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기관 설립 쉬워진다

교과부 ‘대안학교의 설립·운영에 관한 규정’ 개정

지역내일 2009-10-26 (수정 2009-10-27 오전 7:10:38)
탈북청소년, 다문화가정 자녀 그리고 국내 학업중단 청소년 등 기존 학교 교육을 받기 어려운 청소년이 다니는 대안교육기관 설립이 쉬워진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는 대안학교의 설립 기준 완화, 교육과정의 자율성 확대, 위탁운영 허용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안학교의 설립·운영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이 27일 국무회의를 통과, 이를 공포·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정령의 주요 내용을 보면 설립 기준이 크게 완화됐다 대안학교 설립주체가 기존 학교법인, 공공단체 외의 법인(비영리법인), 개인 등에서 국가와 시도교육청으로까지 확대됐다. 즉 국·공립 대안학교 설립이 가능해졌다.
또 기존에는 학교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학교 건물과 교지를 소유해야 했지만 북한이탈청소년, 다문화가정학생,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기 어려운 학생과 학업중단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안학교의 경우, 폐교나 인근 건물을 임대해 교사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체육장의 경우도 임대 등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 확보되면 학교 설립이 가능해졌다.
또한 설립된 대안학교의 자율성도 대폭 강화된다. 그동안 학력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기존 학교에서 실시하는 교육과정의 50% 이상을 해야 했지만 국어와 사회과목만 포함하면 학칙으로 정할 수 있도록 대폭 완화됐다. 또 교사정원의 1/3 이내에서 산학겸임교사, 명예교사, 강사 등을 임용할 수 있도록 해 대안교육기관의 특수성을 최대한 보장했다.
이와 함께 교과부는 국·공립 대안학교의 경우 위탁운영계약을 통해 ‘사립학교법’에 따른 법인 등에게 대안학교의 운영을 위탁할 수 있도록 해 대안교육의 경험과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대안학교에서도 다른 학교 학생을 위탁 교육할 수 있도록 했다.
교과부가 이처럼 대안학교 설립과 운영에 자율권을 확대하는 배경은 기존 학교가 감당하기 어려운 청소년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육개발원 통계연보에 따르면 2009년 2월 현재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은 7만2000명에 달한다. 전체 학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6년 0.73%, 2007년 0.90%, 2008~2009년 0.96%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학업을 중단했거나 중단할 우려가 있는 위기청소년은 약 93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어 이들을 방치할 경우 사회문제로 비화될 전망이다.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인해 다문화가정 자녀도 학교 적응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국제결혼과 외국인 노동자가 증가하면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국제결혼가정 자녀의 경우 2005년 6121명에 불과했으나 2006년 7998명, 2007년 1만3445명, 2008년에는 1만8778명에 달했다.
또한 학업을 중단한 탈북학생들도 증가하고 있다. 2006년 474명이었던 탈북학생은 2007년 772명, 2008년 966명, 2009년 1143명으로 지난 4년간 241%나 증가했다. 이처럼 탈북학생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들의 평균 학교 중도탈락률은 6.1%로 청소년 전체 중도탈락률(1.2)보다 5배 이상 높았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으로 대안학교 설립이 촉진되어 기존 학교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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