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12월21일)가 지나면 하루 약 2분 정도 낮이 길어진다. 오늘은 2월26일, 동지에 비하면 약 2시간 이상 해가 떠 있다. 지금 그린란드는 대부분 해가 뜨지 않는다. 낮에는 해가 뜨지 않아도 하얀 눈의 반사로 깜깜하지는 않다. 야외활동은 제한된 시간 동안 한다. 겨울철은 개썰매가 최고의 교통수단이다. 스노빌이 있지만 개썰매를 더 많이 이용한다. 개썰매를 타고 바다에 나가 얼음에 구멍을 뚫고 숨 쉬러 올라오는 물개를 잡는다. 해가 뜬다 해도 몇 시간 있다가 사라진다. 낮의 길이는 매우 짧다. 북위 66도27부 이북은 북극권(Artic circle)이다. 위도 90도가 되는 북극점에는 춘분부터 추분까지 186일은 해가 지지 않는다. 또 겨울이 되면 186일 밤이다. 6개월은 낮이고, 6개월은 밤이니 말이다. 밤 12시에도 해가 떠 있으면 백야 현상(midnight sun)이다. 공산권과 국교가 정상화되기 전에는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서 유럽을 가려면, 알라스카를 거쳐 북극점을 통과해야 했다. 북극을 통과하면, 승객에게 북극점 통과필증까지 기념으로 주었다. 냉전이 무너지기 전까지는 한국 국적 항공기가 공산국가인 중국과 소련의 영토를 비행할 수 없었다. ‘백야 현상을 보시오’라고 기내 방송이 나왔다. 밤 12시인데 해가 떠 있었다. 태양은 지지 않고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고, 새벽이 되면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한다. 타원형을 그리면서 태양은 이동한다. 인터넷 창에서는 누크(Nuuk: 그린란드의 수도)에서는 여름, 고등학교 축구시합을 밤 10시에 시작하여 12시에 마쳤다고 했다.
파리 행 항공기는 알라스카 앵커리지 공항에 급유를 위해 기착했다. 7월의 늦은 밤이다. 한 밤중인데도 태양이 서쪽에 걸려 있고, 오랫동안 오로라가 나타나는 현장을 보았다. 북극에는 오로라(Aurora)가 나타난다. 환상적인 장면이다. 자연의 조화가 경이롭다. 한마디로 장관이다. 번개와 비슷하지만, 소리가 없다. 거대한 병풍 무지개, 주름 잡힌 무지개로 장식한 것 같다. 신비스러운 자연현상이다. 오로라는 추운 극지방에서만 나타난다. 오로라는 지상 300~600km 사이에 있는 전리층(ionosphere)에서 일어난다. 태양의 흑점활동이 활발할 때는 극지방뿐만 아니라 위도 40도 지방까지 확대되어 간혹 일어난다. 지자기와 태양풍간에 일어나는 방전현상은 수 km에서 수 백 km에 걸쳐 일어난다. 캐나다, 알라스카에는 오로라를 보기 위한 관광객을 모집한다. 오로라의 환상적인 자연현상 때문에 인간은 그 ‘오로라(aurora)’의 이름을 많이 사용한다. 로마의 신화 중에 여신이 오로라, 미국에서는 27개의 지명이 오로라의 이름을 따서 지었고, 가수들의 앨범, 영화 이름, 자동차 이름, 카페 이름까지 다양하다. 우리나라의 여가수 그룹 ‘바다’는 앨범 ‘오라라’를 냈다. 북극의 오로라, 로맨틱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름이다.
북대서양은 바닷길이 가장 바쁜 항로이다. 미국과 유럽을 사이에 두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선박 항로는 빙하 하한선과 일치한다. 더 남쪽으로 내려오면 안전하지만, 그 만큼 항로가 멀어지고 둘러가야 한다. 북쪽으로 갈수록 거리는 단축되지만, 빙산과 충돌을 우려해야 한다. 그린란드에서 떠내려 오는 빙산은 북대서양을 항해하는 선박에게는 오래 전부터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영국의 사우스햄톤 항을 떠나 뉴욕으로 항해하던 타이타닉호의 비극적인 참사를 기억할 것이다.
1914년 4월14일 밤 1시 페어뱅크 남단 130km 지점, 그린란드에서 내려오는 거대한 빙산과 충돌하여 침몰하였다.
“침몰될 수 없는 배가 침몰했다(Unsinkable ship sink)”라고 보도했다.
최고의 초호화여객선, 4만6천 톤의 세계 최대 여객선으로 건조된 타이타닉의 뉴욕으로 첫 항해(maiden voyage)였다. 일등실 선임은 런던에서 뉴욕까지 편도 4,330불(현재 95,000불), 한화 1억 원이었다. 2,223명의 승객 가운데 706명만 살아남았고, 1517명은 희생되었다. 최대의 여객선 사고였다. 찬 바다에 빠진 자는 전원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인간은 섭씨 -2도의 수온에는 15분 정도만 있으면 신진대사가 마비되어 죽는다. 배가 침몰하기 시작하자 선장은 구조선 하강을 명령했다. 구조선은 충분치 못했다. 1,100 명밖에 태울 수 없다. 구조선을 서로 타려고 생지옥이 되었다. 구조선을 타면 살고, 못타면 죽는다. 이성을 잃게 마련이다. 일등실 승객이 우선이 아니다. 선장은 마이크를 잡았다.
“여자와 아이들 먼저(Ladies and Children First!)”
“영국인이여 영국인이여! 다음은 외국인(Be British, boys, Be British)”
영국인의 자존심을 호소하더라고 살아남은 자들은 증언을 받아, 일간지 뉴욕 헤랄드(The New York Herald)는 그날의 정황을 자상하게 보도했다. 영국 남자는 거의 살아남지 못했다.
‘타이타닉의 마지막 생존자, 밀피나 딘 여사는 2009년 5월31일, 향년 98세로 죽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2010년, 침몰한지 99년이 지났다. 마지막 생존자도 죽었다. 모두가 하늘나라로 갔다. 그러나 타이타닉의 에드워드 스미스 선장의 절규는 그때의 신문을 보는 나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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