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 시리즈]
올 7월 부천사회적기업협의회가 출범했다. 현재 부천에서 사회적 기업으로 활동 중이거나 사회적 기업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기업 및 단체 등 14개 업체가 모인 자리였다. 출범식에 참여한 업체들은 부천지역 사회적기업의 발전과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작업에 한마음을 모았다. 이를 계기로 부천내일신문은 사회적기업을 시리즈 기사로 다루려 한다. 부천에는 현재 등록된 사회적 기업 4곳과 예비 사회적 기업 5곳 등 총9개의 기업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결식 이웃과 희망 나누며 기업 이윤도 함께
부천의 사회적 기업 1호인 ‘행복도시락주식회사(대표 박명혜, 경기도 부천시 상동 554-8)’는 2006년 8월 행복을나누는도시락 경기부천점으로 오픈했다. 2005년 시장형 자활근로사업단으로 시작해서 사회 취약계층 일자리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혼합형 사회적 기업이다. 2008년 10월 사회적기업 인증 후 공익 목적과 더불어 취약한 수익 구조를 활성화시킬 방법을 모색 중인 행복도시락의 현장을 지난 1일 찾아갔다.
조리팀 장숙희 씨의 일터
행복도시락 조리실에서 일하는 장숙희씨를 만났다. 그녀의 출근 시간은 아침 7시. 조리팀을 맡은 장 씨는 주부로 쌓은 요리 실력이 담긴 도시락을 준비한다. 그녀가 만드는 음식은 위생적으로 조리한 밥과 국, 반찬 세 가지. 결식 이웃을 위한 공공급식 360여 개와 유료 도시락, 지역아동센터 350여 명 아이들의 간식을 조리실 직원들과 만들어낸다. 장 씨의 일터인 행복도시락에서는 2년 이상, 1년 미만인 종사자 17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경기부천나눔지역자활센터라는 공동체 시절부터 함께인 직원과 기업의 효율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직원, 영양사와 회계를 맡은 전문 인력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맡은 일을 담당한다. 장 씨는 “일이 많은 날은 계속 서있어서 힘들지만 음식 받을 사람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주변에 취업 못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여기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좋다. 그래서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한다”고 말한다. 배송 후 조리도구를 세척하고 조리실을 청소하면 오후4시, 장 씨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퇴근을 준비한다.
공공성과 수익성의 ‘기로’
행복도시락(주)의 모체는 경기부천나눔지역자활센터가 중장년층 여성들의 일자리를 위해 구성된 ‘맛을 전하는 사업단’이다. 2006년 6월 실업극복국민재단과 SK텔레콤, 지자체의 협력을 기반으로 결식이웃 도시락 급식사업에 뛰어들면서 2006년 행복을나누는도시락 경기 부천점을 개소하게 된다. 이곳은 부천시와 오정구에서 위탁받은 공공급식, 유료 도시락과 행사음식을 판매하는 수익사업, 고용노동부가 인건비를 지원하는 재정구조를 갖추고 있다.
“우리 회사는 총 매출액의 80%가 공공급식이라는 사회적 기업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유료사업 20%인 낮은 수익 구조를 키워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박명혜 대표는 공공급식은 보호된 시장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투명하고 공정한 집행을 위한 서류 관리에 대한 부담 등이 크다고 전한다. “기업의 수익성이 저조합니다. 그래서 일반 기업들은 사회적기업을 기피하죠. 하지만 사회적기업은 가치가 있는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봐요. 지역 차원의 논의와 지속적인 확대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은 행복도시락을 비롯한 부천 지역 사회적 기업들이 가진 과제가 될 것입니다.”
1명→1000명을 이끌어낸 긍정적인 ‘효과’
올 들어 행복도시락은 유료매출을 시도하고 있다. 내년에는 공공성을 유지하면서 수익사업을 고민해야 한다. 노동부가 지원하는 3년의 기간이 끝나면 자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직원들과 방향을 모색하던 중 행복도시락이 만들어진 이유를 저버리지 말고 추가 행사를 많이 해서 수익을 창출하기로 했어요. 우리는 시장과의 충돌을 피해야 해요. 그래서 지역사회 관공서와 공공기관, 복지관, 유관기관, 학교는 주 고객층이 될 수밖에 없죠. 이 점은 지역 기관들이 사회적 기업을 위해 협조해야 할 부분입니다.” 행복도시락 사람들이 열심히 일한 만큼 수혜 이웃들은 보람을 돌려준다. ‘맛있는 것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말과 편지, 전화 피드백으로. 또한 음식을 먹어본 고객들이 ‘이 회사 음식 참 맛있다’고 입소문을 내서 한 명이 천 명을 끌어오는 긍정적인 효과도 얻게 됐다. 이곳에서 일하는 이종란 조리장은 “음식을 만들어 보내면 즐겁게 식사하는 이웃이 있어서 감동이 일어나는 현장이 바로 행복도시락 조리실”이라고 말한다. 장숙희씨는 “사회적 기업이 활성화 돼 취업 못하는 중장년층 여성 인력을 흡수해야 한다. 이를 위한 부천시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미니 인터뷰 - 도시락 박명혜 대표
박명혜(38) 대표는 90년대 부천지역의 생산현장과 국회에서 보좌관으로 일했던 경력이 있다. 그녀가 행복한도시락 대표가 된 이유는 ‘부천지역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다. 박 대표는 “사회적기업은 서로 돕고 공평하게 나누고 민주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대안 경제나 연대경제와 같은 시도들을 눈여겨보고 배울 점은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지역에서 사회적 사명을 분명히 하고 시장 방식의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앞으로 ‘살아남는 것’이 목표다. 결식 이웃들과 함께 하고 돈을 많이 벌어서 직원들의 근로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지역 안에서 연대를 잘해내는 것이 직면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직원, 고객, 지역 간의 의사소통과 경영인의 자질을 보완해가고 있다. 현재 그녀는 부천사회적기업협의회 대표직을 맡고 있으면서 대학원 석사과정을 공부 중인 사회적기업 전문가다.
행복도시락(주)는!
기업체와 관공서, 학교 모임 및 행사에 다양한 메뉴의 도시락을 판매한다. 또한 집들이, 개업식, 체육대회 등에 출장 뷔페를 나간다. 기업체와 방과후, 학원 급식을 제공하는 것도 이 회사가 하는 일이다. 일반인이 이용하려면 3일이나 일주일 전에 전화로 연락하고 메뉴와 가격을 협의하면 된다. 이곳은 2006년 행복나눔재단이 주최한 우수위생관리센터로 선정됐고 2008년 10월에는 사회적기업 제2008-78호로 노동부 인증을 받았다. 2008년 11월에는 부천종합고용지원센터와 사회적일자리창출사업 지원을 약정하면서 회계 전문 인력을 채용하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양질의 도시락을 만들어서 유료판매 홍보를 강화하는 일이다.
문의 032-328-1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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