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호계고 진우현 군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 첨단의료로봇 만들 터

지역내일 2010-10-18

교육과학기술부가 선정한 ‘올해의 대한민국 인재상’에 울산의 학생이 3명 선정됐다.


UNIST 김찬우 군, 울산공고 박건우 군, 중앙고등학교 진우현 군이 영광의 얼굴들이다. 김찬우 군은 과학분야 연구활동을 높이 평가받았으며 박건우 군과 진우현 군은 국제로봇올림피아드에서 수상성적이 밑바탕이 됐다.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학생이 진우현 군이다. 이공계 학생들의 전공분야에 대한 노력은 일단 접어두자. 숨 쉴 틈도 없다는 인문계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그것도 교과와 아무런 연계성 없는 로봇세계대회 수상성적과 관련 활동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니 주목할 만한 일이다.


중앙고등학교 2학년 진우현 군을 만났다. 

봉사부터 로봇 제작까지
앞장서


우현 군은 “뜻하지 않게 큰 상을 받게 돼 얼떨떨하지만 정말 기분 좋아요. 이번 수상은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뜻으로 알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수줍게 소감을 말한다.


우현 군의 지도를 맡은 호계고 이성해 교사는 “엄격하기로 소문난 인재상 심사에서 로봇동아리활동과 독창적 봉사활동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한다.


우현 군은 지난 2년간 방학과 매주 토요일엔 빠지지 않고 로봇동아리활동을 펼쳤다. 틈틈이 한부모가정의 자녀를 대상으로 로봇교육과 교과멘토도 자청했다.


특히 한국창의과학문화재단의 연구과제공모에 당선 돼 수행 활동한 결과는 책으로 엮고, 과학관련 축전엔 빠지지 않고 부스를 운영했다. 시판용 휴머노이드 로봇에 불편을 느낀 우현 군은 로봇인멘터교육을 이수하고 스스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제작할 정도로 이론과 실제에 능하다.


또 지난 5년간 국내나 국외의 굵직굵직한 로봇올림피아드 대회에서 대상을 비롯한 수상실적만  20여회에 이를 정도로 로봇분야에서 뛰어나다. 지난 9월엔 로봇기술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순수과학 활동이든 연구든 혹은 봉사든 로봇을 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은 빠짐없이 실천한 것이다.


우현 군은 육군참모총장배 대회에서 1등 수상으로 출전권을 획득한 세계로봇올림피아드대회를 앞두고 있다. 이번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으로는 대통령 표창 및 장학금 뿐 아니라 지속적인 지원관리도 받게 된다. 


중학생시절부터 남달라


현재 우현 군의 상황은 누가 봐도 부러울 정도다. 그런데 그 시작은 사소했다. 유난히 로봇을 좋아하던 우현 군이 로봇동아리를 찾아 중학교를 선택하면서 시작됐다고 봐도 좋겠다.


우현 군은 “당시에 성안중학교 로봇동아리가 이름을 날리고 있을 때였죠. 그래서 일부러 성안중학교로 진학을 하고 동아리에 가입을 했다”고 기억한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그땐 초등부만 별도였고 중등부 이상 학생들이 함께 실력을 겨뤘다. 그런 대회에서 남들이 장난감이라 비웃던 키트로 금메달을 휩쓸고 세계대회까지 수상할 정도였다.


이성해 교사는 “그때도 기술과 프로그램이 달랐다. 실력이 뛰어나니 나가는 대회마다 상을 휩쓸어 심사위원들이 이름과 얼굴을 기억할 정도였다”고 떠올린다.


그런데 3학년, 지도교사였던 이 교사가 전근을 가면서 동아리는 흐지부지됐다. 우현 군은 “1년 내내 대회 한 번 못 나가던 시기였는데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어요. 그 1년 동안 과학고 영재원에서 과학이론과 로봇원리를 익혔죠”라고 말한다. 


선택과 집중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는 상황이 더 나빠졌다. 동아리는 고사하고 학교 전체에 로봇관련 활동하는 학생이 우현 군이 유일했으니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그때 우현 군은 이성해 교사와 다시 의기투합했다. 로봇관련 대회를 알아보고 일정을 조정하고, 밤을 새워 연습하기를 밥 먹듯 했다. 고교생이라 시간내기가 어려우니 선택한 과제에 집중하는 건 당연했다.


이 교사는 “우현이는 기본기가 탄탄했다. 항상 몇 년 앞선 기술과 프로그램으로 연습하고 출전했기 때문에 깊이가 있었다. 그래도 열악한 환경에서 우현이가 인재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건 열정과 노력의 결과다”고 힘주어 말한다.


우현 군의 목표는 의료용 로봇의 선두주자가 되는 것이다. “휴머노이드, 즉 인간중심의 로봇을 만들고 싶어요. 그 분야 세계 최고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하는 우현 군의 눈빛엔 자신감이 넘친다.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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