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향기 가득한 음식으로 잃어버린 입맛 찾다

지역내일 2010-04-22 (수정 2010-04-22 오후 1:40:08)

(824호 안양군포의왕과천내일신문 게재)


 내일신문과 함께 하는 봄맞이 음식기획
봄 향기 가득한 음식으로 잃어버린 입맛 찾다
겨울동안 부족했던 영양소 섭취로 피로 없애고 면역기능 강화
 햇살 가득한 나른한 봄날, 피곤함을 호소하거나 오후만 되면 꾸벅꾸벅 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소화도 되지 않고 일상생활에 의욕을 잃어 짜증나기 일쑤. 이렇게 봄이 되면 나타나는 춘곤증은 신체의 생리적 불균형 상태로 겨우내 움츠려있던 몸이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이다. 또한 낮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수면 시간이 줄어들고 저녁 늦게까지 활동하는 일이 많아져 피로감까지 쌓이게 된다. 

 나비아이한의원 평촌점 최무환 원장은 “일조량이 늘어나고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봄철에는 신체활동이 활발해져 춘곤증이 나타나기 쉽다”면서 “한의학적으로 보면 간은 신체를 보호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간이나 심장 기능이 떨어지면 피로를 느끼게 된다”고 전했다. 이러한 춘곤증은 1∼3주 정도면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 정도가 심해지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입맛 돋우는 참나물, 섬유소 풍부한 곤드레
 춘곤증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과 수면은 기본이고 균형 있는 영양소 섭취도 빼놓을 수 없다. 그 중 비타민 소모량이 평소보다 3∼5배정도 늘어나기 때문에 비타민 B1, 비타민 C, 무기질 등과 같은 영양소를 섭취해야 한다. 또한 만성 피로가 되면 입맛도 없어지기 마련. 이 때에는 비타민 B와 면역 기능을 돕는 비타민C가 많이 함유된 신선한 과일을 챙겨 먹도록 한다. 최 원장은 “겨울동안 부족했던 영양소들을 봄철 식품으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봄나물과 같은 음식들을 섭취해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요즘 같은 봄철에 볼 수 있는 가죽나물, 방풍나물, 참나물, 곤드레나물에는 비타민과 무기질, 단백질, 섬유질 등의 영양소가 풍부해 춘곤증을 이겨내는 음식으로 손꼽힌다. 가급적 봄나물은 생으로 먹어야 영양 손실이 적다고 하지만 나물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나물을 먹이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다양한 조리법을 이용해 요리해 주는 것이 좋다. 입맛을 돋우는 참나물의 경우 아이들의 입맛에 맞게 차돌박이구이를 살짝 구워 참나물에 곁들여 내면 나물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잘 먹는다. 

 또한 곤드레밥도 춘곤증을 이겨내는 음식 중 하나다. 곤드레밥하면 강원도에서나 맛볼 수 있지만 이제는 곤드레를 냉동하거나 말린 것을 파는 곳이 많아져 쉽게 구할 수 있다. 곤드레에는 현대인들에게 부족한 섬유소가 가득해 건강에 더 없이 좋은 식품이다. 곤드레를 넣어 지은 따끈한 곤드레밥은 그 자체만으로 촉촉하기 때문에 양념장에 비벼서 먹거나 구수한 된장찌개에 넣어 먹어도 맛있다. 

연한 풀잎의 맛이 담겨 있는 전통 한정식 
 무엇보다 봄 향기를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봄나물과 제철 재료를 퓨전 음식에 접목한 한정식집이 바로 그곳이다. 손맛과 정성으로 한 상 가득 차려져 나오는 전통 한정식에는 다채로운 요리와 밑반찬에 곁들여져 보는 사람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마늘장아찌, 호박말랭이, 깻잎 등의 짭짤한 밑반찬들과 생선, 고기, 버섯류 등 20여 가지의 음식이 따라 나오는데 요즘 같은 봄철에는 들깻가루, 들기름, 다진 마늘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 나오는 나물류가 주를 이룬다. 뿐만 아니라 아미노산과 칼륨이 풍부한 취나물, 사포닌 성분이 들어 있어 입맛을 돋우는 두릅,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달래 등이 한정식 밥상에 올라와 그야말로 각종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영양만점 밥상이다.

 이러한 나물을 데쳐 먹는 것도 맛있지만 딸기, 오렌지, 키위와 같은 과일 드레싱과 함께 먹으면 상큼하고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보통 돌나물은 김치 겉절이 하듯 먹거나 초고추장, 멸치 액젓만 넣는데 과일 드레싱과 함께 먹으면 쌉쌀한 맛이 달콤한 드레싱과 잘 어울려 식욕을 자극하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탁월하다. 

 한편, 한정식 상차림 마지막에 등장하는 마늘, 은행, 밤, 대추, 콩, 팥 등이 가득한 영양밥을 싱싱한 야채에 싸 먹는 맛도 일품. 겨자잎, 치커리, 깻잎, 찐 양배추 잎에 밥 한 숟가락, 어머니의 손맛이 가득 담긴 쌈장 하나면 다른 어떤 반찬도 필요 없다. 가끔씩 주인장의 손맛이 가득한 묵은지를 손님상에 내 놓는 한정식 집도 있다. 5년 이상 묵힌 묵은지는 새콤 쌉싸름한 맛 때문에 쌈 채소 못지 않다. 이렇게 한 상 가득 차려진 한정식 밥상에는 조금은 거칠지만 부드러우면서도 연한 풀잎의 맛이 담겨 있어 봄날의 춘곤증을 날려 버리기에 그만이다.  
도움말 나비아이한의원 최무환 원장
이민경 리포터
mk4961@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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