡본동에 있는 정명고등학교 도보 코스도 시원하다. 매 년 5월이면 성주산 자락을 따라 피어난 아카시아 향내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도움말 오솔길따라 도보여행(http://cafe.daum.net/walkingclub) 운영자 김재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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