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모임최고-신정2동 주민자치센터 ''가야금병창교실''

지역내일 2010-07-23 (수정 2010-07-23 오전 9:36:06)

가슴 저미는 가야금 선율에 구성진 소리를 담아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30분, 신정2동 주민자치센터 지층에서는 비스듬히 드리운 가야금 줄 위에 부지런히 줄을 뜯는 손이 빠르게 움직이면서 한국인이라면 누가 들어도 가슴 저미며, 심금을 울리는 가야금 소리가 울려나와 교실을 가득 채운다. 잠시 후, 가야금 소리 위에 함께 들려오는 힘찬 창(唱)의 구성진 노랫가락이 듣는 이로 하여금 그 소리의 매력 속으로 빠지게 한다. 
양천구에서, 아니 전국적으로 주민자치센터에서는 이례적으로 ''가야금병창''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신정2동 주민자치센터. 가장 한국적인 음색을 가진 ''가야금'' 연주에 맞추어 구성진 노래까지 함께 불러내야 하는 가야금 병창의 아름다운 음악 속으로 들어가 보자.
가장 한국적인 음색 ''가야금''
신정2동 주민센터에서 가야금병창 지도를 하고 있는 지용순 선생(59), "가야금 병창은 우리의 소리, 우리의 가락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선뜻 도전하는 사람들이 없어 안타깝다는 지용순 선생은 구민 모두가 우리의 소리, 우리의 악기를 다룰 수 있다면 얼마나 멋스러울까를 생각하게 된단다. "악보를 볼 줄 몰라도 가야금의 12줄 음을 풀어 설명하니 배우기가 어렵지 않다"고 강조한다.
''가야금병창''교실에 참가하고 있는 회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먼저, 회장을 맡고 있는 안미랑(55) 회원, 가야금 연주가 서툰 회원들을 도와같이 연주를 하며 리듬을 맞추어 주기도 한다. "가야금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집중력도 키워주고 창을 하면서 소리를 지르면 가슴을 울려주는 느낌이 정신건강에도 도움을 준다"며 가야금의 장점을 늘어놓는다. "연주를 하려면 모든 악보를 외워야하니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인다. 배운지 3개월 정도 밖에 안 되었지만 벌써 가야금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는 송명숙(52) 회원은 "선생님의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너무나 한국적인 우리 소리와 우리 가락에 빠질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딸과 함께 시작한 이순희(62) 회원은 ''주께서 왕이시다''와 ''내 고향의 봄'', ''꽃이 피었네''를 제일 자신있게 연주할 수 있단다. "농현이나 쌍튀김이 어렵긴 하지만 가야금을 배우는 그 자체가 너무 재미있다"고 말한다.
주민자치센터에서 가야금을 강습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반가운 마음에 신청했다는 박현주(39) 회원, "가야금이라는 악기가 궁금하던 차 주민자치센터에서 강습을 해 주어 너무 좋다"고 말한다. "귀에 익숙한 피아노와 같은 음계가 아니기 때문에 모든 음을 외워야 한다는 어려움은 있다"고 귀띔해준다. 가야금 병창교실에서 제일 초보인 김숙현(48) 회원은 "심금을 울리는 가야금 소리에 위로를 받는다"며 "한맺힌 가야금 소리가 내 마음과 통하는 것 같다"고 전한다. 10년 넘게 가야금을 연주한 이성자(52) 회원, "공연도 많이 다니고 봉사도 많이 다녀 보람된다"며 "어디를 가든지 가야금 병창이 가장 인기있는 공연"이라 덧붙인다.
이성자 회원의 말처럼 ''가야금병창교실''에 참가하고 있는 회원들은 각종 대회와 초청 행사에 참여한다. 작년에는 주민자치문화센터 사례발표회에서 공연을 했고, 인천세계도시축전과 함께 하는 제1회 인천무형문화재 대축제, 부천시삼정성당에서 장애인의 날 행사 때 국악초청공연도 펼쳤으며, 인천 라마다호텔에서 세계사절단들에게 한국의 음악을 선보여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올해도 부천시삼정성당에서의 연주를 시작으로 그들을 기다리는 공연이 줄을 서 있다.
하지만 가야금 연주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줄이 굵고 팽팽해서 살짝만 뜯어도 손가락에 물집이 생겼다가 찢어지기 일쑤, 좀 열심히 연습했다 싶으면 당장 물집이 터져 피를 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반창고를 들고 다니며 찢어지면 얼른 붙여 다시 연습에 매진하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 

국악에 발을 들이다
주민자치센터에서 강습하면서 1:1로 개인지도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소절 불러주고 따라 부르면 대충 넘어가도 될 것을 지용순 선생은 개개인별로 제대로 소리가 나는지 확인한다. "너무나 정성껏 지도해주시며 가야금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에 감동받을 때가 많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 2009년 문을 연 신정2동 주민자치센터 ''가야금병창''교실은 매주 화요일 10시30분(초급반), 목요일 4시30분(중급반)이 준비되어 있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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