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안
고재종
마을 주막에 나가서
단돈 오천 원 내놓으니
소주 세 병에
두부찌개 한 냄비
쭈그렁 노인들 다섯이
그것 나눠 자시고
모두들 볼그족족한 얼굴로
허허허
허허허
큰 대접 받았네그려!
‘파안’ 제목처럼 참 환한 시입니다. ‘볼그족족한 얼굴’을 한 ‘노인들’의 웃음소리가 금방이라도 들릴 듯 합니다.
웃음의 시작은 작은 마음씀씀이와 ‘단돈 오천 원’입니다. 그리고 나눔입니다. ‘그것 나눠 자시고’ ‘허허허’웃는 넉넉함까지 더해지면 이렇듯 훌륭한 수채화 한 장면 완성됩니다.
‘소주 세 병에 두부찌개 한 냄비’로 ‘큰 대접 받았’다고 느끼는 소박함을 잃어버리면 재현할 수 없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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