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그림에 도입… 수학이야? 그림이야?
수학을 그림에 도입한 베르나르 브네 - 페인팅 1961~2011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페인팅, 조각, 퍼포먼스, 사진, 영화, 음악, 무용 등 매체와 장르를 넘나들며 전방위적인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는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베르나르 브네의 전 작업 세계를 아우르는 회화 작품으로 구성된 회고전이다.
총 40여 점의 작품이 선보이는 본 전시에서는 브네가 18세 때 제작한 초창기 작품을 시작으로 하여, 반 예술의 징후가 나타나는 1960년 대 초반의 타르회화, 수학 기호나 도표, 공식 등을 미술의 언어로 차용함으로써 개념미술의 전형을 보여주는 1966년 이후의 작품들 그리고 수수께끼 같은 수학 공식들이 작품의 전면(全面)을 가득 채우고 있는 2000년 대 이후의 포화그림과 변형캔버스 작품 등 1950년 대 후반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열정으로 지속되고 있는 브네의 예술세계를 시기별 유형별로 일목요연하게 조망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되는 점은 베르나르 브네가 그의 작품에 ‘수학’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수학을 작품에 적용하는 것은 단순한 차용의 방식으로 혼돈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이 아니라 하나의 모형, 즉 그 자체로 상징적이며 맥락적인(syntactic)인 특성을 지닌 수학적 모형을 작품에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시각예술 분야에서 구상적인 작품은 다의성(polysemy)에 의존해 왔으며 비구상적인 작품은 범의성(pansemy)에 의존하고 있는 반면 이번 전시를 통해 베르나르 브네가 제시하는 수학의 적용은 단의성(monosemy)과 관련을 가진다. 이 경우 화면은 어떠한 가치도 인정하지 않으며 그 자체가 단지 하나의 함수로서 가치를 갖는 수학적 기호로 구성되므로 표현적이거나 미적인 요소를 갖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에 전시되는 그의 주요 작품들은 단일한 의미만을 갖는 기호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호들은 단일한 차원의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모든 유형의 예술이 이용해온 기호와 구분되거나 상반된다. 마치 암호인 듯 보이는 그래프, 해독 불가능한 수식 등으로 가득한 브네의 작품을 한눈에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브네는 명백하고 즉각적 인지가 가능한 것이야말로 본질적인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극복해야할 장애물임을 자신의 작품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 전시기간 : 3월9일~4월14일
▶ 장 소 :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 전시시간 : 도슨트 전시설명(화-일 오후 2시)
▶ 작 품 수 : 회화작품 46점 전시
▶ 문 의 : 2124-8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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