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의 관절을 해체시킬 듯 사정없이 덜컹대는 고물 버스에 몸을 싣고 푸얼을 떠나 징홍에 도착한 것은 새벽 한 시다. 이전보다 교통 사정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150km를 다섯 시간 정도 걸려 달렸으니 시속 30km 남짓한 속도로 달린 셈이다. 버스 정류장에서 가장 가까운 호텔에 숙소를 정한다. 시설은 남루하지만 꽤 역사가 있어 보인다. 방의 크기는 1인실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호텔 2인실의 2-3배에 달한다. 실내가 그리 깔끔하지는 못하지만 싼 가격과 넓은 객실이 넉넉한 인심을 대변하는 듯하여 흡족하다. 징홍(景洪)의 옛 이름은 멍바라나시(?巴拉娜西)다. ‘멍바라나시’는 ‘이상향’을 뜻하는 다이족(?族)말이라고 한다. ‘샹그리라’나 ‘무릉도원’, 혹은 ‘유토피아’와 같은 말인 셈이다. 이름에서부터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일 것이란 기대감이 생긴다.
윈난성(雲南省)의 남쪽에 위치한 작은 도시 징홍. 이곳 사람들은 ‘징홍’이라는 중국식 명칭보다는 ‘반나(版納)’라고 부르기를 좋아한다. 도시 전체를 돌아보는데 한 나절도 채 걸리지 않을 만큼 조그만 곳이지만 차마고도(茶馬古道)의 출발지로 유서 깊은 도시이며 미얀마, 베트남, 태국 등과 통하는 국제도시다. 중국의 56개 민족 가운데 자그마치 26개 민족이 집중 거주하는 지역으로 시솽반나 다이족 자치주(西雙版納?族自治州)의 중심도시이기도 하다. 성(省)급에 해당되는 중국 내 다섯 개의 자치구(自治區)와 달리 자치주(自治州)는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내륙의 한족(漢族)도시와는 한 눈에 문화적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날씨도 어느 동남아 국가처럼 후덥지근하고 길거리의 표지판은 다이족 언어와 한자가 병기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길을 걷다보면 화려한 복장의 여인들이나 머리를 삭발하고 누런 승복을 입은 채 거리를 활보하는 장난기 어린 소년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황금색의 화려한 지붕을 머리에 인 사원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들어온다. 사원의 입구는 황금 칠을 입은 두 마리 사자가 지키고 있다. 이곳의 다이족 남자 아이들은 태국처럼 일정 기간 출가생활을 한단다. 그저 몇 시간의 버스를 탓을 뿐인데 중국이면서 전혀 중국 같지 않은 모습이 낯설다. 가끔은 여기가 공산 국가 중국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지명조차도 발음이 쉽지 않다. 대부분은 중국어가 아니라 소수민족의 언어를 중국어로 음역한 것들이다. 시솽반나, 멍하이, 멍양, 멍한, 거덩, 간란바, 다루오....,
호텔 문을 나서니 윈난의 여느 도시처럼 길가에는 푸얼차를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징홍에도 최근 들어 푸얼차 열풍이 드세졌단다. 50여 곳에 불과하던 차 가게가 200곳 이상으로 불어나고, 멍하이에는 개인 차창(茶廠 - 말린 찻잎를 제품의 형태로 제작하는 공장)이 근래에 60여 곳 이상이 새로 생겨났다고 한다. 원래 윈난성은 사철 봄 같은 날씨에 강우량과 일조량이 풍부하여 차를 생산하기에 최적지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곳 징홍을 비롯한 시솽반나(西雙版納) 지역은 산이 높고 수량이 풍부한 강이 흐르며 위도상으로 북회귀선(북위 23° 26′) 이남 지역이어서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아열대성 기후다. 이곳 징홍을 비롯한 윈난성 남부에서 생산된 대엽종 찻잎을 발효시켜 만든 차가 바로 그 유명한 푸얼차다. 아주 오래 전부터 마방(馬?)들은 오래 묵을수록 좋다는 이 푸얼차와 지역 특산물인 소금을 가득 싣고 말을 몰아 험산준령을 너머 중국 내륙으로, 티베트로, 또 남쪽 라오스, 베트남, 미얀마 등지로 장사를 떠났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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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난성(雲南省)의 남쪽에 위치한 작은 도시 징홍. 이곳 사람들은 ‘징홍’이라는 중국식 명칭보다는 ‘반나(版納)’라고 부르기를 좋아한다. 도시 전체를 돌아보는데 한 나절도 채 걸리지 않을 만큼 조그만 곳이지만 차마고도(茶馬古道)의 출발지로 유서 깊은 도시이며 미얀마, 베트남, 태국 등과 통하는 국제도시다. 중국의 56개 민족 가운데 자그마치 26개 민족이 집중 거주하는 지역으로 시솽반나 다이족 자치주(西雙版納?族自治州)의 중심도시이기도 하다. 성(省)급에 해당되는 중국 내 다섯 개의 자치구(自治區)와 달리 자치주(自治州)는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내륙의 한족(漢族)도시와는 한 눈에 문화적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날씨도 어느 동남아 국가처럼 후덥지근하고 길거리의 표지판은 다이족 언어와 한자가 병기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길을 걷다보면 화려한 복장의 여인들이나 머리를 삭발하고 누런 승복을 입은 채 거리를 활보하는 장난기 어린 소년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황금색의 화려한 지붕을 머리에 인 사원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들어온다. 사원의 입구는 황금 칠을 입은 두 마리 사자가 지키고 있다. 이곳의 다이족 남자 아이들은 태국처럼 일정 기간 출가생활을 한단다. 그저 몇 시간의 버스를 탓을 뿐인데 중국이면서 전혀 중국 같지 않은 모습이 낯설다. 가끔은 여기가 공산 국가 중국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지명조차도 발음이 쉽지 않다. 대부분은 중국어가 아니라 소수민족의 언어를 중국어로 음역한 것들이다. 시솽반나, 멍하이, 멍양, 멍한, 거덩, 간란바, 다루오....,
호텔 문을 나서니 윈난의 여느 도시처럼 길가에는 푸얼차를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징홍에도 최근 들어 푸얼차 열풍이 드세졌단다. 50여 곳에 불과하던 차 가게가 200곳 이상으로 불어나고, 멍하이에는 개인 차창(茶廠 - 말린 찻잎를 제품의 형태로 제작하는 공장)이 근래에 60여 곳 이상이 새로 생겨났다고 한다. 원래 윈난성은 사철 봄 같은 날씨에 강우량과 일조량이 풍부하여 차를 생산하기에 최적지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곳 징홍을 비롯한 시솽반나(西雙版納) 지역은 산이 높고 수량이 풍부한 강이 흐르며 위도상으로 북회귀선(북위 23° 26′) 이남 지역이어서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아열대성 기후다. 이곳 징홍을 비롯한 윈난성 남부에서 생산된 대엽종 찻잎을 발효시켜 만든 차가 바로 그 유명한 푸얼차다. 아주 오래 전부터 마방(馬?)들은 오래 묵을수록 좋다는 이 푸얼차와 지역 특산물인 소금을 가득 싣고 말을 몰아 험산준령을 너머 중국 내륙으로, 티베트로, 또 남쪽 라오스, 베트남, 미얀마 등지로 장사를 떠났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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