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냅킨공예가 김선애?김영미?박세희 씨
냅킨공예품으로 향기로운 나만의 공간 만들죠
재활용품 사용 가능, 재료 간단하고 만들기도 쉬워
향기로운 사람에게는 향기로운 공간이 있다. 뭔가 특별한 사람에게 다른 무엇가가 있는 것처럼. 그래서 사람들은 똑 같은 물건이라도 좀 더 예쁘고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것으로 꾸미기를 좋아한다. 온갖 사무용 기기로 가득한 책상에 아내의 정성이 담긴 예쁜 연필꽂이는 지친 남편에게 힘을 준다. 버려지는 페트병으로 만든 화사한 화분 받침은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의 나래와 창의성을 길러 준다. 그렇지만 항상 야기되는 것은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야 웬만큼 모양새가 난다 치더라도 대다수의 손재주 없는 사람들은 남이 만든 것 감탄이나 하고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게다가 뭐 하나 만들어보려면 필요한 도구나 재료는 어찌나 많은지...
냅킨으로 수공예품을 만들 수 있다고?
20년 전에 지점토 만들기가 수공예의 마지막인 리포터는 얼마 전 지인에게 냅킨을 이용한 공예가 있다는 소개를 들었다. ‘냅킨을 어떻게 공예 재료로 쓰지?’하는 호기심이 생겨 자료를 찾아보았다. 사진을 보니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귀여운 그림은 잘 그려진 캐릭터 상품을 보는 것 같았다. 당장 만들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만난 사람은 고잔동에서 작은 공방을 운영 하고 있는 김선애씨. 봄 햇살이 눈부신 평일 오전, 그녀의 공방은 세상의 온갖 꽃들로 가득 했다. 봄꽃부터 겨울에 피는 꽃까지, 다양한 꽃들이 한 군데 모여 있었다. 우린 가끔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것을 보고 놀라는 때가 있다. 여기가 바로 그곳!공방 가득 만개한 꽃들은 페트병 표면에, 전등갓에, 열쇠 걸이에 피어 있다. 쌍둥이를 키우면서 늘 내 일을 꿈꾸던 김선애씨는 처음엔 한지 공예를 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그녀는 솜씨가 좋아 주위의 입소문을 타 제법 주문을 받았다. 하지만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고가의 한지를 이용한 제작은 무리가 왔다. 그때 알게 된 것이 냅킨 공예. 가장 큰 매력은 재료나 만들기가 쉽다는 거였다. 만드는 노력과 시간을 인정해주는데 인색한 사람들에게 지쳐가던 그녀는 만들기 쉽고 재료 복잡하지 않은 냅킨 공예의 매력에 빠졌다. 플라스틱, 유리, 나무 등 소재를 가리지 않고 버려지는 재활용 제품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메리트로 다가왔다. 자료를 찾아 재료를 주문하고 만들어 보니 폼새도 좋았다. 더군다나 수공예 배우기의 가장 걸림돌인 ‘그림 그리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수요층이 넓어지리라는 확신이 섰다.
환경을 생각하는 생활 공예
페트병 입구에 작은 리본을 달고 중간 부분을 구멍 내 날씬한 허리 모양을 한 화분 받침대를 보여주는 그녀는 “이것 만드는데 단돈 천원 들었다”고 했다. 집에 남아도는 페트병은 무료고 사용된 냅킨과 아크릴 물감, 마감재가 사용 재료의 전부다. 그야말로 버려지는 페트병의 재탄생이다. 사용되는 냅킨은 아이들이 생일파티 등에서 쓰이는 것으로 3겹으로 된 냅킨 중 2겹을 떼어낸 후 그림이 있는 부분을 접착제로 붙이면 된다. 오늘 처음으로 냅킨강사로 수강생을 만난다는 김영미씨는 다소 들뜬 모양이다. 옷이며 화장이 공예 강사 스타일이다. 지인의 소개로 냅킨 공예를 시작해 원하던 일을 찾았다는 그녀는 냅킨공예를 ‘환경을 사랑하는 생활 공예’라고 말한다. 보기만 하는 아트(art)가 아니라 생활에서 즐기는 공예를 추구하던 자신의 생각과 맞아 좋다고 한다. 그녀가 오늘 강의를 나갈 곳은 새로 개업한 커피전문점에서 진행하는 일일 특강. 버려지는 씨디(CD)를 이용한 탁상 달력을 만들 생각이다. 재료비는 2000원 내외로 할 예정.
말과 표정이 애교로 넘치는 박세희씨는 미술을 전공한 냅킨 공예가. 그녀 역시 ‘일’에 대한 갈증 끝에 냅킨 공예를 만났다. “육아와 병행하며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이 일이 자신에게 안성맞춤”이라고 자랑한다. 딸 둘을 키우는 그녀는 굴러다니는 머리핀을 수납하는 통을 처음 만들었다. 지금은 아예 냅킨공예로 머리핀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배우다 보니 새로운 기법을 작품에 적용할 수 있어 재미있어요. 여러 개의 냅킨으로 어떤 모양을 만들까 생각하니까 색감이나 구도 감각도 는다“는 그녀는 아이들 방에 걸어 줄 하트 모양 판넬을 정성껏 만들고 있다. 좋아하는 문구를 넣어서….
남양숙 리포터 rightnam69@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