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겠는데요. 다 비슷비슷하지요.” “별 다른 특성이 있나요? 어떤 곳이나 마찬가지겠지요.”
결혼식장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들렀던 구미시내의 몇몇 예식장 담당자들의 답변이다.
자신이 영업과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예식장의 특징에 대해 “우리 예식장에서는 우리 고유의 이러저러한 서비스와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관계자가 몇이나 될까.
사정이 이러니 구미의 예식장들이 고객을 위한 편의보다는 이윤 챙기기에 급급, 오히려 많은 예비 신랑신부들을 타 지역의 예식장으로 빼앗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만도 하다.
구미지역 혼인신고 년 5500여 쌍
천고마비의 계절, 문화의 계절, 명절인 추석을 비롯한 대소사에 인륜지대사 라고 할 수 있는 혼인 또한 많은 계절이 바로 가을이다. 올 가을엔 유난히 혼례가 많다고 하는데 이는 지난 몇 해 동안 IMF로 인한 경제적 치명타로 미루어두었던 예식을 경기가 안정되어가는 요즈음에 치르려는 커플들이 많아서라고 한다.
통계에 따르면 구미시에서 혼인신고를 한 신혼부부는 올해의 경우 7월말 현재 3031쌍. 해마다 평균 5천쌍∼6천쌍이 혼인신고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중 대부분은 대구나 그 외 지역에서 혼례를 치르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물론 외지인이 많은 구미의 특성상 다른 지역에서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지만 결혼 당사자들의 연고지가 구미임에도 불구하고 좀더 나은 서비스를 찾아 외부지역에서 예식을 올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예식문화 흐름
올 11월에 결혼을 앞둔 이승호(30·송정동)씨는 결혼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예전에는 결혼이 남녀 두 사람을 공히 부부가 되었음을 알리는 예식에 불과했지만 요즘 새롭게 시작하는 신혼부부에게 있어 결혼을 위한 예식은 이미지 메이킹 작업의 하나라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인지 결혼식 또한 고정된 틀 속에서 밋밋하게 진행하기보다는 신랑신부의 개성을 존중한 새로운 시도들을 통해 하객들에게 자기들만의 이미지를 심으려고 노력하지요. 저 또한 일생에 한번뿐인 결혼식을 정해진 형식 속에서 시간 때우기 식으로 급하게 하고싶진 않습니다.”
예전엔 신랑이 먼저 입장하고 신부는 나중에 아버지 손을 붙잡고 입장하여 신랑에게 건네지는 형태의 입장식이었지만 얼마전 한 예식장에 갔더니 신랑신부의 입장식이 함께 마차모양의 탈것을 이용해 식장 내를 한바퀴 돌아 같이 입장하는 형태로 바뀌어 있었다. 그 외에도 야외촬영 때 찍은 사진 한 두 편을 이젤에 걸어 식장 앞에 전시하기도 하는 등 고객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많은 예식장에선 다양한 결혼관련 아이템들을 연구하고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예식문화의 변화에 조응 못하는 지역 예식장들
그렇다면 우리 구미시내의 예식장들은 어떨까.
지난 주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구미에 들렀던 김미경(28·대구 복현동)씨는 “친구들이 작년과 올해 결혼을 많이 해서 여기저기 다 참석하는 편인데 지역마다 예식의 수준(?)에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느껴요” 라며 “대도시로 갈수록 개방적인 아이디어들이 돋보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몇 주전 동생 결혼식을 구미의 모 예식장에서 치른 이미향(32·원호동)씨도 “정해진 시간 안에 식을 끝내야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시간에 쫓기듯 기계적이고 형식적으로 식을 치르고 나니 허탈하기만 하다”며 “예식장 측에서 고객의 입장에 서서 좀더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표했다.
친인척들의 결혼식에 참석한 결혼생활 10년 차 오금련 주부(36, 형곡동)는 “예식장의 조건에 맞춘 똑같은 절차에, 거의 비슷한 내용을 가진 예식에 금새 식상하게 된다”며 “무성의하다고 할만큼 상업적이고 획일화된 ‘지역 예식장문화’가 빨리 바뀌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화에 민감한 젊은이들의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선 지역 내 예식장들의 발빠른 정보에 의한 신선한 아이템 구축이 필요하며, 그에 못지 않은 꾸준한 서비스정신으로 고객을 위한 고객에 의한 고객의 예식장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이진희 리포터 leejh@hanmir.com
결혼식장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들렀던 구미시내의 몇몇 예식장 담당자들의 답변이다.
자신이 영업과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예식장의 특징에 대해 “우리 예식장에서는 우리 고유의 이러저러한 서비스와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관계자가 몇이나 될까.
사정이 이러니 구미의 예식장들이 고객을 위한 편의보다는 이윤 챙기기에 급급, 오히려 많은 예비 신랑신부들을 타 지역의 예식장으로 빼앗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만도 하다.
구미지역 혼인신고 년 5500여 쌍
천고마비의 계절, 문화의 계절, 명절인 추석을 비롯한 대소사에 인륜지대사 라고 할 수 있는 혼인 또한 많은 계절이 바로 가을이다. 올 가을엔 유난히 혼례가 많다고 하는데 이는 지난 몇 해 동안 IMF로 인한 경제적 치명타로 미루어두었던 예식을 경기가 안정되어가는 요즈음에 치르려는 커플들이 많아서라고 한다.
통계에 따르면 구미시에서 혼인신고를 한 신혼부부는 올해의 경우 7월말 현재 3031쌍. 해마다 평균 5천쌍∼6천쌍이 혼인신고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중 대부분은 대구나 그 외 지역에서 혼례를 치르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물론 외지인이 많은 구미의 특성상 다른 지역에서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지만 결혼 당사자들의 연고지가 구미임에도 불구하고 좀더 나은 서비스를 찾아 외부지역에서 예식을 올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예식문화 흐름
올 11월에 결혼을 앞둔 이승호(30·송정동)씨는 결혼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예전에는 결혼이 남녀 두 사람을 공히 부부가 되었음을 알리는 예식에 불과했지만 요즘 새롭게 시작하는 신혼부부에게 있어 결혼을 위한 예식은 이미지 메이킹 작업의 하나라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인지 결혼식 또한 고정된 틀 속에서 밋밋하게 진행하기보다는 신랑신부의 개성을 존중한 새로운 시도들을 통해 하객들에게 자기들만의 이미지를 심으려고 노력하지요. 저 또한 일생에 한번뿐인 결혼식을 정해진 형식 속에서 시간 때우기 식으로 급하게 하고싶진 않습니다.”
예전엔 신랑이 먼저 입장하고 신부는 나중에 아버지 손을 붙잡고 입장하여 신랑에게 건네지는 형태의 입장식이었지만 얼마전 한 예식장에 갔더니 신랑신부의 입장식이 함께 마차모양의 탈것을 이용해 식장 내를 한바퀴 돌아 같이 입장하는 형태로 바뀌어 있었다. 그 외에도 야외촬영 때 찍은 사진 한 두 편을 이젤에 걸어 식장 앞에 전시하기도 하는 등 고객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많은 예식장에선 다양한 결혼관련 아이템들을 연구하고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예식문화의 변화에 조응 못하는 지역 예식장들
그렇다면 우리 구미시내의 예식장들은 어떨까.
지난 주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구미에 들렀던 김미경(28·대구 복현동)씨는 “친구들이 작년과 올해 결혼을 많이 해서 여기저기 다 참석하는 편인데 지역마다 예식의 수준(?)에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느껴요” 라며 “대도시로 갈수록 개방적인 아이디어들이 돋보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몇 주전 동생 결혼식을 구미의 모 예식장에서 치른 이미향(32·원호동)씨도 “정해진 시간 안에 식을 끝내야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시간에 쫓기듯 기계적이고 형식적으로 식을 치르고 나니 허탈하기만 하다”며 “예식장 측에서 고객의 입장에 서서 좀더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표했다.
친인척들의 결혼식에 참석한 결혼생활 10년 차 오금련 주부(36, 형곡동)는 “예식장의 조건에 맞춘 똑같은 절차에, 거의 비슷한 내용을 가진 예식에 금새 식상하게 된다”며 “무성의하다고 할만큼 상업적이고 획일화된 ‘지역 예식장문화’가 빨리 바뀌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화에 민감한 젊은이들의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선 지역 내 예식장들의 발빠른 정보에 의한 신선한 아이템 구축이 필요하며, 그에 못지 않은 꾸준한 서비스정신으로 고객을 위한 고객에 의한 고객의 예식장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이진희 리포터 leejh@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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