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소상공인 성공시대 ③문구점 미스터 케이

“변치 않는 친절함과 유행상품을 구비하는 안목이 중요해요”

지역내일 2010-08-27 (수정 2010-08-27 오후 3:01:55)

아이들의 등하교 길은 언제나 떠들썩하다. 학교 앞 문구점은 챙겨갈 준비물을 사기도 하고, 좋아하는 캐릭터 상품도 구경하려는 고만고만한 녀석들로 더 북새통을 이루곤 한다. 영통 영일중학교 앞에 있는 팬시문구 복합매장 ‘미스터케이’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들을 맞이하고 있다.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한 문구점, 여러모로  따져보고 시작해야
 학교 앞 문구점이 가장 한가한 방학이지만 미스터 케이 권영순 대표는 분주하다. 학원 친구 선물을 사러왔다는 여중생부터 곧 있을 개학에 대비에 학교 실내화나 학용품을 구입하러 온 엄마와 아들, 제도 용품을 사러 온 30대 직장인까지. 인터뷰하는 내내 여중생에게는 예쁜 포장을 해 주고, 실내화를 사는 남학생은 적절한 사이즈를 권해 직접 신어 보게 하며 가게 안을 바삐 오간다. 잠시 있으니 영업사원이 예쁜 캐릭터가 눈에 띄는 물건들을 한 아름 들고 들어선다. 영업사원의 권유는 아랑곳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보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물건들을 남다른 눈썰미로 골라낸다. 우만동 아파트 상가에서 10여 년간 문구점을 하다 미스터 케이를 운영한지 9년. 그녀의 팬시문구와 함께한 19년 노하우가 한껏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전형적인 판매업의 하나인 문구점은 흔히 비교적 소자본으로 누구나 창업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주로 오전7시30분 정도부터 오후10시까지 문을 열어야 하고 헤아리기도 힘든 다양한 물품들을 취급해야 하는 어려움도 따른다. 특히 최근 각광받고 있는 팬시문구나 캐릭터상품 등을 구비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해 따져보아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학교, 아파트 단지, 큰 도로 등을 끼고 있는 입지가 최적의 장소
 권 대표는 12평 정도 되는 미스터 케이를 2001년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를 주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현재의 월세는 100만원. 가게보증금을 제외한 자본금 5,000만원으로 인테리어를 하고 물건을 구비했다고. “요즘 이 정도 규모로 창업하려면 당시보다는 자본금이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중대형 매장은 점포임차비용을 제외하고라도 최소 1억5,000만원은 필요할 것이다. 시작할 때 물건을 어느 정도 구비하느냐에 따라 초기 창업 자본금은 더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계약에 앞서 문구점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인지 가늠해 보는 것은 필수 사항. 가게계약 당시에 건물은 한창 공사 중이었다고. 길 바로 건너에는 중학교가 있고 근처에 대단지 아파트가 있는 큰 도로가에 위치해 있었다. 그래도 며칠 동안 학생들의 등하교 노선과 도로를 지나는 사람들의 수를 유심히 살폈다. 인근 초등학교 앞으로 문구점이 있었지만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어 해 볼만하다는 판단이 섰단다. 당시에는 인지도가 있던 ‘미스터 케이’로 간판을 걸고 팬시문구 복합매장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홈플러스나 영통 중심상가 쪽에 대형 문구점이 들어서기 전인 처음 3~4년 동안은 매출이 좋았어요. 지금은 임대료를 제외하고 직장인의 급여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요.” 대형마트의 활성화가 문구점의 손익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그녀는 ‘혼자 운영하면서 내 가게라는 편안함에 만족하고, 소규모의 팬시문구점에서 큰 욕심을 부려서는 안된다’고 덧붙인다.   
                   
대형 마트나 매장과 경쟁하는 비결, 친절과 열린 마음
 무슨 일이든 처음 시작할 때는 걱정이 앞서는 법. 물품구입이 무엇보다 중요한 문구점 창업에서는 직접 본인이 부딪히고 시장조사를 하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는 상품을 구비하는 열성이 필요하단다. 특히나 문구용품은 종류가 다양해 그 물건이 그 물건 같고, 유행에 민감한 상품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상품은 그때그때 소비돼 주문 시 재고가 남지 않도록 물량을 적절히 조절해야 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인데 힘들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운영해 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권영순 대표는 “도매상에 갈 때도 그 사람과 함께 가 여러 가지 노하우를 배우는 것이 좋다. 가게를 열면서 물건을 채울 때는 교환, 반품 조건을 확실히 하고 구매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건을 가져다주는 영업사원과는 신용을 바탕으로 관계를 다져 놓는 것이 필수적이다. 좋은 물건을 바로바로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게운영의 요건은 친절이 생명이라는 권씨. ‘손님을 따라다녀서는 안 되고, 편안하게 물건을 고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초등학생이 물건은 사지 않고 계속 있더라도 절대 가라고 하지 않는다’고 자신의 친절경영법을 전해준다. 단골손님에게는 10% 정도 할인혜택을 주는 것도 친절경영의 또 다른 방법이라고. 열린 마음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너무 눈앞의 이익만을 쫓아 얽매여서는 안 된단다. 손님이 산 물건을 반품하러 왔을 때 받아서 버릴지언정 반품을 해 줘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아이들이 저렴한 물건을 사고도 포장을 원하면 아무 말 없이 예쁘게 포장해 줄 마음이 있어야 한다. 마음과 마음이 통할 수 있는 것, 이것이야말로 대형마트나 매장과 경쟁할 수 있는 소규모 문구점만의 장점이 아닐까.
 “무엇보다 아이들을 좋아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물건에 대한 안목도 길러질 수 있어요. 오랜 동안 미스터 케이를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면 비결이지요.”


▷취급물품 문구·팬시·사무용품·학습교재
▷위치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990-1
▷전화 031-273-8876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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