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영통종합사회복지관내에 KRA한국마사회와 함께 하는 영통노인생애체험센터가 문을 열었다. 고령자의 신체적 제한과 활동의 어려움을 가상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루어 짐작만 할 수 있었던 노인생애, 그 체험현장을 따라가 봤다.
‘체험해보기 전엔 몰랐어요~’, 어르신을 배려하는 마음 생겨
노인생애체험센터에서 만난 오상묵 씨는 보기만 해도 무거워 보이는 체험복을 갖춰 입었다. 팔, 다리에 찬 모래주머니와 등의 굽어진 자세를 체험할 수 있는 등 구속도구 때문에 한걸음을 내딛는 것조차도 힘겨워했다. 손에 낀 장갑은 촉감을 무디게 했고 백내장 상태를 보여주는 안경의 착용은 시야를 뿌옇게 가려버렸다. 오 씨는 “어르신들이 정말 이러신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고된 체험”이라고 털어놨다. 인영진 씨는 계단·휠체어 탑승 체험을 했다.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많은 계단들이 어르신들의 보행에 이토록 불편을 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단다. 화장실체험에 나섰던 김연진 씨도 관절이 불편한 상태에서 변기에 앉고 서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금방이라도 욕실바닥에 미끄러질 듯 해 온 신경이 곤두섰다고. 미끄럼 방지타일을 깔아 위험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 놓았다.
노인이 되기 전까지 몰랐을 어려움을 직접 경험한 체험자들. 막연하게 머리로만 이해했던 부분들을 몸으로 느끼고 나니 어르신들에 대한 배려의 마음이 자연스레 생기게 되었다고 체험담을 전했다.
사전교육부터 생활 속 체험, 사후평가까지 종합적인 시스템 갖춰
영통노인생애체험센터는 어르신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최대한 경험하도록 현실에 맞는 다양한 체험시설이 마련돼 있다. 체험에 앞서 멀티미디어와 강사시범으로 사전교육이 시작된다. 사전교육은 고령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체험의 목적, 체험사항과 장비를 설명하기 위한 것. 체험 장비는 신체의 근력 및 운동기능을 억압할 수 있는 체험복으로 신체의 기능이 구속되는 상태를 재현하게 된다. 먼저 가장 친근한 거실·주방 등의 주거공간에서 생활체험을 한다. 평소 무심히 지나쳤지만 노인들에게는 신문보기, 무거운 것 옮기기, 발톱 깎기, 설거지 등등도 장애의 벽이 된다. 시각·청각·촉각 등은 어떨까. 귀마개, 안경, 장갑의 착용은 감각을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경험이 된다. 집 안을 벗어난 외부 환경에서의 보행을 체험해 보는 공간에서는 계단과 휠체어 탑승이 기다리고 있다. 영통종합사회복지관 장홍석 팀장은 “문손잡이·욕실·침실 체험 등도 마련, 개인생활공간에서 어르신들이 겪는 어려움을 느껴보게 하고 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한 편의시설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험이 끝난 후에는 노화와 고령자에 대해 바른 인식을 가지고 일상에서 적용하도록 사후 평가를 하게 된다.
평일(토요일 포함)오전10시~오후5시까지 운영되는 노인생애체험센터는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되는 체험은 인원수에 맞추어 진행하고 있어 반드시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효 사상의 고취,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 기회가 되길
우리나라 인구 중 노인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점차 높아져 2026년에는 초고령화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화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과 교육으로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노인생애체험센터는 고령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확산시키고, 고령자와 예비고령자간의 이해와 세대통합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영통종합사회복지관 이용권 관장은 “핵가족 중심으로 가족이 형성되면서 노부모와 자녀의 별거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잊혀져가는 효(孝)사상을 고취시켜 노인들이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수원시 최초로 영통노인생애체험센터를 개소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지원금을 통해 노인생애체험센터 개소를 지원해온 KRA 한국마사회 김상진 수원지점장도 “보다 많은 젊은 세대가 어르신의 약해진 신체 상태와 이로 인한 심리적 불안 등을 체험하면서, 어르신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배워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KRA 한국마사회 수원지점은 이를 위해 매년 적정 금액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KRA엔젤스 봉사단이 체험과 교육의 보조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의 영통노인생애체험센터 031-201-8309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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