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 결제 가능한 ‘리볼빙 서비스’ 짚어보기

높은 이자 율, 감당할 수 있을까?

지역내일 2010-05-28
지난 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지출 중 신용카드가 차지하는 비율이 52.6퍼센트라고 한다. 민간 소비 지출액이 총 577조4천억 원인데, 그중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303조9천4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것. 이렇게 현금보다 신용카드의 사용 빈도가 증가한 것은 소액 결제가 가능해지고, 무엇보다 리볼빙 서비스로 결제 범위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당장 여윳돈이 없을 때 결제 금액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리볼빙 서비스. 하지만 그 달콤함 속에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가장 큰 리스크는 이자 부담
‘리볼빙 서비스’란 원하는 시점에 결제 금액을 자유롭게 정해 탄력적인 자금 운영과 안정적인 신용 관리가 가능한 서비스다. 내가 사용한 금액의 결제 비율을 1~100퍼센트까지 마음대로 정할 수 있고, 결제일 변경도 가능하다.
하지만 카드를 이용하는 모든 고객이 리볼빙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나은행 리볼빙 담당 장승원 차장은 “리볼빙 서비스는 대부분 은행에서 시행 중이지만, 최근 일각에서는 가입을 중지하거나 가입 조건이 까다로워져 우수 회원이나 회원 등급에 따라 서비스 가입을 제한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이자율이 만만치 않다는 것. 결제 비율이 10퍼센트로 이번 달 80만 원 중 50만 원을 리볼빙 서비스로 이용하려 한다고 하자. 그러면 첫 달에는 50만 원에 대한 10퍼센트인 5만 원과 함께 이자를 내면 결제가 된다. 하지만 나머지 45만 원에 대한 이자가 연이율 15~20퍼센트 이상 나가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갚는 것이 좋다. 이렇듯 리볼빙 서비스 이자율은 매우 높으므로 자칫하면 배보다 배꼽이 클 수 있다.

할인, 포인트 등 다양한 서비스 제공
한편 리볼빙 서비스는 은행의 카드에서 대부분 사용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특화된 카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외환카드에서는 리볼빙 결제 전환 신청만 하면 최대 1만 원 적립 포인트 혜택을 주며,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YES POINT 5천 점을 적립해준다. 또 전국 모든 주유소에서 5퍼센트 할인되는 카드를 선보이는데, 이러한 혜택을 받으려면 6월 30일까지 신청해야 한다.
씨티 리볼빙플러스카드 또한 1~100퍼센트까지 리볼빙 결제 방식(현금 서비스 포함)으로 결제 금액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일반 물품 구입 대금뿐 아니라 현금 서비스 금액까지 결제 금액을 나누어 낼 수 있다. 결제 방식과 결제 금액은 결제일 3일 전까지 씨티폰이나 인터넷으로 간편하게 변경할 수 있다. 반면 롯데카드는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자유 결제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한도 상향을 안내하면 고객이 무선 인터넷에 접속해 한도 상향에 동의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약정 사항 꼼꼼히 확인하고
총 한도 넘지 않도록 해야
리볼빙 서비스 카드를 신청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약정 사항을 꼼꼼히 체크하는 것. 우리카드 영업부 최용훈 차장은 “리볼빙 서비스를 받기 전에 약정 결제 비율과 최소 결제 비율을 확인해야 하는데, 고객들이 대부분 정확하게 숙지하지 못해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최소 결제 비율을 10퍼센트로 정해두고 약정 결제 비율도 10퍼센트로 정해두었다면 나머지 금액에 대한 부분이 계속 이월되어 이자를 물기 때문에 약정 결제 비율을 100퍼센트로 정해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50만 원을 리볼빙 서비스로 받았다고 하자. 10퍼센트 결제 비율과 10퍼센트 약정 비율을 정해두면 첫 달에는 10퍼센트인 5만 원만 청구되고, 그다음 달에는 45만 원에 대한 10퍼센트와 이자, 새로 쓴 카드 값까지 합쳐진다. 이처럼 약정 비율이 10퍼센트면 결제 대금이 계속 이월되어 이자가 부과될 수밖에 없다는 것. 따라서 약정 비율을 100퍼센트로 정해두어야 나머지 금액이 이월되지 않고, 더 큰 이자도 물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리볼빙 서비스를 받은 뒤 여유 자금이 생기면 바로 결제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또 카드 사용 한도가 2천만 원이라면 리볼빙 서비스를 받은 금액은 제하고 난 금액이 한도로 정해지므로 총 한도를 넘지 않도록 해야 개인 파산의 위험을 막을 수 있다. 최 차장은 “일반적으로 카드를 사용한 뒤 결제일에 금액을 지불하지 못하면 고객의 신용도가 낮아지는 것은 물론, 해당 카드사가 고객들의 평점을 줄 때 문제가 생긴다”면서, “리볼빙 서비스는 이런 고객들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리볼빙 서비스는 자신의 소득 한도에서 적절하게 사용하면 득이 되지만, 생각 없이 사용하면 독이 될 수 있다.
박선순 리포터 ss7262@hanmail.net
도움말 장승원 차장(하나은행 리볼빙 담당)·
최용훈 차장(우리카드 영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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