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겨울방학을 마치고 아이들이 개학을 맞았다. 다음 달이면 새로운 학기도 시작된다. 이때 다가오는 3월을 설렘과 조바심으로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다. 바로 새로운 시작을 앞둔 예비 초·중·고등생들이다.
이전과는 다르게 새로이 펼쳐질 교육환경. 잘 적응하려면 어떤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까. 이에 본지는 3주에 걸쳐 교육기획으로 예비 초·중·고 입학 가이드를 준비했다.
게재 순서 : ① 초등학교 입학 가이드
② 중학교 입학 가이드
③ 고등학교 입학 가이드
초등학교 입학 가이드 - 자기 생각 잘 표현하는 연습 시켜야
학교·교사 요구, 이해하는 능력 필요 … 자기감정 조절 습관 길러줘야 교우관계 쉬워오는 3월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주부 김 모씨는 요즘 시간만 나면 인터넷 검색을 한다. 먼저 학부모가 된 대학 친구들과 통화를 하는 횟수도 크게 늘었다. 결혼 전부터 직장을 다녔고 육아문제는 친정어머니와 어린이집을 통해 해결했던 김씨로서는 초등학교 입학이라는 큰 변화를 겪어야 하는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줘야 할지 도대체 감을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최근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이른바 ''직장맘''으로 불리는 맞벌이 주부들 대부분이 김씨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전문가들은 “처음 시작하는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학교와 교사가 요구하는 것을 잘 받아들이고 그대로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규칙을 알고 지키게 =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지켜야 할 규칙이 많아지고 이를 어기면 유치원에 비해 엄격하게 책임을 묻는다. 이 때문에 아이들 중에는 학교를 두려워하고 가기 싫은 곳으로 여겨 적응에 실패하는 사례가 종종 발견된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때와 장소에 따라 할 수 있는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구별해서 행동하도록 가르쳐 주는 것이 필요하다.예를 들어 운동장에서는 마음껏 소리 지르고 뛰어놀 수 있지만 교실이나 복도에서는 조용히 해야 하고, 화장실과 수돗가에서는 줄을 서는 등의 질서와 규칙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자기의 생각을 잘 표현하는 연습도 해야 한다. 자기표현을 못해 학교가기를 싫어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꾸짖지 말고 얘기를 잘 들어주고, 작은 것도 칭찬해 주면 자연스럽게 표현력이 길러져 학교생활에 자신감을 갖게 된다.특히 수업시간에는 집중해야 하고, 배변이 급하거나 다른 일이 있으면 손을 들어 선생님에게 허락을 받는 것도 알려주어야 한다.유치원 수업은 일반적으로 30분 정도 진행된다. 이에 반해 초등학교 수업은 40분이다. 부모들 생각에는 10분 정도 더 늘어난 것이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아이들에게는 무척 긴 시간이다.특히 유치원의 수업에서는 다른 곳에 눈을 돌려도 문제가 안됐고, 화장실도 비교적 자유롭게 다녀올 수 있었지만 초등학교 수업은 거의 40분 내내 선생님의 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화장실도 정해진 시간에 다녀와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는 즐거운 곳'' 인식 필요 = 부모들 중에는 아이가 학교에 입학한 후 나쁜 행동을 할까 걱정되어 "학교에서 떠들면 선생님한테 혼나"라고 겁을 주기도 한다.그러나 이런 말은 학교와 선생님을 무서운 대상으로 생각하게 할 우려가 있다. 학교는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고 친구를 사귀는 즐거운 곳으로 알려 주는 게 좋다.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 대부분은 대학을 졸업하는 16년간 학교를 다녀야 한다. 긴 여행을 시작하는 아이들이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된다면 오랜 시간 고통스러울 가능성이 높아진다.전문가들은 아이가 학교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갖도록 하는 방법 중 하나로 아이와 함께 학교를 미리 방문해볼 것을 조언하다.친구들과 어울려 생활을 혼자 해야 하는 곳이 학교인 만큼 아이들은 호기심도 있지만 두려움도 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입학할 학교에 들러 학교 시설물을 살펴보며 부모님의 초등학교 시절 얘기를 해 주면 아이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예절 바른 언어생활 유도 = 친구들에게는 바른 말, 어른들에게는 존댓말을 쓰고 욕설이나 상스러운 말을 할 때는 고운 말을 쓸 수 있도록 타일러 줘야 한다. 도움을 받을 때는 "고맙습니다", 폐를 끼쳤을 때는 "미안합니다" 등 올바른 언어 습관을 길러 주는 것도 아이의 첫 사회생활에 도움이 된다.또 학교생활에 걸맞은 생활 습관도 지도해야 한다. 학교는 유치원보다 등교시간이 빠르기 때문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고 제 시간에 등교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또한 자기감정을 조절하는 습관을 길러줘야 ''왕따''를 당할 가능성이 낮아진다.일선 교사들에 따르면 아이들 간의 분쟁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것이 1학년이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학교라는 공간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밝히고 다른 아이의 입장도 고려할 수 있는 능력과 스스로 진정할 수 있는 능력들이 모두 감정 조절하는데 필요하다. 다른 아이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주장만 계속하다가 떼를 쓰거나 우는 아이들은 같은 반의 친구들한테도 왕따를 당하기 쉽다. 그러므로 아이가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고 자신의 감정 상태를 잘 알고 적절하게 표현하는 연습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스스로 학습 능력 필요 = 초등학교 1학년의 경우, 너무 어렵거나 지나치게 쉬운 내용을 공부하면 자칫 공부에 관심을 잃기 쉽다. 자신의 능력에 꼭 맞는 학습을 하길 원하고 그렇게 했을 때 성취감과 기쁨을 느낀다.먼저 읽기는 즐거움과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읽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점검해 준다. 이를 통해 어휘력이 신장되고, 창의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표현력이 길러진다.초등 1학년의 쓰기는 대부분 받아쓰기를 집중적으로 공부한다. 받침 없는 쉬운 글자부터 짧은 문장으로 길어지므로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쓰는 연습을 하도록 하고, 바른 순서와 바른 모양으로 쓰도록 한다.수학은 단순 연산을 반복하는 데 그치지 말고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여러 가지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1+2=3'' 같은 수학적 기호나 뺄셈은 일상생활의 상황을 이용하면 최근 수학 교과서에서 요하는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도움말 : JEI재능교육, 한솔교육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초등학교 1학년 교사에게 물어보니
학습보다 배려와 나눔을 알려주세요
“요즘 아이들은 남의 말을 듣지 않아요. 발표를 시키면 저마다 손을 들고 발표하려고는 하는데 정작 발표하는 아이의 이야기는 듣지 않지요.”
모산초등학교에서 1학년을 가르치는 이윤미 교사는 예비초등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으로 “배려와 나눔”을 강조한다. 초등학교는 아이들이 처음 사회를 접하는 곳인 만큼 배려와 나눔이 가장 먼저 익혀야 할 덕목이라는 것. 2009 개정교육과정의 모토도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창의인재육성’이다.
하지만 요즘은 집에서 하나 둘만 자라며 과잉보호를 받는 경우가 많아 이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또한 아이들이 생활의 기본을 잘 못 챙긴다. 단추를 잠그거나 옷을 입고 벗는 사소한 부분에서도 어려움을 느낀다. 하물며 선생님에게 학습지를 받을 때도 한 손으로 받고 건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교는 수업이나 공부를 떠나서 주변과 함께 잘 어우러져 지내는 환경이 먼저입니다. 공부보다 융화하는 것을 먼저, 예절을 먼저 익혀야지요.”
이 교사는 “초등학생의 경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기”라며 “지금 당장은 성적이 좀 안 좋더라도 스스로 해나가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학습에 관한 부분을 준비하려면 지식 자체보다 과제집착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도할 것”을 조언한다. 문제 하나를 풀더라도 끝까지 해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문제도 끝까지 해내려는 아이는 결국 학습에서 좋은 성과를 냅니다. 그리고 그것이 앞으로 교육환경의 방향인 자기주도학습능력의 기반이 되는 거지요.”
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