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강초등학교 오케스트라

“오케스트라 때문에 전학 오고 싶대요”

매주 토요일 밤 학교에서 2시간 연습···교장·학부모도 나와서 격려

지역내일 2009-11-06 (수정 2009-11-06 오전 9:55:06)

매주 토요일이면 7시에서 9시 까지 학교에 모여 연습을 하는 해강초등학교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습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난 주 31일 토요일 밤, 해운대 해강초등학교(교장 이강자)교문을 들어서자 어디선가 쇼스타코비치의 왈츠의 아름다운 선율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소리를 따라 찾아간 4층 강당. 100여명 남짓 되는 아이들이 지휘자 선생님과 악보를 번갈아 보며 각자의 소리를 만드는데 열심이다. 12월 달에 있을 부산초등관현악 꿈나무 음악회 출연을 위한 연습이 한창인 그들은 바로 1~6학년 학생 107명으로 구성된 해강초등학교 오케스트라 단원들이다.
방과후 활동의 한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해강초등학교 오케스트라는 올해 4월 달에 창단, 매주 토요일 밤이면 어김없이 학교에 나와 7시에서 9시까지 2시간동안 연습을 한다. 다함께 강당에 모여 합주로 화음을 맞춘 후 마린바, 팀파니, 봉고 등의 타악기는 강당에서, 바이올린, 플롯, 첼로, 클라리넷은 교실에서 전문 강사의 지도를 받으며 파트별 연습이 이루어진다.




기립박수에다 가슴 뭉클하게 만든 창단 연주회

해강초등학교 오케스트라는 창단된 지 얼마 안됐지만 벌써 만만찮은 실력으로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지난 7월 방과후 학교 성과 발표회 때 창단 연주회를 가지면서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을 감동시켰고 학교의 자랑으로 떠올랐다.
구본규 어머니 김수현 씨는 “첫 연주회인데도 기립박수를 받을 만큼 잘했고, 이를 지켜본 부모들은 모두 가슴 뭉클해했다”며 전했다.
해강초등학교 이강자 교장은 “짧은 시간에 애들 실력이 놀라울 정도로 좋아질 만큼 열심히 했다. 연습시간이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또는 가족외식을 할 그런 시간인데도 빠지지 않고 애착과 자긍심을 가지는 애들을 보니 정말 기쁘다”라고 말했다.
창단 때부터 교장과 학부모들의 열의가 대단했던 만큼 해강 오케스트라는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애들이 연습할 때 한 번도 교장선생님께서 안 나오신 적 없어요. 항상 교장 선생님과 지도교사, 많은 학부모들이 나오셔서 지켜봐 주시고 격려해주시니 강사들도 애들도 더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어요”라며 학부모들은 입을 모았다.
조용히 지켜보다가 마칠 때면 의자 정리며 뒷정리를 하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마중을 나오는 부모들의 응원이 있기에 단원들은 연습시간이 즐겁기만 하다.


12월 달에 있을 부산초등관현악 꿈나무 음악회 출연을 위한 연습이 한창이다.


오케스트라 단원이라는 자부심

“즐겁게 연주하니 아름다운 소리가 나온다”라고 말한다는 박석범, 성준 두 자녀를 둔 유성민 씨는 “바이올린 가방을 들고 흥얼거리면서 연습하러 갈 만큼 즐거워하는 애들을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호흡을 맞추는 연습과정이 힘들지만 여러 악기가 내는 하모니에 가슴 설레며 아이들이 느끼는 자부심도 크다.
강나연, 태경 어머니 강경희 씨는 “6학년 나연이가 졸업하고서도 여기 오케스트라 활동을 계속할 수 없는지 묻고, 오케스트라 때문에 졸업하기 싫다고 말할 정도로 오케스트라 단원이라는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윤주 씨도 “아들(박세환)이 잠깐 악기연주 슬럼프에 빠진 적이 있는데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면서 친구들과 어울려 함께 연주하는 것에 재미있어하고 뿌듯해한다”고 말했다.
2시간의 연습시간이 힘들만도 한데 아이들의 표정은 무척 밝다.
심벌즈를 연주하는 윤인찬 군은 “서로 다른 악기들이 모여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내는 순간 기분이 너무 좋았는데 6학년이라 아쉽다”며 후배들을 부러워했고,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6학년 원다위 군은 “악기파트별로 전문 선생님들이 잘 지도해 주시고 또 열심히 연습했더니 실력이 많이 늘었다”라고 말했다.
오케스트라에서 인내와 협동을 배우고 눈빛만 봐도 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마음의 화음까지 척척 맞춰 가고 있는 그들이 한결같이 외치는 소리가 있다.
“다른 학교 애들이 오케스트라 때문에 우리 학교에 전학 오고 싶대요~”

정순화 리포터 jsh0136@hanmail.net


미니인터뷰; 해강초등학교 이강자 교장


“내 소리 낮추며 화합을 배우죠”

“아름다운 하모니를 내기 위해서는 내 소리만 튀게 해서는 안 되고 남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소리가 함께 어우러져야 하잖아요? 애들이 오케스트라를 통해 남을 배려하며 화합하는 것도 알게 되었고, 2시간 동안 바른 자세로 연주하다보니 허리를 펴 앉는 습관이 붙게 됐어요.”
이강자 교장은 학생들에게 ‘도깨비 방망이’라 불린다. 뚝딱 뚝딱해서 방과후 교실 7개를 만들고, 4층 도서관을 1층으로 옮기고, 엘리베이터 설치, 과학실 리모델링 등 학교가 나날이 새롭고 활기차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좋은 환경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온 힘을 쏟다보니 작년 9월 부임한 이후로 살이 4킬로그램이나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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