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안전이다. 우리나라 산업 재해율은 지난 10년 동안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노동부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2008년 산업재해로 인해 발생한 인명피해는 9만5806명,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약 17조100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파업 때문에 해외투자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지만 산업재해로 인한 피해에 비교하면 ‘세발의 피’ 수준이다. 근로손실일 80만일, 산업재해로 인한 근로손실일 7,000만일이라는 수치가 이를 잘 증명한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산재율은 높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IT강국을 얘기하고, 선진국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지만 안전만큼은 그러하지 못하다. 이는 기업이나 노동자 모두 아직도 과거의 관습과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안전을 사람 중심에서 생각하지 않고 강제적으로 지켜야 하는 사회적 규제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노동자들도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기보다 익숙한 행동들이 관습화 되어있다.
우리 회사의 경우 선박건조를 위해 배에 오르는 모든 작업자는 안전화, 안전모, 안전벨트, 보안경 등을 필수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안전벨트 사용이 일상화되지 않았을 때, 노동조합으로 작업자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안전을 우선하여야 하기 때문에 조합원을 설득하고 안전벨트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는 개선에 노력했다.
그 결과 현재는 대부분의 작업자들이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다른 안전장구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안전화나 보안경 등도 작업자들의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회사에 꾸준히 요구하고 이를 통해 작업자들이 좀 더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 회사의 경우와 같이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아야 할 노동자에게 알맞은 작업환경과 시설 개선이다. 바로 사람 중심적 사고와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요즘 경제가 어렵다. 우리 회사 또한 조선경기 불황으로 인해 쉽지 않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시기, 우려되는 것은 고용환경도 있지만 안전 또한 빠질 수 없다. 기업이 원가절감 차원에서 안전시설 및 안전장구에 대한 투자를 줄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전은 기업경쟁력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산업재해는 물질적 손해가 클 뿐만 아니라 산업재해가 잦은 기업은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나는 우리 사회가 좀 더 사람중심의 사회로 거듭나 경제성장 못지않게 안전도 경쟁력을 키워가기를 바람 한다. 그래서 노동의 가치가 좀 더 빛나는 세상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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