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네 커피숍 ‘라엘(L''aile)''

기분 좋은 커피향에 찾아가는 카페 ''라엘''

지역내일 2010-12-10

커피 향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어쩌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마주서는 진한 향은 놀라움과 반가움 딱 그 중간이다.
삼산동 ‘라엘’이 그렇다. 콩다방, 별다방 거기다 온갖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우리네 입맛을 통일시켜버린 지 오래. 조용히, 천천히 그러나 자신만의 향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이곳은 초겨울 문턱 우연히 발견한 보물섬이다.

정직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큰 대로변을 놔두고 굳이 골목에 자리를 잡았다. 아는 사람만 알기 딱 좋은 위치다. 주인장 김민정 대표는 “오다가다 들러주셔도 감사하고 우리집 커피가 생각나서 일부러 들르는 거, 멋지지 않나요?”라며 환하게 웃는다. ‘라엘’만의 커피를 만들고 싶었단다.
김 대표가 커피를 만난 건 10여 년 전 일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 때문에 7년 정도 일본에서 지내면서 ‘일본식커피’를 접하고부터다.
“분명히 같은 커피콩일 텐데 여기서 자주 마시던 커피와 맛이 다른 거에요. 나중에야 알았는데 로스팅 기법이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더 놀랐던 건 그 이후이에요”라며 말을 시작하는 그의 표정이 상기됐다.
콩을 선별하는 과정부터 절대 눈속임 없이 아주 정직하고 섬세하게 정성껏 작업에 임하는 자세에 매료된 김민정 대표. 자신만의 방식으로 로스팅을 하고 자신의 이름을 걸고 커피를 내 놓으니 커피 맛이 다른 건 당연한 건지도 몰랐다.
한국에 돌아오자 커피공부에 돌입했다. 욕심도 많아 라엘 내부 디자인도, 인테리어도 모두 직접 하고 말았다.

커피의 생명은 원두 신선도
라엘은 직접 원두를 선별하고 로스팅하는 곳은 아니다. 굳이 이유를 대자면 우리나라에도 각 분야별로 ‘장인’이 많단다. 그래서 원두를 양심적으로 로스팅하기로 유명한 서울의 지인에게서 받아쓴다. 대신 라엘의 모토가 ‘정직한 맛’인 만큼 절대 대량으로 들이지 않고 틈틈이 받는다. 그것도 많아야 1kg이다.
“아메리카노나 에소프레소를 마셔보면 콩의 신선도를 알 수 있어요. 오래된 콩은 식으면 쓴맛이 강해져 커피 특유의 맛이 없어지죠. 제가 못 마시겠더라고요”라는 김 사장. 그것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이달부터는 울산에서 로스팅하는 콩을 쓸 예정이란다.
라엘의 커피 맛은 일단 부드럽다. 과하게 쓰지도 억지로 낸 신맛도 없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다 비워도 잔에 찌꺼기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김 사장은 “커피 머신의 차이죠. 원두를 어떻게 갈아내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라고 설명한다.
김 사장은 에소프레소에 각설탕을 띄워 마셔볼 것을 권한다. 커피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게 에소프레소긴 하지만 설탕은 멋쩍다. “일부러 (설탕을)녹이지 마시고 자연스럽게 녹도록 놔둬 보세요. 진한 커피를 첫 맛으로 나중에 설탕이 저절로 다 녹았을 땐 캐러멜 맛이 나요. 마지막 그 커피는 향이 아주 오래 입 안에서 머문답니다”는 그.

크리스마스엔 조각케이크 서비스
그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직한 커피를 대접하고 싶단다. “최고 품질의 콩으로 체인점에선 맛볼 수 없는 라엘만의 맛을 내놓고 싶어요. 커피의 진정한 맛을 알리는 게 목표라고 할까요”라는 김민정 사장. 그래선지 라엘의 커피엔 희망이 뜨겁다.
또 라엘에선 아침이 늦은 사람을 위한 ‘아점세트’를 내놨는데 아메리카노+프랜치토스트+수제소시지+달걀프라이+채소샐러드가 6천원이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엔 커플에게 조각케이크를 무료로 선물한다. 

문의: 라엘 김민정 사장(070-8262-0785)
위치: 삼산동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농협 뒤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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